흉악범들을 보면 우리는 “저 사람은 인간이 아니야. 인간 말종이야.”라고 곧잘 말한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은 사실 내가 여태까지 생각한 인간 말종을 넘어선 사람인 것 같다. 주인공이 책 속에서 했는 짓들은 모두 오늘날 우리가 인간 말종이라고 한 사람들과 비슷하게 마약을 일삼고, 여자들과 함께 여러차례 동반자살을 시도하고 여자만 죽고 자기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내가 더 놀란 것은 활자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주인공의 피폐한 상태이다. 주인공은 계속해서 피폐해지고, 정신적으로 혼란이 오며, 주위에 처음 보는 사람들도 “저 사람은 정상이 아니야.”라고 느낄 정도로 피폐해지는 모습을 기대로 느끼고, 마치 내가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책의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를 찾아보니, 인간 실격에 나온 주인공과 똑같다면 80%정도 똑같은 삶을 살았다. 당시 일본 문학에서 작가는 멋있게 죽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작가라는 말이 돌아 많은 작가들이 자살을 했고, 다자이 오사무도 이를 본받아 여자들과 동반자살을 했지만, 번번히 여자들만 죽어나가고 자기만 살아남았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이상한 작가는 처음보았다. 이 책도 정신적으로 약간 힘들거나 문제있는 사람이 본다면 말리고 싶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활자로 나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 책도 이 책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