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를 뚫고 나오는 사랑의 아우성

로멘스 소설은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고전 로멘스 소설 중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것은 바로 이 책이다. 베르테르가 친구에게 편지로 로테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노래하고 함성을 지르는데, 그 기운이 나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기분을 느꼈다. 안타깝게도 로테와 베르테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이였지만, 거기서 오는 베르테르의 침울한 기분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테를 사랑하는 베르테르의 마음이 나에게 와닿아 나까지 슬퍼지는 기분이 들고, 당장이라도 달려가 베르테르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약간의 흠이라면 내가 싫어하는 문체가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 사랑스러운 나의 로테! 당신의 눈은 저 밤하늘의 달보다 더 밝소!’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문체도 잊게 만들어 주는 대단한 책이다. 오페라 아리아로도 잘 느끼지 못한 절절한 기분을 활자를 통해 알게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