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의 집은 훤히 보였다. 태양을 향해 열린 정원, 시선을 차단하지 않는 유리로 된 연구실, 정리함, 수납 장, 상자, 라벨 한가운데를 망원경은 휘젓고 다닐 수 있었다. 복스텔은 이제 흙 판 위에서 구근이 썩고 정리함 속에서 외피가 마르고 화단에서 튤립이 죽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오로지 보는 데 사용하며 판 바에를르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썼다. 그는 판 바에를르의 튤립 줄기에서 스며 나오는 향기로 숨을 쉬고, 그것에게 주는 물로 목을 축이고, 또 이웃이 사랑스러운 구근들 위로 뿌려 주는 부드럽고 가는 흙을 배가 부르도록 먹었다. P.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