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 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정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집단수용소 굴라크(Gulag)에 끌려온 자들은 집산화 과정에서 체포된 농민들, 반체제 지식인, 소수민족단체, 불순한 사상의 여행자, 태업 혐의자, 일반 범죄자 등 600만 ~1,500만 명의 수용자가 있었다고 한다. 부패한 정치 권력으로 인해 수용된 이들은 몸과 정신의 자유를 억압당한체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속에서 노동을 착취 당해 왔다.

이 책의 작가인 솔제니친 또한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8년 동안 강제노동수용소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경험하며 알게된 강제노동수용소의 실상과 정치권력의 허상에 대해 낱낱히 폭로했다는 점에서 스탈린 정권이후 국내외에서 소련 문학의 전형으로 주목 받게 됬다고 한다. 197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나 소련의 방해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책 제목 그대로 수용소에서의 하루 일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생각조차 자유롭지 못한 일상을 보냈고 양배춧국 한그릇 때문에 긴장을 해야 했으며 빵한개의 그램수에 예민해 해져야 했다.

이 책의 마지막 글귀가 나에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윤년’이라는… 수용자들에게 윤년이라는 것은 잔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하루는 일년과도 10년과도 같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년으로 더해진 사흘이 얼마나 끔찍했을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슈호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