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완독을 하고 뿌듯했던 소설.

가벼운 사랑을 추구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무거웠던 토마시와 사비나, 그리고 사랑에 모든 것을 쏟는 테레자와 프란츠. 등장인물이 왜 4명이나 될까 생각해보면 무거움과 가벼움이 각각 어떻게 변주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인칭과 1인칭을 넘나들면서 니체와 베토벤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구조는 밀란 쿤데라가 얼마나 특이하고 투 머치 토커인 지 보여주는 거 같다. 순간의 우연들이 모여 운명을 만든다고 생각했던 테레자의 사랑과, 같은 시점이 장마다 반복되고 같은 시기에 다른 인물을 보여주면서 앞의 이야기를 또 언급하는 구조는 초반에 나오는 독일의 속담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반복되는 것을 보여줌으로 그들의 삶과 사랑을 무겁게 만들어 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베토벤의 ‘es muss sein!’도 토마시의 테레자에 대한 사랑을 점점 무겁고 공고히 만들어주는 장치 같다.

이번에 읽었을 때는 테레자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땐 다른 인물들에게도 공감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