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 소설

아베 코보 | 옮김 김난주
출간일 2001년 11월 10일

작년, #허지웅 의 #나의친애하는적 을 읽고 이책을 읽고 싶었다. 허지웅은 모래를 퍼는,쓸모없는 일을 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믿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끼는게 옳은 것 일까 라는 의문을 책에 남겼고, 이 책을 읽지않은 나는 그 감상이 꽤나 와닿았고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는, 좀 어렵기도 하고 철학적인 냄새가 나고 흥미롭고 인상깊게 느껴지지만, 뭔가 아리까리해서 뭔지 모를 느낌적인 느낌, 당신이 이 문장을 보고 받을 것 같은 그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옮긴이의 글을 보고 새삼 다른 충격을 받았다.
난 줄곧 주인공인 남자에만 집중했었다. 여자는 그저 주인공의 시련을 뒷받침해주는 부가인물로 생각했었는데,
이 글의 옮긴이인 #김난주 씨는 ‘모래의 여자의 생명력이, 그 본능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여기에 있다. 그녀의 모래에 대한 복종과 수용은 곧 생명의 근접을 허용하지않는 땅에 대한 저항이며 생명의 존속을 거부하는 모래에 대한 생명의 자유로운 구가이다. 그녀는 도시의 여자와 라디오를 동경하지만, 그녀의 존재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고있는것이다.’ 이는 주인공인 그가 그토록 잡으려 애썼던 희귀종곤충과 유사하다.
내가 주인공이 그저 모래의 폭력에 굴복하고 순종했다고 생각한것과 달리 좀 더 다른 뜻을 띈것같다. 주인공은 그 모래의 여자의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래구덩이 밖의 삶에서의 모순을 자각하고 모래구덩이 속을 택한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의 모래에 대한 큰 관심과 관찰을 통해 깨달은 통찰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작가는 역시 다르구나. 사물에 대한 정의나 개념뿐만이 아닌 삶과 세계관에 대한 작가의 견해까지 보여주는 서술이 흥미로웠다.
또한 모래구덩이에서 모래에 절반쯤 파묻힌채로도 성을 갈구하는, 가장 밑바닥의 본능적이면서도 섹슈얼하게 그리고 천박하게 느껴지는 모습에 이상야릇함을 느꼈다. 성적인 이야기는 이해 못했지만.. 성인의 성은 아직 이해 못한 미성년자의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