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관계도를 그리며 읽었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그 책 엄청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나. 당시 나에게 러시아 이름은 너무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고 등장인물은 많고 누구는 성으로 부르고 누구는 이름으로 부르고 지명도 모르는 것들 투성이었지. 그래서 인물관계도를 직접 그려서 읽는 내내 옆에 끼고 다녔었지.”

같은 말을 하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무용담 같은 것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렇게 힘들게 읽었던 안나 카레니나 내용이 다소 막장 아침 드라마 같은 이야기 구조였기에 안나가 열차에 몸을 던지며 이야기가 끝날 때 나는 당황했다. 이게 끝이라고? 불륜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게 이 이야기의 주제인가 하면서 다소 김빠진 상태로 책을 닫았다. 그러나 나중에 안나 카레니나를 쓴 레프 톨스토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난 후에 안나 카레니나가 어떤 이유로 쓰이게 되었는지 더 잘 알게 되었던 금욕적인 삶을 지향했던 톨스토이는 소설 속 안나와 두 남자의 불륜 이야기를 다루며 당시 방탕한 러시아 귀족 사회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냐는 물음과 비판을 던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