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뚜껑

세상이 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선하고 아름다운 일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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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하다. 살아만 있어도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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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묘한 감동 하나하나가 나를 풍성하게 하고, 내 눈동자를 빛나게 하고, 나의 하루하루를 새롭헤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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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모두 행복하고 싶지, 아프고 두려운 건 싫어하는 법이야.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될 수도 잇는 일에는 절대 힘을 실어 줘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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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이란 정말 재미있다. ‘이제 틀렸네.’ 싶을 쯤에는 반드시 찾아온다. ‘반드시 어떻게든 될 거야.’ 하는 생각으로 머리를 짜내다 보면 전혀 다른 곳에서 불쑥, 아주 어이없이 찾아오는 것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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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장소에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갈 때가 되면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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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쓸쓸함은 절대 나쁜 쓸쓸함이 아니다. 마음속의 잔잔한 물을 맑게 걸러 주는 듯한 쓸쓸함이다. 그리고 이 계절이 이기에 여름의 그 거친 힘에 휩쓸렸던 모든 것이 다시 고요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뜻하게 감싸 주는 것의 미덕이 한 결 도드라져, 나 역시 가을의 일부로 아름답게 섞여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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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걷고, 그런 자잘한 생각을 하면서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의 슬쓸함을 앞으로 몇 번이나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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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 전에 자주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고향인 바닷가의 마을로 돌아와 작은 빙수가게를 연 주인공과 여름 한계절을 보내러 온 엄마 지인의 딸 이야기.
특별한 사건도 상황도 없이 물흐르듯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들.
슬로우라이프.
영화로도 나왔다고.
가만가만 차분히 읽기 나쁘지 않았다.
바닷가 보이는 카페에서 빙수 먹고 싶다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