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에 비해 덜 유명한 작품이지만 Three Guineas를 이 작품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단지 관념적인 페미니즘에서 벗어나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을 구상하기 위해 이 두 권을 함께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두 권을 꼭 함께 보는 걸 권장하는 이유는 자기만의 방 자체도 훌륭한 글이지만 Three Guineas가 내가 보기에는 훨씬 더 성숙하고 넓게 공유될 수 있는 페미니즘의 모습을 보여주며 버지니아 울프 자신과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에서 개인적으로 뭔가 아쉬웠던 점들 (중상류층에 치중한 사회관, 경제적 자립에 대한 주장과 상충되는 듯한 버지니아 울프의 유산상속, 여성작가들의 작품 속 개인적 고뇌의 배제에 대한 태도, 페미니즘보다는 non-partisan하며 androgynous한 입장에 가까운 정체성의 모호함 등)과 Mary Beton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더 픽션과 사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위트 넘치는 방식을 택하여 그녀가 샬롯 브론테 등의 작품에서 비난한 개인적 감정의 개입을 피하려는 듯 하면서도 버지니아 울프의 현실을 고려해보면 오히려 그 개인적 컴플렉스와 편견이 모순적으로 더 부각되기도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