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막 태어난 아기를 안아주라는 듯이

시인은 막 태어난 아기를 안아주라는 듯이 마리오의 팔에 음반 재킷을 안겨주었다. 그러고는 펠리컨이 날개를 펄럭이듯 덩실거리면서, 동네 춤판을 주름잡는 장발족 청년들처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수많은 이국의 여인과 시골 처녀들의 따스한 허벅지를 섭렵한 바 있고, 지상의 모든 길은 물론 자신의 시 속의 길까지 다 밟아보았던 두 다리로는 리듬을 맞추었다. 나이 탓에 힘겨워 하면서도 연륜에서 우러나는 단아한 세련됨으로 요란한 드럼까지도 감미롭게 승화시키며 춤을 추었다. 마리오는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 -7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