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고집 있는 사람이오. 나는 딸들을 기꺼이 시집보내고자 하며 딸들에게 전 재산을 주려고 하오. 하지만 딸들을 시집보내기 위해서는 그 집안이 신이 생각하고 있는 집안이 아니기를, 다시 말해서 신이 어느 구석에 남겨놓고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만, 그래서 신이 그 특유의 방법에 따라 무엇인가를 꾸며볼 생각을 하지 않는 그러한 집안을 요구하는 거요. 나는 신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소. 신은 인내나 용기 혹은 강인함이나 그와 비슷한 많은 것을 시험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이용하오. 나는 아무래도 좋소. 이제 그것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하지만 내 딸들의 경우는 다르오. 딸들은 내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이오. 나는 신이 내 딸들의 생생한 눈을 요구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원치 않소. 딸들은 사지가 멀쩡하지요. 딸들이 온전하게 갖고 있는 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 애들을 조용하게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이오. 3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