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핵심은 순가순간 덧없이 타오르는 여자의 아름다운 정열에 있다고 옮긴이는 얘기했다.

사실 난 게이샤 이야기를 싫어한다. 성매매를 혐오하고 수동적 여성상을 주입하는 식의 책을 읽으면 힘겹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주인공의 가치관이 거북하게 느껴졌고, 책 자체에 대한 흥미 또한 사라져서 금세 집중력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작품하설을 읽고 나니, 어려서부터 부모와 누나, 그리고 조부모의 죽음을 겪은 작가에게 이 이야기는 자신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독자에게 떠넘기기보단 기이한 세상에서 숨통이 막혀버린 여성들의 시선들을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하고 어림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