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읽으면서 느낀 이 감정은 무엇이었나. ‘혼란스럽다’ 이 말 외에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주인공들의 양극단적인 행동과 심리. 여기에 더해 작가는 계속해서 질문을 한다.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잘못돼서, 아님 도대체 어느 행성에서 떨어진 건지. 모두에게 두려움만 주는(독자 포함) 다섯째 아이, 벤

그런 벤을 엄마에게 떼어내 요양원으로 보냈을 때 왜 나는 후련했는가. 엄마 해리엇이 요양원에서 두려움과 분노에 찬 시체 같은 아이 벤을 다시 집으로 데려왔을 때 왜 난 이제 남은 건 지옥뿐이라 느끼며 답답했을까.

나 또한 이 책임은 벤을 낳은 해리엇에 있다고 비겁한 생각을 했던 걸까. 그러면서 해리엇이 가족들과 대가족의 꿈을 이루며 살길 바랐다.

작품 해설을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걸 알았다. 읽는 내내 내가 읽는 이 책의 종류는 도대체 뭐지? 뭔데 이렇게 재밌고 무섭지? 밑줄도 얼마 못 긋고 읽어댔다.

다 읽고 책을 덮은 후 나는 생각했다. ‘벤’에게서 드디어 해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