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1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시작하기가 부담스러웠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타 출판사에서 나온 단편집 <무도회가 끝난 뒤>를 비롯하여 몇 권 읽어보았으나, 정작 유명한 장편은 한 권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도 없었다.

그런데 지인과 이야기 나누던 중 “넌 안나 카레니나와 성격이 정말 비슷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에 구입하여 읽어 보았다. 1권까지 읽고 나서 불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 후 지인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끝까지 읽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본 안나는 외향적이고, 이상주의자에 위선이라든가 거짓된 걸 참을 수 없고, 도덕심보다 순간적인 감정이 우선되어 괴로워하기도 하는 캐릭터. 괜히 나와 비슷하다고 해서 더 정이 가는 걸까? :) 키티에게 보이는 순간적인 악의를 묘사한 페이지에서는 내 생의 단편적인 부분을 들킨 것 같아 조금 소름이 돋기도 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안나는 누구나에게 공감을 일으킬 만 한 요소가 많은 캐릭터인 것 같다.

안나가 아니더라도 카레닌, 브론스키, 키티, 레빈을 비롯한 모든 캐릭터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진행되며 충분히 설명되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적은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읽으며 기뻐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