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웃의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번째 타자는 구병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네 이웃의 식탁>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서 구병모 작가님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양장본이라 좋다. 네 이웃의 식탁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꿈미래 공동실험주택에 입주한 네 가족들의 공동육아를 비롯해 동반 출근 등등 공동체 생활을 연대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일화가 실려있다. 공동 주택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뚜렷한 각자의 성향을 나타낸다.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하고 이는 여자 “서요진” 이해를 하지 않으려는 남자 “전은오”, 모든 사람들이 공동생활의 규율과 도리를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 “홍단희”, 선을 넘으면서도 뻔뻔한 남자 “신재강”, 단체 생활의 관계가 불편한 여자 “조효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 여기는 “손상낙”, 최선이라는 궁상에 매몰된 여자 “강교원”. 책임감이란 단어를 버린 남자 “고여산” 그들은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를 다하려고 하지만 이들 네 가족들의 관계의 골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처음 들었던 감정은 어머나 작가님이 책을 집필하면서 문장을 고르고 또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여기저기에서 고심한 흔적들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어 좋았다. 덕분에 포스트잇 각인을 많이 새겨두었으며, 필사를 하고 싶어지는 욕망에 휩싸이기도 했다. 큰 괄호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여성의 출산과 육아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듯 보이고, 중괄호와 소괄호로 나누어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들이 꼭꼭 숨어 있어서 좋았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기 위해서는 여성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그만두거나 휴직을 선택하는 가로에 놓이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보편적으로 모든 육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매년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많은 정책들을 국가에서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육아 = 여성 전담이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라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공동실험의 주택의 입주 조건은 세 자녀는 갖는 것이다. 입주 조건에 맞춰 들어간 네 쌍의 부부들은 공동육아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인간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인해 참혹한 사회의 현실의 실상을 보여주며 정책의 오류에 관련한 인식의 체계를 정확하게 집어나간다. 나는 사실 아직 미혼 여성이어서 육아의 고충에 대해서 돌봄 노동에 대해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나의 초점들은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결합에 대해 향해있었다.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최소한의 규칙을 잘 준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규칙을 잘 지키 않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무조건 잘못된 행동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사람마다 각자의 지식이나 경험으로 인해 형성한 고정관념이 있고, 그 고정 관념 아래 자신만의 잣대를 형성하고, 막무가내로 타인에게 잣대를 휘두른다. 물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잣대가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며 도덕적인가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아서 화를 불러오는 경향이 생긴다. 경쟁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가장 큰 부작용은 타인을 갑을 관계로만 인식하고, 타인을 깊게 이해하려 들거나 수용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나저나 나의 어린 시절에 만 하더라도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이웃들끼리 우애와 정이 깊고 돈독했는데, 우리 사회는 어쩌다 정을 잃어버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