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스물 넷의 나이로 썼다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글이였다. 이미 여물대로 여문 사랑을 한차례 겪어 본 듯한 사람의 글이랄까. 섬세한 감정선과 심리묘사는 툭툭 내 마음도 건드리는 듯 했다.

젊고 아름다운 시몽과의 한때, 폴은 그런 시몽을 사랑했다. 오래 되어 권태로워졌고 그의 변한 모습들을 알지만 익숙한 로제, 폴은 그런 로제 또한 사랑했다.

결국 폴은 로제에게 다시 돌아간다. 그러면서 나는 너무 늙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익숙하고 편안한 로제에게 돌아간 폴은 어쩌면 시몽과의 풋풋하고 설레는 사랑 또한 그 순간 뿐이리라 결국 모든 사랑은 익숙해지며 권태로워진다 생각했던 것일지도. 시간이 흘러 서로가 서로에게 당연해 질 때 쯔음 그 권태로움과 상대가 변해가는 고통을 감당하기에 자신은 너무 늙었으므로 이미 나에게 익숙한 사람, 편안한 사람, 그 고통을 마주했던 사람에게 돌아간 것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