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오만과 그로인해 생긴 편견. 최악인 첫 인상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변하는 소설. 요즘에는 너무 뻔하디 뻔한 로맨스 소설의 기본 구조이다. 나도 책장을 처음 덮었을 때는 ‘너무 뻔한 거 아니야? 이게 왜 고전이지?’ 라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이 소설이 그 로맨스 소설 구조의 시초였던 것이다. 이 소설이 이후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에 준 영향을 생각하면 제인 오스틴 이라는 작가가 대단하다 못해 그렇게 사랑스러워질 수가 없다.

작가는 거의 모든 여성들의 결말을 결혼으로 이끌어 꾸준히 고발했던 여성과 남성 간의 차별, 계층 간의 갈등을 모두 해결한다. 이러한 결말에 대해서, 지적해 왔던 것이 모두 그저 신데렐라 이야기로 환원된다고 비판을 받지만 나는 그저 무조건적으로 저항을 하는 것보다는 제인 오스틴의 결말이 더 현실과 가깝고 그래서 더 풍자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묘미는 풍자이다. 교양 없는 베넷 부인의 언행이 보여 주는 웃음, 어리석은 콜린스 목사의 우쭐한 태도에서 나오는 웃음, 베넷 씨가 제인과 엘리자베스를 제외한 다른 딸들과 베넷 부인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하는 말에서 나오는 위트, 이외에도 사회 풍자를 통한 웃음 등 여러 인물과 상황을 풍자하면서 독자들을 웃게 만든다.

고전이라면 막연히 재미없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편견을 깨준 소중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