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염상섭, 김유정, 김동인 등의 작가는 주로 우리가 고등학교 때 문학시간에 많이 접하던 작가들이죠. 사실 교과서나 모의고사 외에 읽을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옛날의 소설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얻을 게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해방 전후, 한국전쟁 전후로 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무슨 고민을 했는가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그 때에 사람들이 느끼던 감정이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각 단편들에 나오는 소시민들이 살아나가는 방식과 지금의 우리가 살아나가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도 않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밥벌어 먹고 살기는 힘들고 자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건 힙듭니다.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고 거기에 순응하고 또는 거기에 맞서기도 하면서 여전히 우리는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이 단편문학선에 실린 모든 작품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건 아닙니다. ‘동백꽃’이나 ‘성황당’ 같은 작품을 보면 물질과 신분을 넘어서는 사랑이 등장하기도 하고 그걸 또 갈등을 거쳐 무사히 넘기고 물질 외의 가치를 지키는 모습이 나옵니다. 사는게 힘들다고는 하지만 힘들고 비극적인 것만 세상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