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하면서

1.

만남과 이별에 익숙한 사람이 있을까 나이가 많든 적든 여자든 남자든 차가운 마음을 가졌든 뜨거운 심장을 지녔든 누구에게나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매번 그 순간이 아쉬움일 게다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정도의 인연이 있었다 오늘 그녀와 공식적으로 마지막 날이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공식적인 날로서 마지막인 날 엊그제 그녀와 차를 마시고 헤어지는 순간에 그녀가 나를 안아 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최근에 그녀만큼 나를 허물없이 대하고 웃어 주고 안아 주던 사람이 또 있었던가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는 또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내가 흉허물 없이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그녀가 우리 동네 사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지 않는 이상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러나 잠시 이별이다 생각하면 그러다 서로 마음이 통하여 움직이고 그렇게 어제 만났듯이 다시 만나지리라

2.

그래서 그녀에게 아무것도 선물하지 않으려 했는데 마치 이별 선물 같아서 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잠시 이별이니 그 이별하는 동안이라도 내 마음 전해 주고 싶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가 읽고 있던 책과 내가 집에서 쓰고 있는 마스크 팩을 선물한다 잠시 이별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3.

우리 이렇게 잠시 이별했던 인연처럼 또 그렇게 잠시 만나는 인연이 될거라 여기며 책을 보낸다

4.

그녀 나이 47

나의 나이 54

그런데 여전히 30대인 82년생 김지영도 우리를 닮아 있으니

세상이 안 변했니 우리가 안 변했니

우문현답을 기대하며 책장을 덮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