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고 잔잔하지만 마음 한 구석을 짠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40년 경력의 집사 스티븐스의 회고들은 어딘가 변명적이고 때론 지나치게 강조적인가 하면 주인에 대한 두둔에 필사적이라는 것에서 묘한 절박함이 느껴지는데 이 절박함은 미스켄튼을 만나러 가서야 후회와 반성으로 점철되면서 참 가슴아픈 대목으로 이어진다. 그는 그 인생에서 집사로서의 품위와 정신은 오롯이 지켜냈지만 인간으로서의 그것들은 지켜내지 못한것이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나날들이 있다. 스티븐스는 돌아가 새 주인과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며 주변을 스스로 인식하는 소통의 길을 열어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