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커버에 예쁜 표지가 참 인상적인 책이다. 단번에 눈에 들어왔고,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라는 것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행사에서 재난 여행을 프로그램하는 그녀는, 퇴출 분위기의 표시로 상사한테 성추행을 당한다. 이제 그만 회사를 나가라는 경고성의 행동이라는데, 그 것을 계기로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떠난다라는정도의 내용만을 알고 시작했다.

 

새로운 여행의 에피소드 재미, 여행을 돌아와서 상사에게 또는 직장에서의 놀라운 반전을 꾀하는 결말. 통쾌한 복수등 유쾌하고 발랄한 흐름일줄 알았는데 정말 전혀 다른 내용전개에 놀랐다.

 

일단 재난 여행을 상품화하고, 그런 여행을 찾는 사람이 많다라는 이야기가 참 씁쓸하게 다가왔다. 우리들은 누군가의 아픔, 고통을 보고 위로를 받는 면이 있다고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이 아닌, 멀리 떨어진 곳의 재난 현장을 보면서 ‘나는 괜찮구나’, ‘나는 아니야’ 라는 안도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재난 여행을 상품화하기 위해 관광객의 한 일원이 되어 재난 여행을 떠난 그녀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는 흐름을 결국에는 막지 못했다.

재난 여행을 만들기 위해, 재난을 인위적으로 만들려는 그들. 그 재난 속에서의 역할들은 모두 진짜였다. 거기에 대응하는 돈을 매개체로 역할이 주어지고, 연극이 시작되었다. 어디서부터 연극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어떤 재난이 진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상상했던 내용이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읽으면서 이것이 가정인지, 상상인지, 현실인지 헷갈려하다가 그 결말을 알고 무섭고, 대단하다는 생각을했다.

 

여행이란 설레이고, 낭만적이고, 뭔가 일상 탈출의 의미에 부합된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재난이 될 수도, 그런 재난을 누군가는 돈으로 사서 상품화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에 밤의 여행자들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름의 해석과 느낌이 있겠지만, 난 아직은 낮의 여행자가 되고싶다.

잘 보이지 않아 신비로운 느낌도 들고, 예상치 못한 놀라운 전경이 눈앞에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난 그래도 아직은, 일상 현실에서 조금은 떨어져서 나를 볼 수 있는 설레이는 낮의 여행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