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부르기를 기다렸는데!!

ㅡ위 제목은 “못찾겠다 꾀꼬리” ..의 노래 중 ㅡ가사일부ㅡ

이 책 읽고 이전 핀란드의 생활을 담은 책도 읽어 보고해서
유학생활 경험이 있던 친구에게 물어 봤었어요.
이런 책을 읽었는데 넌 어땠냐고..
자긴 나라가 있다는게 너무
감사했다고..
돌아가야 할 나라가 있다는 ..것이.
그러니까 ㅡ골목에서 실컷 놀다가 저녁이면 엄마가
누구야 ㅡ밥먹어 ~!부르는 것 처럼 ..
돌아 갈 곳이 있고 언젠가 이 모든 것을 끝낼 곳이 있단
든든한 믿음이 자길 버티게 했다고 해요.
그래서 기꺼이 가난한 유학시절을 사서 즐겨 보았노라고
젊어 고생을 사서도 한단 말은 딱 ,그 친구에게 적합한 말같았죠.
그 친구는 아무래도 저와는 좀 다르죠.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하지도 않았고 집 때문에, 가난때문에
지하철에서 100미터 육상하듯 달려본 적도 없고
생활비와 집세 ,집의 난방유지비로 한달 수입을 몽땅 털어내고
나면 겨울이 끝나던 시기를 보낸 적이 없으니…
중식 제공이 되는 회사여야 밥 한끼는 버는 셈이니 생활비가
아껴지던 날들을 알리가..없는,
추운 방에 작은 온열 난로하나에 싱글침대와 전기담요로 살던
학창시절
그 친구는 독립된 제 생활을 부러워하기까지 했어요.
저는 주말과 방학이면 알바를 몇 개씩 했죠.
학비때문이 아니라 장학금은 있어서 그런데로 되었지만 생활비는

또,아무도 없는 제가 미래에 믿을 수있는 거라곤 돈이었으니
좀 모아놔야 했거든요. 그래도 학생신분으론 한계가 있고 말예요.
그 열심히 모은 돈으로 네 귀퉁이가 번듯한 집을 얻는게 소원였죠.
안전하고 완벽한 내 공간 말예요.
친구들은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것에 당연히 편승해 얻으면 되는
그 것들이 제겐 없었어요.
하지만 부럽진 않았어요. 저는
저대로의 세상과 맞서는 법을 먼저
아는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말이죠.
어느 순간 였는지 아마 IMF 이후 였나……직장은
더 좋아지고 근무여건도 더 좋은 곳들을 다녔었지만 ,이런 저런 일들로

가난은 계속 그대로 거기 있었고 좋아지지 않았어요.
비싼 기름 보일러에서 도시가스로 바뀌었어도 여전히 생활비의
많은 부분을 그것들이 쑥쑥 가져 갔고요.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싶어서
지하철로는 거의 여행에 가까운
출,퇴근길을 왕복해야 했고요.
어느 사이 자신감은 그 근거를 잃고 흔들렸죠.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있어 살았나 싶게 말예요.

계나 2 이야기인가 하겠어요..아니요.
계나의 심정에 많이 동감하는 제
이야기예요.
그래도 애국가가 나오면 우리나라의 선수가 포디움에 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있으면 눈물이 울컥 하는 ……
검은
머리칼을 가진 ,ㄱㄴㄷㄹ을 가진 우리 말이 자랑스러운 반면
뚝배기같던 정들이 양은냄비처럼 식는 요즘의 모습에 상처 받아서
아,아,
나라의 산천이 정신없이 뒤엎어지는 통에 정기조차 흐려지는
건지 몰라 …라며 애늙으니 같은 생각이나 하고 앉았는 바로 제 얘기
라는 거죠.
계나는 두번째엔 한국이 싫어서라기보단 스스로가 더 잘 살수있는
환경을 찾아 갔어요.

저도 주변 신경 안쓰고
오로지 나 하나만 생각하고 똑바로 서야 할
시점에 어쩌면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도 모른단 생각으로 괴로운 날
을 보내고 있어요.
그 유학시절을 보낸 친구가 지금은 제 딸의 학원 쌤이죠.
영어를 유난히 좋아해서 다니고 있는데, 친구도 이모가
학원원장이고
영어쌤인데 얼마든지 가르쳐 주겠다고 해서 둘이 잘 맞아요.
저도 아이가 좀더 확실히 영어가 잘 되면 유학을 생각중예요.
이건 친구와 제 생각이죠.
앞으로는 어찌될지 모르는 건데,그래도 이 아인 뭐하나라도 있어야
기댈 것 같아서

저는 노는 아이를 골목에서 부르는 엄마”역을 이제 하기로 합니다.
저녁을 차릴 시간예요.
놀이터에 나가 있는 딸을 ㅡ사촌이 와서
놀고있거든요.
불러야겠어요.
아,그래서 결론은 …뭐냐고요?!
저는 얼음배를 띄워 극지방을 떠나는 파블로가
못되겠죠.
아마도…하지만 아이는 할 거예요.
저는 아이가 먼 나라에서 힘겨울 적에 돌아가고 끝낼 마침표 같은 곳
이 되려는 거고요.

작가의 말이 너무 와닿아서 고민한 결과 ㅡ그러므로 더 노력해야 겠다
하는 생각으로 끝을 맺어요.
뭐 ㅡ아이만 바라보고 사는 제가 되진 않겠지만요.
가난해도 계속 되는 불행은 끝내야 할거 아니겠어요..?!

그럼 따듯한 저녁 시간들
보내세요.

가을이 불쑥 찾아온 날에
ㅡ [ 언강이 숨트는 새벽]이 안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