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려야지.]

 

연극을 위한 대본이다. 이런 연극이 재밌을지 모르겠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언덕에서 기다린다. ‘고도’라는 남자를 기다리며 지루함을 견디고 또 견딘다. 그게 전부다. 지나가는 포조와 럭키, 고도의 부탁을 받고 오는 소년. 그들은 왔다가 다시 돌아간다.

그들은 가자고 했다가 다시 기다린다. 어제를 잊고 오늘을 기다리고 내일을 보고 오늘을 잊는다.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포조는 왜 장님이 되는 것일까.

고도는 어떤 사람인가.

 

작가는 2차 세계대전을 겪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하루가 반복된다. 장님이 되어버린 포조는 어제를 잊었고, 분명 어제 고도씨가 내일 온다고 했던 소년은 그 다음날 다시 찾아와 처음 보는 사람처럼 행동하며 내일 고도씨가 온다는 말을 다시 전해준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그걸 알면서도 고도를 기다린다. 오늘도, 내일도.

 

고도를 기다리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고도를 기다리면서 끝이 난다.

고도는 그들을 구원해줄 사람이며, 그들에게 다시 찾아오지 않을 사람이다.

그들이 언덕에서 시시한 농담 따먹기를 하는 동안, 고도는 여전히 하루를 기다리게 할 것이다.

 

에스트라공은 말한다.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성은 이미 한없이 깊은 영원한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말야,”

 

블라디미르는 말한다.

“인간은 모두 미치광이로 태어나는 거다. 그중에는 끝내 미치광이로 끝나는 자들도 있고.”

 

에스트라공이 장님이 된 포조에게 물었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데서 가다가 넘어지면 어쩔려고?”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겠자. 그리고 나서 다시 떠나는거요.”

 

고도는 구원이고 구원은 찾아오지 않는다.

기다림은 반복되고 사람들은 하루를 살고 하루를 잊는다.

적어도 난 그렇게 받아들였다. 읽는 이에 따라서 생각이 다를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고도가 누군지 알았으면 내가 작품에 썼을 것이다.”

 

주관적인 평점 6/10

고도가 온다면, 10점 주겠다.

 

주의

이해한게 맞는지, 이해를 못한건지, 모르겠다.

고도를 기다려야지, 뭐.

 

“작가조차 모를 고도를 기다리며, 우리는 끝없이 하루를 반복한다.”

http://blog.naver.com/half7056/220779906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