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 사인본 (본사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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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축구는 재미있으니까,
정말이지, 이거, 기절한다.”

어느 초개인주의자의 그라운드 분투기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 여성들의 든든한 연대기
쫄깃한 문장과 뭉근한 유머로 탄생한
#본격 #생활 #체육 #여성 #일상 에세이

나를 포함 , 대부분의 여자 축구 팬들 머릿속 검색창에 ‘축구’를 쳤을 때 뜨는 이미지들은 아마 몇 년도 무슨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터트린 역전골이라거나, 응원하는 팀이 우승했던 순간, 좋아하는 선수의 안타까운 부상, 이런 것들일 것이다. 반면 남의 축구는 거의 보지 않는 이 ‘축구하는 여자들’ 머릿속에 뜨는 것들은 본인이 넣었던 첫 골, 본인이 경기 중 저지른 뼈아픈 실책, 우리 팀이 역전승하던 날, 우리 팀 유니폼 같은 것들일 것 같다. 그 속에는 오직 나 자신, 내가 속한 팀만이 있다. 어느 프로 축구팀의 어느 유명 선수가 끼어들 틈 없이. ‘축구’와 관련해서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경험들로만 꽉 채워져 있는 여자들. 오, 생각해 보니 이건 이거대로 멋있잖아! — p.44

이날은 조금 달랐다. 분명히 매직 타임이 끝나고 조명탑이 꺼졌는데도 어떤 세계가 내 마음 안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계속 이어진 주장과 선출 트리오의 현역 시절 이야기들처럼. 이번에는 그들이 각종 시합에서 활약했던 무용담들을 들었다. 모두들 잔뜩 신나 있었다. 이야기 속 그녀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녀들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났다. 이야기는 그칠 줄 몰랐고, 올 때와 달리 돌아가는 길은 차가 거의 없어서 나는 조금 조바심이 났다. 그녀들이 그렇게 빛이 나기까지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이제 조금은 알기에 , 축구 경기의 여운에 취해서 자랑스레 앞다투어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끝나기 전에 차 안에서 보내는 오늘 밤이 뚝 끊기지 않기를 11시 59분의 신데렐라 같은 기분으로 간절히 바랐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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