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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면의 힘


첨부파일


서지 정보

서동욱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6년 4월 21일

ISBN: 978-89-374-0843-4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4x210 · 132쪽

가격: 9,000원

시리즈: 민음의 시 223

분야 민음의 시 223


책소개

고독한 철학자의 손에서 탄생한 언어의 곡면

고독을 통과하고 곡면을 투과하여

지금 이곳의 공동체를 비추는 시의 힘! 

<추천의 말>

유머와 아이러니로 감싸인 문장의 피부를 뒤집어보면 그의 ‘철학하기’와 ‘시하기’가 마치 옷장 안의 정전기처럼, 유희와 노동처럼 이별의 이 세상에서 서로를 맞물고 잉태한 채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며 혀로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김혜순(시인)


목차

보온 11
겨울 12
감전 14
감기 16
곡면의 힘 -레인스뷔르흐의 철도 18
미인 22
맥주잔 속의 겨울 마을 24
그리고 인생이 자나가도록 나둬야겠다 26
신호등의 운율 28
탄력 30
연필이야기 32
물 죽음 34
센다이의 수상 대학 36
무게 38
태양의 위험한 각도 -키스 41
생각 42
눈의 적응 45
빛의 무덤 46
새로운 시작 48
모기 51
영하(零下) 52
삶이 기록되는 방식 55
이별의 복기 56
채석장 59
비 오는 성탄절 60
브람 스토커의 손님이 말하는 육아기 -또는 백작의 안간힘을 쓰는 기술 62
편의점의 정신 64
공정한 마음 -하느님 67
선물의 하루 68
생활 70
별 사탕 73
지구의 조명 -천문학자의 메모와 그 밖의 이야기들 74
물의 증인 77
손님 78
화성(火星) 80
피에타 82
기내식 84
시계 밥 87
외국 음식으로서 양파 88
덤블링 90
피시볼 92
남십자성 94
혈압이 강도 96
집중력 98
저녁 100
한밤중 102
여행지에서의 죽음 104
별사(別辭) 106
우리 107
스피노자 108

시인의 글
시 111


편집자 리뷰

■ 곡면을 다듬는 스피노자의 기하학

곡면을 통해 빛을 휘어지게 만드는 게 직업이지만
중력과 대결하는 살덩어리의 노력이야말로
곡면의 힘
-「곡면의 힘 -레인스뷔르흐의 철도」에서

1995년 《세계의 문학》으로 데뷔한 이래 시인이자 철학연구자로 활동해 온 서동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이 출간되었다. 서동욱은 개성 있는 시인이자 다수의 철학서와 평론집을 낸 저술가이며, 서양철학과 미학에 있어 단단한 성과를 쌓아 온 철학연구자이기도 하다. 시인이 쌓은 성과의 블록을 더욱 단단히 지탱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시이고, 그의 정신을 가장 또렷이 보여주는 작업 또한 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한데 모아 놓은 시집, 『곡면의 힘』이 민음의 시 223번째 책으로 독자를 찾는다.
서동욱의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각계의 영역에서 그가 보여준 사유의 깊이를 체험하고 그 기저의 무늬를 어루만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다.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은 렌즈의 곡면을 다듬어 빛을 휘어지게 하는 일에 골몰하던 스피노자의 기하학을 한국어로 재현한다. 일견 드러나는 그의 태도는 “인생이 지나가도록 나둬야겠다”는 식이다. 이렇듯 무심해 보이지만 “아임 유어 파더”라고 말하며 남은 “광선 섬”을 챙기는 유머도 부릴 줄 안다.
『곡면의 힘』에서 ‘무심’과 ‘유머’는 매끄러운 곡면을 따라 서로 몸을 섞는다. 정신과 물체가 반복되며 어떤 일의성을 실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시는 무심과 유머를 반복하며 곡면으로서의 힘을 키운다. 어쩌면 시인의 기하학은 밝힐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또한 시인의 렌즈는 볼 수 없는 게 아무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한 고독조차 근본적으로는 공동체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 하도록 되어 있어 할 수밖에 없는 ‘시 지음’

글을 쓴다는 것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기대 없이,
하도록 돼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스피노자」에서

서동욱 시집 『곡면의 힘』은 작품 해설의 자리에 시인의 글(「시」)이 위치한다. 우리는 작품 개개별의 의미를 따로 곁들이거나 시집의 문학적 위치를 조망하는 대신, 시에 대한 시인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짧은 산문을 읽을 수 있다. 시에 대한 진지하고 담백한 한편의 산문은 서동욱이 개성 있는 시인임은 물론, 뛰어난 산문가이기도 함을 자연스레 증명한다.
시인의 글은 작품 해설과는 달리 시집에 실린 시를 구태여 해석하거나 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집 『곡면의 힘』에 대한 이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한국시 전반의 여러 논의들에 대한 시인의 논리가 완곡한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어, 시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한다. 서동욱은 시는 공동체의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현대시의 소통불능에 대한 부정적 논거, 시의 해석에 대한 강박, 시의 효용성에 대한 의심을 적절히 차단하고 시를 완전한 개방성으로 해방시킨다.
서동욱에 따르면 공동체를 인식하기 전에 우리는 이미 공동체로 열려 있으며, 이러한 개방성은 공동체를 향한 영원한 운동으로 표현된다. 시의 표면이 어떤 질감이든 상관없이 그것은 공동체를 감싸는 곡면이며, 그것을 주관하는 근본적인 화자는 결국 ‘우리’라는 시인의 글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의 일상과는 하등 상관이 없어 보이던 ‘지금 여기의 한국시’가 사실 우리를 향해 완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이러한 개방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시인의 확언은 우리에게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우리는 우리를 알기 위하여 시를 읽을 수밖에 없고, 시인은 그 무엇도 아닌 우리의 이야기와 감각을 쓸 수밖에 없다.
이제 서동욱의 시를 읽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 우리에게 당도했다. 우리 앞에서 아스라이 휘어지는 이 곡면이 바로 시의 다른 이름이라면 그것을 낚아채 삶의 다른 양태를 발견하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서동욱의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은 그 힘이 펼쳐지는 열린 장소가 되고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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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서강대 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벨기에 루뱅 대학 철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세계의 문학>과 <상상>의 봄호에 각각 시와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저서로 「들뢰즈의 철학-사상과 그 원천」, 「차이와 타자-현대 철학과 비표상적 사유의 모험」, 시집으로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이 있으며, 「들뢰즈에 대한 오해들」, 「인터넷 시대의 소통과 책임성」등의 논문과 비평을 발표했다. 옮긴 책으로는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등이 있다. 현재 서강대, 서울예대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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