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 영역들을 통합적인 시각에서 보도록 요구하는 오늘날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인문학의 중심에 자리한 문화연구는 <학문상호 간> 혹은 <학문전이적> 작업을 통해 이를 실현시키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지금까지 진행된 문화기호학의 여러 이론들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에 대한 통합적 시각에서의 접근 방법론을 제시하려는 데 있다. 기호에 대한 상반된 관점을 지닌 소쉬르와 퍼스의 기본개념들은 이후 문화기호학의 여러 이론들에서 활용되었다. 소쉬르의 구조언어학 이론을 넘어선 보다 통시적이고 역동적인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한,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야콥슨과 프라그 언어학파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또 문화의 다양 한 하위체계들에 대한 메타언어로서의 문화 모형을 찾는 작업이 로트만과 모스크바 타르투 학파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관심이 보다 확산되면서, 바르트, 에코, 리츠카, 코흐 등 다양한 문화기호학의 흐름들이 펼쳐졌다. 이들 이론들은 언어를 넘어서 인간의 사고와 이념 그리고 자연까지도 기호학의 이론적 틀 속에 수용하고자 한다. 문화 읽기는 곧 텍스트 읽기이며, 이러한 읽기는 텍스트에 대한 텍스트, 즉 메타텍스트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이 책에서 다룬 문화기호학의 이론과 방법론에는, 문화 속에 존재하는 집 단적 약호와 이를 추론하고 해석하는 개인적인 <나>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과 대화가 내재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이를 텍스트와 메타텍스트의 순환적 관계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