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평전

현대 중국의 개척자

원제 Generalissimo (Chiang Kai-shek and the China He Lost)

조너선 펜비 | 옮김 노만수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4년 12월 5일 | ISBN 978-89-374-3146-3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736쪽 | 가격 38,000원

책소개

몰락한 제국의 폐허 위에서
새로운 중국을 이끈 총사령관
장제스의 생애와 성패를 통해
중국이 딛고 선 격동의 시대를 읽는다

황제가 지배하는 청나라가 무너지고 현대 중국이 탄생하기까지, 격랑의 중국 근대사 한복판에 장제스가 있었다. 신해혁명 이후 안으로는 군벌이 할거하고 밖으로는 제국주의 열강이 침략하는 가운데 장제스는 중국을 강대하고 안정된 국가로 세우려는 이상과 실천 역량까지 지닌 유일한 지도자였다. 저명한 동아시아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조너선 펜비는 장제스의 일기에서부터 세계 각지의 연구, 당대의 언론 보도, 인터뷰와 현장 조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료를 망라하여 장제스가 중국을 잃어버린 패배자라는 일반적인 평가를 철저히 재검토하고, 사실적이면서 역동적인 필치로 그의 초상을 그려 낸다. 장제스가 이끈 시대는 공산 혁명 이후 정상 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 중국의 전조를 보여 준다. 역설적이게도 마오쩌둥의 가장 큰 적이었던 장제스의 통치가 21세기 중국에서 다시 상연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제스에 대한 이 전기는 세계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나아갈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반드시 참조해야 할 한 편의 유장한 연대기이다.

편집자 리뷰

‣ 장제스에 대한 종합적이고 뛰어난 전기이다. 조너선 펜비는 다른 작가들이 가로막혔던 한계를 넘어서 장제스라는 인물과 복잡한 역사를 엮어 냈다. ─ 조너선 스펜스(『현대 중국을 찾아서』 저자)

‣ 장제스의 국민당과 마오쩌둥의 공산당 간의 내전이 끝난 지 몇십 년이 지나, 현대 공산당의 과제는 역설적이게도 장제스가 이끈 체제와 비슷해졌다. 장제스는 오늘날까지 죽지 않았다. ─ 《가디언》


장제스를 아는 것이 현대 중국을 아는 것이다

때는 1936년 12월 12일 동틀 무렵. 당나라 황제가 양귀비를 위해 지은 중국 북부 시안성 부근의 온천에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지구상에서 누구보다 많은 인구를 통치하고 있는 중국의 총사령관 장제스를 납치하기 위함이었다. 제국주의 일본이 침략의 고삐를 당기는 가운데 국공 합작과 항일 전쟁에 대한 요구가 전국적으로 고조된 시기였고, 장제스는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납치에서 풀려난 뒤로 장제스는 공산당 섬멸 작전을 늦추었으며 허약한 상태의 공산당은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얻었다. 이로써 마오쩌둥은 살아남아 장제스 이후 중국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20세기 역사의 결정적 한 순간이었다.
시안 사건의 극적인 묘사로 『장제스 평전』은 시작한다. 장제스는 청나라 황제와 ‘홍색 황제’ 마오쩌둥 중간 시대의 격류를 항해하며 국가의 기틀을 세운 중화민국의 지도자이다. 중원 대륙에서 최후의 제국이 몰락하고, 신해혁명으로 분출된 변화에의 열망이 갈 곳을 찾지 못할 때 장제스는 강대하고 안정된 나라의 건설을 실행해 나갔다. 장제스가 숙적 마오쩌둥과의 내전에서 패하여 대만으로 물러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은 20세기 초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거느리고 유일무이한 권력을 휘두르던 장제스가 어떻게 패배에 이르렀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역사적 과제를 안고 분투했는지를 밝혀낸다. 그리하여 장제스의 일대기는 중국의 현대사를 그대로 비추는 유장한 연대기가 된다.
1부에서는 소금 장수의 아들로 태어난 장제스가 혁명가로 활동하며 특유의 끈기 그리고 권력욕으로 중화민국의 아버지 쑨원의 신임을 얻는 청년 시절이 묘사된다. 2부는 군벌 정벌에 나서는 동시에 공산당을 잔혹하게 탄압하여 국민당 내 입지를 확고히 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3부는 총사령관에 등극한 장제스가 통치한 난징 정부가 자세히 설명된다. 4부에서는 시안 사건 이후 마침내 항일전을 선포한 장제스가 7년에 걸쳐 중일 전쟁을 지휘한 기록이다. 5부는 종전 후 국공 연합의 시도가 결렬되고 결국 내전으로 이어진 경과를 보여 준다. 밖에서 대륙을 노리는 외국 열강 및 안에서 권력을 위협하는 군벌 그리고 공산당과 끊임없이 대결하는 가운데, 장제스는 현대 중국이 직면한 문제를 최전선에서 풀어 나간 개척자였다.


장제스가 없었다면 중국은 분단되었을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장제스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만일 장제스가 없었더라면’이라고 가정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장제스가 없었다면, 군벌 혼전 시대에 중국 통일을 위한 원정을 감행할 인물이 국민당에서 나왔을까? 장제스가 북벌에 나서지 않았다면 봉건 할거 국면이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장제스가 없었다면, 중국이 일본에 맞서는 전쟁을 계속했을까? 장제스가 항일 전쟁을 이끌지 않았다면 거대한 중국군이 일본군에 편입되어 제2차 세계 대전의 결과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미국의 개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장제스가 아니었다면, 1950년대 냉전 시에 중국은 양쯔 강을 경계로 분단되었을 수도 있다.
저자는 장제스와 그의 시대를 평가하려면 20세기 전반기의 중국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장제스가 주도한 개혁의 공과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책의 3부는 장제스의 난징 국민당 정부 10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난징 10년은 근대화를 이루어 나라를 안정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고자 시도한 최초의 기간이었으나, 정부의 행정 집행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국민당 내 부패와 발전의 불균형으로 정당성을 잃었다. 한편 공산당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간과된 장제스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가령 북벌의 성공은 ‘아래로부터의 대중 봉기’가 아니라 장제스가 이끈 국민혁명군의 선전 및 군사 지도자 간 연맹에 힘입었다고 밝히고, 항일 전쟁에 관해서도 장제스가 통념처럼 관망하지만은 않았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4년 중일 전쟁 개전 77주년을 즈음해 펼친 연설에서 “중국 인민들의 위대한 항일 전쟁”을 높이며 국민당의 역할을 일정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비쳤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중국에서는 장제스를 항일 애국자이자 중국 통일의 선지자로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마오쩌둥이 매국노로 일컬었던 장제스가 이제 ‘하나의 중국’의 주창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산 혁명 이후 정상 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과제가 장제스 시대와 동일하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곧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경직, 주요 도시의 눈부신 발전과 지역 불균형, 일당 독재 체제 및 군사력의 높은 위상, 정부 주도 개혁과 세계적 투자 유치 등의 제 요소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나아갈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21세기 최초의 본격적인 장제스 평전

이 책의 저자 조너선 펜비는 영국의 언론인이자 동아시아 전문가로, 《옵서버》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1997년 당시 영국이 식민지 홍콩을 중국에게 이양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장제스 평전』에서 조너선 펜비는 사료를 평가하고 현장을 직접 탐사하는 능력에 대중적 글쓰기 실력까지 갖춘 저널리스트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21세기에 이르러 처음으로 출간된 전격적인 장제스 평전인 이 책은 장제스 일기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장제스는 전 생애에 걸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쓴 것으로 유명한데, 이 방대한 친필 일기가 공개되자 중국어 독해력을 지닌 저자는 곧바로 열람했다. 또한 중국 본토를 비롯하여 타이완, 홍콩,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등 세계 각지의 연구를 참고했으며, 관련 인물을 취재하고 역사적 현장을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기존에 채택되지 않았던 당시 주요 일간지들의 보도문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작가들의 문학적 기록은 풍부함을 더한다. 특히 중국 특파원들이 주요한 시기마다 바로 옆에서 장제스를 관찰하고, 당파를 벗어나 중국의 현실을 취재한 기록은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잔악하고 무능한 독재자 혹은 용감무쌍한 군인 영웅이라는 정형화된 장제스의 상에는 입체감이 더해진다. 유년 시절 어렵게 가족을 부양한 어머니의 영향 아래 장제스는 외부 세계에 대해 강력하게 자아를 방어하는 심리 기제를 형성했다. 이념적으로는 어려서부터 읽은 중국 경전을 바탕 삼아 가정을 다스리듯 나라를 다스린다는 보수적인 정견을 지녔고, 쑨원을 계승하되 그가 갖지 못했던 군사력으로 중국을 통일하겠다는 이상을 끝까지 견지했다. 한편 장제스의 셋째 부인 쑹메이링을 비롯해 유명한 쑹가 측근들, 시안 사건의 주도자인 ‘청년 원수’ 장쉐량, 최대의 적 마오쩌둥과 한때 황푸군관학교의 동료였던 저우언라이, 최초의 미국인 참모장 조지프 스틸웰 등 주변 인물들의 묘사도 흥미진진하다. 장제스를 중심으로 숱한 등장인물이 나타났다가 퇴장하는 가운데 독자의 눈앞에는 중국 현대사가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목차

감사의 말
일러두기

프롤로그: 시안에서의 13일

1부 정상을 노리는 혁명가 1887~1926년
1 소금 장수의 아들
2 혁명 생애를 시작하다
3 쑨원 밑에서 권력을 도모하다
4 군대를 키워 통일 역량을 기르다
5 쑨원을 뒤이어 국민당을 장악하다

2부 북벌 최고사령관 1926~1927년
6 군벌 혼전의 시대
7 북벌 원정을 개시하다
8 빛, 열기, 권력의 도시
9 상하이 대숙청
10 정략결혼

3부 난징 10년의 지도자 1928~1937년
11 난징 정부의 개막
12 두 개의 중국
13 총사령관 장제스
14 난징 10년의 빛과 어둠
15 대추격전
16 민족의 화신

4부 항일 전쟁의 영도자 1937~1944년
17 중일 전쟁의 개시
18 공간을 내주되 시간으로 압박하다
19 독재적인 권력으로 장기전을 이끌다
20 미국의 개입으로 전세 변화를 꾀하다
21 중국인 총사령관과 미국인 참모장
22 황후 폐하
23 일본 침략과 미국의 간섭에서 살아남다

5부 중국을 잃어버린 개척자 1944~1949년
24 국공 협정의 모색
25 불가능한 임무
26 옌안에서 타이완까지

에필로그: 장제스와 그의 시대

지도
화보
장제스 시대의 주요 인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작가 소개

조너선 펜비

1942년에 태어난 영국의 언론인이자 동아시아 전문가로, 중국의 역사와 현대 중국에 관해 강의하고 글을 쓴다. 현재 런던에서 중국의 정책과 정치 경제학에 관한 투자와 전략 자문을 하고 있다. 《옵서버》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서 재직하던 1997년 당시에는 영국이 식민지 홍콩을 중국에게 이양하도록 이끌었다.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인디펜던트》 및 로이터 통신에서도 근무했다. 지은 책으로 『용과 함께 춤을: 새로운 홍콩에서의 한 해(Dealing With the Dragon: A Year in the New Hong Kong)』(2001), 『차이나: 중국의 70가지 경이(The Seventy Wonders of China)』(2007), 『근대 중국사(The Penguin History of Modern China)』(2013) 등이 있다.

노만수 옮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기자 생활을 하다가 동아시아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서 수학한 후 중국으로 건너가 북경과학기술대학과 북경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으며, 서울디지털대학 문예창작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 시절 연작시「중세의 가을」로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했다.
옮긴 책으로『논어(論語)와 주판』(삼성경제연구소 추천도서‧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사마천 사기(史記)』(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 『정조(正祖)의 사기영선(史記英選)』, 『헤이안(平安) 일본』,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 『언지록(言志錄)』, 『섬』 등이 있다. E-mail: brecht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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