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언어

원제 生命と過剩 (SEIMEI TO KAJO)

마루야마 게이부자로 | 옮김 고동호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2년 7월 1일 | ISBN 89-374-2374-x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1x225 · 27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언어는 문화이며 인간 존재 그 자체이다
이 책은 저명한 일본의 언어 철학자 마루야마 게이자부로가 쓴『생명과 과잉』을 옮긴 것이다. 마루야마는 코넬 대학에서 수학한 뒤 3편의 소설, 84편의 논문, 12권의 번역서, 29권의 공저와 편저를 썼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그의 저서에 대한 비평이 41편, 사상에 대한 종합 비평이 8편, 사망 후 추도문도 8편이나 될 정도로 일본 학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학자이다. 그러나 아카데믹한 학문적 틀 안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주 연구 대상인 소쉬르를 비판하고 소쉬르를 넘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했다. 이 책『존재와 언어』는 마루야마가 필생의 3부작으로 구상한 <생명과 과잉> 중 1부로, 언어 상대주의자에서 관계론적 상대주의자로의 변한 마루야마의 사상이 집약된 중요한 책이다. 이 책에서 마루야마는 서양 철학이 어떤 궁극적인 실체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세계를 질서 짓는 이항 대립적 실체론에 빠지고 마는 것은, 존재를 생성하는 언어의 힘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언어는 문화이며 인간 존재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자 리뷰

언어는 문화이며 인간 존재 그 자체이다
이 책은 저명한 일본의 언어 철학자 마루야마 게이자부로가 쓴『생명과 과잉』을 옮긴 것이다. 마루야마는 코넬 대학에서 수학한 뒤 3편의 소설, 84편의 논문, 12권의 번역서, 29권의 공저와 편저를 썼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그의 저서에 대한 비평이 41편, 사상에 대한 종합 비평이 8편, 사망 후 추도문도 8편이나 될 정도로 일본 학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학자이다. 그러나 아카데믹한 학문적 틀 안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주 연구 대상인 소쉬르를 비판하고 소쉬르를 넘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했다. 이 책『존재와 언어』는 마루야마가 필생의 3부작으로 구상한 <생명과 과잉> 중 1부로, 언어 상대주의자에서 관계론적 상대주의자로의 변한 마루야마의 사상이 집약된 중요한 책이다. 이 책에서 마루야마는 서양 철학이 어떤 궁극적인 실체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세계를 질서 짓는 이항 대립적 실체론에 빠지고 마는 것은, 존재를 생성하는 언어의 힘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언어는 문화이며 인간 존재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체>라는 이름의 신은 죽었다!
신은 죽었다. 니체는 기독교로 상징되는 신뿐만 아니라 플라톤에게서 비롯되는 서구 형이상학의 죽음을 고했다. 하지만 마루야마가 보기에 <실체>라는 이름의 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것은 삶의 총체성과 세계의 통일성이 사라진 현대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있다. 기독교의 신이 사라진 자리에는 근대 과학의 <물질>이라는 실체가 대신 들어서 있고, 관념론이니 실재론이니 하는 철학도 모두 <실체>라는 동일한 무대 위의 대립에 불과하다. 이러한 실체론의 폐해는 파시즘, 나치즘, 소비에트 전체주의라는 20세기의 신(악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마루야마가 말하는 <실체론>은 실체, 이데아, 로고스, 이성, 정신 등의 본질 존재가 속성, 우유성, 질료, 물질, 감각 등의 사실 존재의 우위에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 이전에 인간의 본질이 우선한다는 사고방식이며, 나아가서는 어떤 궁극적인 실체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세계를 질서 짓는 거대한 이항 대립의 세계이다. 이러한 절대주의적 철학에 대해서 많은 철학자들(아리스토텔레스, 라이프니츠, 흄, 니체, 사르트르 등)이 비판을 가했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이 반대하는 실체론의 본질(궁극적인 어떤 것, 겉으로 보이는 표상과 기호 뒤에 숨어 있는 진품)에 사로잡혀 버리고 말았다. 따라서 모든 판단의 준거는 자신뿐이라고 주장하는 독아론이 실체론인 만큼,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고 말하는 극단적인 상대주의 역시 <자아>라는 실체를 <상대주의>라는 또 하나의 실체로 대체한, <역전된 실체론>일 뿐이다. 이처럼 마루야마는 실체론을 극복하려는 시도들까지 집요하게 비판하면서, 이러한 <실체라는 거대한 착시를 낳는 언어>를 파고든다.
존재를 만들어내는 언어
기존의 서양 철학은 언어를 단지 실재를 반영하는 기호로만 취급해 왔다. 언어를 <명칭들의 목록>으로 취급하는 이러한 언어관을 마루야마는 <현전(現前)의 기호학>이라 부른다. 하지만 마루야마가 보기에 이러한 언어관 때문에 서양 철학은 언어의 표층 영역에만 집착한 채, 언어의 역동적인 힘, 존재를 만들어내는 힘을 보지 못했다. 소쉬르 전문가인 마루야마는, 주로 랑그와 파롤의 구분에 기초했던 소쉬르 이외에 <아나그람> 연구에 몰두했던 또 다른 만년의 소쉬르를 보여준다. <아나그람>이란 주제와 관련된 중요 단어가 단편화된 소리들이 시구 속에 대(對)를 이루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으로, 마루야마가 보기엔 소쉬르가 결국 포기하고 만 이 연구야말로 표층 언어(랑그)를 넘어서서 심층 언어(랑가주) 연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었다. <아나그람>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언어의 역동적인 힘은 비단 언어 연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본능에 의한 세계 인식> 위에 덧씌워져 우리를 비로소 <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언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것처럼 드러내는 언어>, 인간 문화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언어에 대한 연구이다. 즉, 우리는 언어가 없이는 인과 관계나 시공간 개념조차 갖지 못하며, (개념적이거나 물질적인) 도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따라서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문화라는 과잉>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집요한 물음 뒤에 오는 자유
마루야마는 책 전체를 통해서 모든 사상과 <이즘>을 집요하게 비판한다. 어떤 궁극적인 실체나 일자(一者)를 찾는 순간, 그 사상은 배타적이고 위계적이고 (스스로에게도) 폭력적인 것이 되고 말 것이다. 마루야마는 존재의 근원인 언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 어떠한 궁극적인 목적도 시원(始原)도 없는 <영원 회귀>라는 진리 아닌 진리를 찾아낸다. 이러한 <영원 회귀>라는 <카오스에 대한 긍정은, 근거가 없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창조의 기쁨을 동반하며, 니체의 비유를 빌리자면 어린아이의 유희인 것이다>.
마루야마 게이자부로(丸山圭三郞, 1933~1993)
마루야마는 도쿄 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코넬 대학 대학원 언어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0년부터 국제기독교대학, 주오(中央) 대학에서 가르쳤으며, 이 책『존재와 언어』를 비롯해서『소쉬르의 사상』,『문화라는 페티시즘』,『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등 많은 저서와 번역서가 있다.
고동호
서울대 언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도쿄 외국어대에서 객원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있다. 일본어로 쓴「한국역사언어학계의 최근 동향」외 15편의 논문을 썼다.

목차

서장 신들의 죽음 1 실체론 비판 2 존재와 언어 3 언어ㆍ의식의 중층성 4 유언론 비판 5 인간 존재와 이중 분절 구조 6 무의식이라는 이름의 말 7 파라그라마티즘 8 페티시즘과 <영원 회귀> 후기 옮긴이 해제

작가 소개

마루야마 게이부자로

도쿄대학 불어불문학과 졸업. 코넬대학 대학원 언어학과 박사과정 수료. 1960년부터 국제기독교대학, 주오대학에서 가르쳤으며, 이 책<존재와 언어>를 비롯해서 <소쉬르의 사상>, <문화라는 페티시즘>,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등 많은 저서와 번역서가 있다.

고동호 옮김

서울대 언어학과에서 박사학위 받음. 도쿄 외국어대에서 객원 조교수를 역임. 현재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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