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시골길로 가는 미국 여행
원제 Blue Highways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2년 7월 15일
ISBN: 89-374-2494-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0x208 · 414쪽
가격: 10,000원
분야 논픽션
떠나라. 불면의 밤을 지나 새로운 인생으로 되돌아오라.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책. 20년 동안 베스트셀러. 소형 밴을 몰고 100여 일 동안 미국의 시골길을 따라 2만 킬로미터를 여행한 저자 히트문이 잊혀 가는 마을과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담은 독특한 작품. ▶ 정말 멋진 책이다. 아내와 직장을 잃은 히트문은 손에 술병을 드는 대신 지도 한 장을 들었다. 그리고 긴 여행을 통해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깨달았다! – <뉴욕 타임스>
추천의 말 / 최창조
북서부 근방을 돌아서 여러 인디언 부족들의 터전 오리건
서부를 돌아 북쪽으로 아이다호, 몬태나, 미시건
북동부를 향해 뉴욕과 뉴햄프셔
다시 동쪽으로 돌아서 최초로 미국 헌법을 비준한 델라웨어 메이플라워 호가 선택한 매사추세츠
다시 고향으로 메릴랜드, 웨스트버지니아, 인디애나
옮긴이의 말
블루 하이웨이란?
히트문이 이 작품에서 사용한 <블루 하이웨이Blue Highways>는 후에 미국 사전에 <시골길backroads>과 동의어로 등재되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의 옛 지도를 보면 주도로는 붉은색으로, 국도는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지금은 그 색이 바뀌긴 했지만, 새벽녘이 될 때와 황혼이 된 직후, 그러니까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아주 짧은 순간에 옛 도로는 하늘빛과 같은 색으로 물든다. 그럴 때면 도로는 정말로 신비한 푸른빛을 띠는데, 이때가 바로 블루 하이웨이가 매력을 발산하는 순간이다. 마치 탁 트인 도로가 손짓하여 부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때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 양보, 인간에게 남은 희망(작품의 주제)
<일상을 벗어 던진다는 것. 그것은 짜릿한 모험이었다. 어쩌면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잘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것이 여행을 앞둔 히트문의 바람이었다. 저자 윌리엄 히트문은 아내와의 불화와 직장을 잃은 낙심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고자, <고스트 댄싱>이라는 소형 밴을 몰고 미국 땅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결심한다. <광기와 무력감이 뒤섞인> 나이 38세의 히트문은 넓고 쉬운 고속도로가 아니라 좁은 국도를 따라, <이국땅에 홀로 떨어진 듯한 지독한 고립감 속에서> 낯선 장소를 찾았다. 저자가 찾아간 곳은 <자칫 한눈을 팔면 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마을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깊은 통찰과 시선>으로 이러한 도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고, 히트문이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서 터득한 자신만의 잠언을 들려주었다. 저자는 이번 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고 한다.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파산 상태였던 저자가 여행을 통해 마음을 열고 삶의 통찰을 얻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틀을 자유롭게 인식하고, 그 한계 내에서 변화를 시도한다. 옛것을 소생시키려는 노력이 헛되다는 것과 그것을 없애는 것 역시 위험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새롭게 태어날 능력을 구할 수 있다.> 여행을 마친 히트문은 언제나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자기 고집을 앞세웠던 점을 후회한다. 하지만 히트문이 여행을 통해 얻은 미덕은 <양보>였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희망은 블랙 엘크가 말했듯이 <양보>하는 것이다. 단순 세포처럼 몸집만 키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없다. 폐쇄된 자아는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없고, 늘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인간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시각(視覺)이 아니다. 자신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그의 잠재력이자 희망이다.
역사적인 땅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미국의 독립전쟁 당시 토리 당원들을 이끌었던 패닝 대령의 소름 끼치는 이야기. 1,600명의 인디언들을 스페인에 노예로 팔아먹은 콜럼버스. 히트문은 가는 곳마다 지나간 역사를 들려준다. 영국이 미국에 처음으로 정착을 시도했던 <롤리 요새>에서 히트문은 롤리 경이 실패한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대화도, 희망도, 참된 노동도 없이, 오로지 금을 캘 뿐이었다.> 롤리 경이 후원하는 탐사대는 담배와 감자, 그리고 통역 훈련을 받은 인디언 둘과 함께 런던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의 이름은 맨토와 완체스였다. 그런데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두 달 뒤, 맨토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영국인에게 세례를 받아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길로 들어섰다. 반면, 완체스는 런던을 보고 온 뒤 문명 사회에 등을 돌렸다. 4백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인디언의 이름을 딴 마을 맨토와 완체스는 지리적으로도 반대편일 뿐 아니라 사는 모습까지도 완연히 다르다.
남부 흑인들의 슬픔이 어린 앨라배마 주에서
히트문은 남부의 심장부 셀마에서 <검둥이>들의 슬픈 이야기에 오랫동안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평화 행진을 벌인 실번 가(街)를 방문했다. 이 평화 행진은 주도(主都)인 몽고메리까지 전진, 결국 흑인 및 소수민족의 선거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아카디아 정신이 깃든 루이지애나 주에서
롱펠로의 시 <에반젤린>의 주인공 가브리엘이 살았던 세인트마틴빌,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의 후손으로 아직도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케이전들과 그들의 역사. 히트문은 여기서, 여러 민족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내려다보기 위해 하니봉 정산에 오른 시인 블랙 엘크를 떠올린다. 그리고 블랙 엘크가 가르쳐준 <곁눈질로 세상 보기>, 즉 단편적인 모습만 보는 것을 피하고 정말 보고 싶은 걸 보기 위해 슬쩍 곁눈질을 하여 다른 대상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활한 사막의 땅 텍사스 주에서
시체를 먹고 사는 도굴꾼 아르마딜로와 도로 위에서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연출하고 있는 큰도로경주뻐꾸기. 조종실이나 승무원 피난처 같은 특이한 방들을 만들어놓은 니미츠 호텔. 지난 15년 동안 해가 단 30일도 뜨지 않았던 엘패소. 데밍에서 맛본 멕시코 요리.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경계선 <미국의 대사막>이다. 사막엔 아무것도 없다는 사람들의 말에 저자는 <사막은 광활한 벌판과 빛과 바위와 땅 외에는 그저 많은 것을 아끼고 있을 뿐이다>라고 대답한다.
진정한 서부는 동부와는 달리 위대하고 충만하고 영향력이 크며, 대단히 장엄하다. 그것은 바로 땅 때문이다. 광활한 대지는 도로와 도시, 집들과 농장, 농작물, 사회기구, 정치, 경제, 그리고 사고 방식까지도 완전히 갈라놓았다. 땅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 그토록 광활한 벌판에 서 있으면, 인간은 자신이 참으로 왜소하고 우주란 실로 광대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무한한 공간은 자아를 돌이켜보게 하고, 다른 사람의 존재와 행동거지를 헤아려보게 한다. 광활한 대지는 인간과 인간들의 업적을 하찮게 보이게도 하지만, 반대로 더욱 돋보이게도 한다. 탁 트인 대지에서는 하찮은 미물이라도 쉽게 눈에 띄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 누구도, 심지어 여행객이라 할지라도, 이 넓은 대지를 피해 다닐 수 없다.
윌리엄 리스트 히트문William Least Heat-Moon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히트문은 영국, 아일랜드, 오세이지족 인디언의 피를 물려받았다. 미주리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쳤고, 시인이기도 하다. 『블루 하이웨이』는 출간 직후《타임》,《뉴욕 타임스》 등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뒤이어 나온 PrairyErth, River-Horse와 더불어 히트문의 3부작은 독자들에게는 귀중한 고전이 되었다. 현재 히트문은《타임》,《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컬럼비아에서 미주리 강이 내다보이는 곳에 살고 있다.
옮긴이 곽영미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추천의 글을 써주신 강석경 선생님은 소설가이며 『인도 기행』의 저자이며, 최창조 선생님은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이며 『한국의 자생 풍수의』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