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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열다섯 가지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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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중세의 어느 수도사

원제 Quinze Joies de Mariage

중세의 어느 수도사 | 옮김 김재혁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2년 4월 20일

ISBN: 978-89-374-0384-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6x187 · 232쪽

가격: 8,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결혼은 이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고문이자 고통이요 고난이며 근심거리이다15세기경 한 익명의 수도사에 의해 씌어져,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히는 중세 풍자 문학의 고전이 책에서 작가는 중세의 결혼 생활 풍속도를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작가는 위트 넘치는 문체로 결혼 생활을 날카롭게 꼬집는 한편, 뛰어난 심리 묘사를 통해 결혼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폭로한다. 착하고 바보 같은 남자와 다소곳하지만 약삭빠른 여자의 다채로운 결혼 생활은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안겨준다. 또한 결혼이라는 스스로 선택한 예속 상태와 자유로운 상태를 현격하게 비교함으로써, 욕망의 통풍구가 없던 각박한 중세 시대에 신선한 자유의 개념을 이끌어낸다. 가부장제하의 결혼상과 여성의 위치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현실성’을 지닌다.


목차

책머리에…5 첫 번째 기쁨…13 두 번째 기쁨…28 세 번째 기쁨…35 네 번째 기쁨…52 다섯 번째 기쁨…63 여섯 번째 기쁨…94 일곱 번째 기쁨…109 여덟 번째 기쁨…126 아홉 번째 기쁨…136 열 번째 기쁨…146 열한 번째 기쁨…153 열두 번째 기쁨…170 열세 번째 기쁨…178 열네 번째 기쁨…185 열다섯 번째 기쁨…193 글을 마치며…214 작품 해설/김재혁-중세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219


편집자 리뷰

결혼의 허상을 꼬집는 중세 풍자 문학의 고전, 500년이 넘게 유럽 각국에서 읽히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
중세 풍자 문학의 고전『결혼의 열다섯 가지 기쁨Quinze Joies de Mariage』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날카롭고 위트 넘치는 문체로 중세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이 작품은 15세기 무렵 익명의 수도사에 의해 씌어진 이후, 500년이 넘게 유럽 각국에서 끊임없이 읽히고 있다. 이 작품이 처음 흥미를 끌었던 계기는 작품의 태생을 둘러싼 몇 가지 미스터리 때문이었다. 처음 프랑스의 루앵 도서관에서 발견되었을 때는 저자의 이름을 슬쩍 감춘 철자 수수께끼를 근거로 하여 15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저명한 작가, 앙투안 드 라 살이 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그 수수께끼의 진위 여부가 문제 되면서 작품에서 명시한 대로 중세의 어느 수도사가 쓴 것으로 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되었다. 작품이 씌어진 시기 역시 학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역시 작품 자체를 근거로 하여 14세기에서 15세기로 넘어갈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세의 수도사를 자칭하는 필자가 결혼 생활의 허상을 꼬집어 풍자하는 이 책은 중세 프랑스 문학의 고전으로 꼽혀 왔으나, 다른 국가들에서의 번역 및 출간은 그리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계몽주의 시대에 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의 베를린 도서관에서 발견된 판본은 아내가 외간 남자와 부정을 저지르는 외설적인 다섯 번째 장면이 찢겨나가고 없으며, 18세기에는 사회적 풍기를 문란케 한다는 명분하에 경찰에 압수되어 폐기 처분되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다시 번역이 이루어지고, 재판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과 결혼, 남자와 여자의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여우 같은 여자에게 사로잡힌 어리숙한 남자, 자기 중심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남자를 지배하는 지혜로운 여자!
이 책에서 결혼한 남자는 어살에 갇힌 물고기에 비유된다. 미끼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어살 밖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던 물고기는 필요하면 언제라도 미끼를 취할 수 있는 어살 속의 물고기들이 부러워 성급히 어살 속으로 들어가 영원한 영어(囹圄)의 몸이 된다. 이렇게 저자는 결혼이라는 감옥을 어살과 물고기, 그리고 미끼의 비유를 통해 흥미롭게 묘사해 낸다. 그럼으로써 어살에 갇히게 된 남자의 결혼 생활을 작가는 독창성과 위트, 그리고 냉정한 반어법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결혼 생활의 열다섯 가지 장면은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여 늙고 병드는 때까지 한 남자의 일생을 묘사한다. 남편은 아내의 무기에 대항할 방도를 알지 못한다. 고된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를 기다리는 것은 아내의 바가지와 아이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싸늘히 식어버린 음식뿐이다. 그는 아내가 구사하는 성적인 헌신과 거부의 전략에 말려들어 비싼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여유가 없어도 어쩔 수 없이 들어주게 된다. 반면에 여자는 인생을 마음껏 즐긴다. 몰래 애인을 만들어 남편의 눈을 속여가며 애정 행각을 벌이고, 설사 숨겨둔 애인과 같이 있다가 남편에게 현장을 들키더라도 외려 교활하게 친지 여자들을 동원하여 남편의 머리를 혼란케 만든다. 이렇듯 결혼 생활을 지배하는 것은 바깥 사회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남성이 아니라 영리하고 지혜로운 여성인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중세의 결혼 생활의 풍속도를 보면서 터지는 웃음을 참느라 애쓰다가도, 여자가 구사하는 기발한 부부싸움 장면에 이르면 웃음기가 가셔버린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전략은 오늘날에도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결혼의 현실과 환상, 남자와 여자가 꾸는 동상이몽에 관한 보고서
이처럼 결혼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남자와 여자가 줄다리기를 벌이는 내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에게도 쉽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뛰어난 심리 묘사를 통해 결혼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폭로하고, 더 나아가서는 삶과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중세의 결혼 생활을 다루었다 해서 단순히 그 시대의 생활상 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끊임없이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남과 여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 작품이 시공을 초월하여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작가는 날카로운 문체로 여성의 고유한 특질을 섬세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여성을 제어하기 힘든 존재로 보는 시선도 그중 하나인데, 최신 유행의 옷을 사대고, 말싸움을 즐기고, 성적 욕구에 있어서는 물릴 줄 모르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여성들의 행동에 대해 어떠한 도덕적 잣대도 들이대지 않는다. 결국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내에게 뒤지는 남편이다. 남편은 아내의 전략에 쉽게 속아 넘어가고, 말솜씨도 뒤져 제대로 자신을 방어하지 못한다.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진 편견을 폭로하는 한편, 남편들은 자신의 아내에 대해 감시의 눈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그러나 여기서 독자는 작가의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견해를 반어적인 어투 속에 교묘히 감추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는 남성의 편을 들어 여성을 비방하는 듯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당한 소외와 고뇌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맺음말에서 이 책이 귀부인들의 부탁으로 씌어졌다는 작가의 말은, 당시 욕망의 통풍구가 없던 각박한 여성적 현실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의 여성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자유를 독서를 통해 획득하려 한 것이다. 가부장제하의 결혼상과 여성의 위치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현실성\’을 지닌다.우스꽝스러운 중세 결혼 생활의 풍속도
이 책의 저자는 결혼이라는 스스로 선택한 예속 상태와 자유로운 상태를 현격하게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결혼을 하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권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바는 무엇일까? 그 근저에는 당시의 사회와 풍조에 대한 비판 의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한번 한 결혼은 결코 해체할 수 없다는 불문율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이 책이 기독교적 윤리관에 대한 비판으로 읽힐 수 있다는 주장은 성모 마리아를 숭배하는 내용의 텍스트인 <마리아의 열다섯 가지 기쁨>을 패러디한 제목에서도 익히 짐작 가능하다. 저자는 결국 당시 결혼 생활의 비판을 통해 모든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도덕적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라는 신개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중세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예시들로 가득하다. 특히 출산을 전후하여 순례라는 이름으로 치장된 단체 관광 여행의 모습은 지금의 관점에서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생을 즐기려는 중세 사람들의 자세는 결혼 생활의 단면이나 비밀리에 애정 행각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착하지만 바보 같은 남자와 다소곳해 보이지만 약삭빠른 여자의 결혼 생활을 갖가지 비유와 다양한 예시를 통해 풍자한 이 작품은 봄 햇살이 찬란히 빛나는 5월, 결혼을 앞둔 남녀와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결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신의 결혼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옮긴이 김재혁
고려대학교 독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독일 쾰른대학에서 수학했다. 1994년 <현대시>로 등단한 시인이며, 현재 고려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릴케의 예술과 종교성』『릴케의 작가정신과 예술적 변용』『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가 있고, 번역한 작품에는 『기도시집』『형상시집』『겨울 나그네』『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책 읽어주는 남자』등이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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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어느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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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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