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갈등과 폭력, 고독을 바라본 칼비노의 첫 작품

[칼비노 전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원제 Il sentiero dei nidi di ragno

이탈로 칼비노 | 옮김 이현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4년 6월 30일 | ISBN 978-89-374-4331-2

패키지 양장 · 이탈로 칼비노 130x210 · 26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외톨이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갈등과 폭력, 고독을 바라본 칼비노의 첫 작품

편집자 리뷰

소설의 미로를 종횡무진하며 현대 환상 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거장

보르헤스,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함께 세계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작가 이탈로 칼비노

 

 ▶ 칼비노는 알베르토 모라비아, 움베르토 에코 등과 함께 20세기 이탈리아의, 그리고 유럽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이다. —《뉴욕 타임스》

 ▶ 우리는 현실의 표정, 책임감, 에너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고 애쓰지만 점점 더 힘을 잃어 가기만 한다. 환상 소설을 통해 현실의 표정, 에너지, 곧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에 활기를 주고 싶었다. —이탈로 칼비노

 

“현대 이탈리아 소설의 진면목인 환상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작가”,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이자 “현대 이탈리아 문학계에서 모라비아 이후 최고의 작가이며,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짜 넣으며 동방적 지혜와 예지를 교묘히 작품에 침투시키는, 모든 측면에 있어 ‘미래의’ 소설 형태를 예견케 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 이탈로 칼비노. 현대 세계문학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전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동시 출간되는 1차분은 국내 초역 2권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던 4권을 포함해 총 6권이다. 민음사는 이탈로 칼비노 전집을 2017년까지 총 13권으로 완간할 예정이며, 이중 국내 초역은 1차분에 포함된 『교차된 운명의 성』,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외에 『팔로마르』, 『힘겨운 사랑』(이탈리아어 원전) 등 4권이다.

칼비노는 23세의 젊은 나이에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을 발표, 리치오네 상을 받으며 단숨에 유럽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환상적인 우화 스타일로 방향을 전환한 칼비노는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을 발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탐구한 『교차된 운명의 성』과 하이퍼텍스트를 소재로 한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같은 실험적인 작품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칼비노는 사실적이고 논리적인 세계 대신 현실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환상이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창조함으로써 오히려 현실 세계의 민낯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비판한다.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표현의 도구로 선택된 그의 환상 소설들은 네오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칼비노만의 독창성을 드러내며 세계 문단에 큰 획을 그었다. 이번에 출간되는 이탈로 칼비노 전집은 21세기의 독자에게도 전혀 빛바래지 않은 문학적 상상력과 함께 다양한 인문 사회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칼비노 전집 01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외톨이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갈등과 폭력, 고독을 바라본 칼비노의 첫 작품

 

독일 치하 이탈리아의 빈민가 소년 핀은 매춘부인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너무 일찍 어른의 세계를 접한 핀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골목의 선술집에서 천연덕스럽게 어른들과 음담패설을 나누며 어른의 세계로 몸을 숨긴다. 그러나 어른의 세계에서도 핀은 어린아이에 불과한 아웃사이더일 뿐이다. 이미 아이의 세계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 버린 핀은 어른의 세계에 완전히 끼어들기 위해 어느 날 누나를 찾아온 독일 해군의 권총을 훔쳐서 자기만의 비밀 장소인 거미집에 감춘다. 이로 인해 정치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 핀은 그곳에서 유격대원 ‘빨간 늑대’를 만난다. 그와 함께 감옥을 탈출하지만 이내 그는 다시 홀로 남아 방황하게 된다. 우연히 핀은 또 다른 유격대원 ‘사촌’을 만나 낙오자들의 무리인 ‘오른팔’의 파견대에 들어간다. 핀은 드디어 어른의 세계에 속하게 됐다는 기쁨에 들뜨지만 곧 그곳도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핀은 반달 고개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오솔길을 성큼성큼 걸었다. 그의 앞에는 멀고 먼 길이 놓여 있었다. 길을 걷는 동안 그는 자신의 멋들어진 계획이 이룰 수 없는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공상들은 절대 실현될 수 없으며 자신은 불쌍하고 외로운 아이로 계속 떠돌아다니리라는 것을 예감했다.(208쪽)

 

그러나 핀은 용기를 잃지 않고 냉혹한 세상의 법칙 속에서도 자신과 소통할 사람을, 자신이 아는 비밀 장소인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을 보여 줄 수 있는 친구를 찾아 나간다. 그리고 드디어 핀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세상 그리고 어른들과의 화해를 이끌어 줄 진정한 친구가 나타난다.

 

“거미들이 집을 짓는다고, 핀?”

“세상에서 거미들이 집을 짓는 곳은 여기뿐이에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요. 그런데 그 파시스트 펠레 녀석이 와서 모두 부숴 놓고 말았어요. 한번 볼래요?”

“한번 보여 주렴, 핀. 거미들의 집이라.”

핀은 빵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사촌의 손을 잡고 그를 안내했다.(215쪽)

 

스물셋이라는 젊은 나이에 쓴 첫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칼비노는 이탈리아 리치오네 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을 집필할 때 칼비노는 당시 문단을 휩쓸고 있었던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활동이라는 사실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럼에도 환상적인 동화 같은 분위기가 드러나 있어 칼비노 특유의 소설 기법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작품 뒷부분에는 칼비노가 직접 쓴 서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서문은 1964년 개정판에 쓴 것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어 칼비노 연구의 기초가 되는 글이다. 당시 문단의 주된 흐름이었던 네오리얼리즘을 간과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하게 되었던 점, ‘참여 문학’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자신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찾아 나서면서 개정된 결정판에서 이야기를 수정한 점, 그리고 네오리얼리즘 소설이었던 이 작품 안에서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동료 문학가들이 알아채고 독려해 준 점까지,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의 서문은 칼비노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할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

 

▶ 이탈로 칼비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우화 작가이다. —《뉴욕 타임스》

▶ 칼비노에게는 사람들 마음의 가장 깊숙한 안식처를 꿰뚫어 보고, 그들의 꿈을 삶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살만 루슈디

 

목차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7

 

작가의 말 221

작품 해설 247

작가 연보 253

작가 소개

이탈로 칼비노

1923년 쿠바에서 농학자였던 아버지와 식물학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가까이하며 자랐다.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해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으며,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조셉 콘래드에 관한 논문으로 졸업했다. 1947년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회참여적인 작품, 『우주 만화』같이 과학과 환상을 버무린 작품,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탐구한 『교차된 운명의 성』과 하이퍼텍스트를 소재로 한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같은 실험적인 작품, 일상 가운데 존재하는 공상적인 이야기인 『마르코발도』, 『힘겨운 사랑』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72년 후기 대표작인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발표해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했다. 1981년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84년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의 ‘찰스 엘리엇 노턴 문학 강좌’를 맡아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강연 원고를 준비하던 중 뇌일혈로 쓰러져 1985년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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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탈로 칼비노 연구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가 번역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힘겨운 사랑』, 『보이지 않는 도시들』외에 『태연한 척할래』, 『이것이 인간인가』, 『침묵의 음악』,『바우돌리노』, 『권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미의 역사』,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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