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1

원제 Wilhelm Meisters Wanderjahre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옮김 김숙희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1월 1일 | ISBN 89-374-0250-5

패키지 양장 · 388쪽 | 가격 12,000원

분야 괴테 전집

책소개

“인생은 나그네길”이라고 우리는 말한다. 사는 것이란 길을 가는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이 진정한 우리의 정처가 아니며 이곳에서의 우리의 삶이 허위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은 누구나 가끔씩 갖게 되는 느낌일 것이다.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에는 마치 거대한 산 위에서 모든 것을 조망하는 듯한 노시인 괴테의 시선 아래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 빌헬름의 길이 그려지고 있다. 골짜기에 들어서고 봉우리에 올라서는 빌헬름의 발걸음마다에서, 그리고 그가 멈춰 서는 여정의 길목마다에서 우리는 슬픔과 기쁨과 해학 등 노시인 괴테가 도달한 인생의 모든 지혜의 총화를 보게 될 것이다. 『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는 괴테 평생의 신념을 담고 있다. 이때 괴테의 신념이란 한마디로 진정한 인도주의, 즉 휴머니즘의 실현을 말한다. 그리고 이 신념은, 한 인간이 멀고 먼 편력의 과정을 거쳐 신세계 공동체에 유용한 인간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아가 이 공동체 내에서의 인도주의 실현에 참여하게 되는 형태로 구체화되어 있다.

편집자 리뷰

민음사 괴테 전집 10

괴테 만년의 노작이자 독일 교양소설과 시대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가 민음사에서 번역돼 나왔다. 괴테 탄생 250주년을 맞은 올 한 해 동안 민음사는 『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이피게니에·스텔라』 등을 비롯한 괴테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한 바 있다. 이번 『 편력시대』는 괴테 탄생일인 8월 28일을 기념해 출간된 것이다. 특히 1, 2권으로 나누어 출간된  민음사의 『 편력시대』는 1993년부터 괴테 읽기에 정진해 온 독회 그룹 \’괴테 시대의 문학\’ 회원 17명이 공동으로 번역해 출간했다는 점에서 번역계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듯하다.

1. 공동 번역―자유롭고 진지한 토론의 산물

독회 그룹 \’괴테 시대의 문학\’은 괴테 문학의 올바른 수용과 본격적인 연구 풍토 정착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1993년에 결성되었다. 회원은 독문학계의 원로에서부터 박사과정을 마친 소장 학자까지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독회 회원인 안삼환 교수(서울대 독문학)는, 이번 번역은 각 분야를 분담해 토의·정리하는 기존 공동 연구의 수준을 넘어 연령과 학연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롭고 진지한 대화를 통한 성과물이라고 이번 번역의 의의를 소개했다.
공동 번역 자체가 한국 번역계에 흔치 않은 일일뿐더러, 근 5년이라는 기간을 가지고 17명이 토론을 주고받으며 번역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또한 공동 작업인 만큼 한 사람이 매달려 번역했을 때의 오류를 수정할 기회가 많았고, 번역 후에 대표 필자(김희숙 동덕여대 교수)가 마무리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확한 번역을 선보이고 있다.

2. 작품 소개―혁신적인 내용과 형식을 갖춘 노년의 역작

『 빌헬름 마이스트의 편력시대』는 괴테 만년의 노작이다. 괴테는 이 작품을 1807년에(52세) 쓰기 시작하여 14년 후인 1821년에 1판을 완성하여 출간했고, 바로 개정 작업에 들어가 운명하기 3년 전인 1829년에서야 최종판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무려 22년 정도의 집필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독자들은 이 작품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줄거리 중간중간에 액자 소설 형태로 끼어든 \’노벨레\’들과 잠언들이 기존의 형식을 해체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구체제의 붕괴와 기계의 시대로 접어든 사회를 묘사한 것이 독자들의 이해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은 혁신적이었으며, 그 점에서 『 파우스트』와 함께 괴테 문학의 한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

3.  기술 시대의 빌헬름 마이스터

이 작품의 전편 격인 『 빌헬름 마이스트의 편력시대』에서 빌헬름은 시민사회 내에서 연극(예술)을 통해 자신을 해방시키고자 노력하는 자였다. 그러나 혁명을 거치고 구체체의 몰락을 경험한 빌헬름에게 비친 세계는 시민사회의 문제를 뛰어넘어 새로운 국면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었다. 『 편력시대』는 알프스 산악지대를 편력하는 빌헬름을 통해 당시 사회의 그러한 변모 양상을 보여준다. 기계의 도입과 전통적인 가내 수공업의 몰락, 그에 따른 실업자의 배출이라는 사회 현상은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괴테는 편력자 빌헬름을 통해 몰락한 사회의 실상과 이 몰락을 타개해 보려는 당대의 인물들을 보여준다. 방적·방직 기술을 익히는 레나르도, 광산업에 몰두하는 몬탄 등은 새로운 사회 관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며, 이들의 사상을 통해 \’기술력\’과 새로운 세계(신대륙)로의 이주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산업 대중으로 몰락해 버린 사람들에게 괴테가 역설하는 바는 \’체념\’이다. 이 책의 부제가―체념하는 사람들―보여주듯이 노년의 괴테는 \’체념\’이라는 생각에 깊이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체념이란 무기력한 포기 같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에서 체념이란 영웅적이었던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것이며, 그리하여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의식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더 이상 영웅적인 주인공은 없다. 빌헬름은 단지 인간과 인간 사이를 떠돌면서 그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자로서 주인공일 뿐이다. 체념을 통해, 그리고 보다 큰 조직을 위해 자신을 제한할 줄 아는 미덕을 통해 이 작품은 한 개인의 소설이 아닌, 위대한 공동체의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줄거리 요약

이 작품의 줄거리는 『 빌헬름 마이스트의 수업시대』와 연결돼 있다. 『 수업시대』에서 주인공 빌헬름 마이스터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부친이 원하는 시민적인 삶을 취하지 않고 유년 시절부터 그를 사로잡았던 연극무대에 헌신한다. 극단에서의 세월이 빌헬름의 인간으로서의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수업시대를 이룬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혼란과 음모와 연애사건들(마리아네, 필리네와의 사랑), 그리고 기이한 만남과 사건들(미뇽, 하프 켜는 노인)로 지나갔다. 그는 나탈리에를 아내로 맞고, 그사이에 사망한 마리아네가 낳은 자신의 아들 펠릭스를 얻게 된다. 그의 수업시대는 일종의 비밀결사인 \’탑의 모임\’에서 수업 증서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여기까지가 『 수업시대』의 이야기이다.
『 편력시대』의 줄거리는 『 수업시대』에 느슨하게 연결된다. 이제 빌헬름은 아들 펠릭스와 함께 편력의 길에 들어선다. \’탑의 모임\’은 대원인 빌헬름에게 사흘 이상 한곳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다음의 숙소는 그 이전의 숙소보다 최소 1마일 이상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는 계율을 부과한다. 이 계율을 지키면서 알프스 산악지대를 여행하던 빌헬름은 귀족인 어느 대지주의 영지에 도달하게 되는데,여기서부터 때로는 비밀스럽기도 한 갖가지 운명이 그의 길을 이끌어간다. 즉,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구대륙으로 되돌아와서 일종의 이상향을 일구고 있는 대지주 아저씨,천상(天上)과 관계하면서 인간 영혼에 얽힌 문제들을 언제나 지혜롭게 풀어주는 마카리에 아주머님, 아저씨와는 달리 신대륙으로 건너가서 그곳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조카 레나르도와의 만남은 이후 빌헬름의 인생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독일에서 산업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암시되어 있다. 산악지역은 빈한한 데다 인구도 넘쳐나서 고통받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돼 오던 가내 수공업은 기계설비의 도입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개인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오직 이민을 준비하면서 적재적소에 사람들을 데려다 놓을 수 있는 큰 조직만이 개인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신대륙 아메리카에 가면 땅은 무상으로 얻을 수 있으며 그곳은 이주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일을 준비하는 \’탑의 모임\’은 여기서 생겨나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인간군(人間群)과 접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일이 빌헬름을 통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빌헬름은 아저씨와 그의 질녀 헤르질리에의 부탁을 받고 아저씨의 장원에서 펠릭스는 헤르질리에를 사랑하게 된다. 그들의 친척인 마카리에 아주머님에게로 간다. 빌헬름은 그곳에서 다시 아주머님의 부탁으로 3년간 집을 떠나 있다 귀향하려는 조카 레나르도를 찾아가게 되는데,레나르도는 아메리카의 토지를 상속받아 그곳으로 건너가려고 계획 중이다. 빌헬름은 레나르도가 소개해 준 골동품 수집상 노인의 추천으로 아들 펠릭스를 이상적인 교육기관인 \’교육촌\’에 맡긴다. 그는 그곳에서 세 가지 경외심을 알게 되며 여러 가지 예술에 접할 기회도 갖는다. 뒤어어 빌헬름은 레나르도의 운명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여성 나호디네를 찾아 나선다. 그리하여 그는 산악지대를 찾아가게 된다.
한편 \’탑의 모임\’ 역시 신대륙에 토지를 갖고 있는데,이 토지는 레나르도가 상속받는 땅과 바로 인접해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공동으로 대 이주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들은 이제 신대륙에 농업·수공업의 이주지뿐 아니라 대운하를 건설하고 아울러 방직·방적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레나르도는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지닌,행동력과 조직력뿐 아니라 기술적인 능력도 갖춘 인물이다. 반면 이주단의 사상 및 경제 문제를 이끄는 인물은 신부님이다. 그 밖에도 교육촌에서 잘 훈련된 생도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이주에 필요한 유능한 인력이 충당된다. 그러나 신대륙 아메리카에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어느 소공국(小公國)의 고위관리가 레나르도의 모임 앞에 나타나 국내 변방에의 이주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해서 결국 이주단의 일부는 아메리카로 가고,일부는 유럽 개발 계획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사이 구급의사로서의 의술을 닦은 빌헬름도 이들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약간의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아들 펠릭스와도 재회하게 된다.

목차

제1권 제2권

작가 소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년 8월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아들의 교육에 헌신적이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1757년, 어린 나이에 신년시를 써서 조부모에게 선물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을 타고났다.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나 문학과 미술에 더 몰두하였고, 1767년에 첫 희곡 「연인의 변덕」을 썼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크 대학 재학 당시 헤르더를 통해 호머, 오시안, 그리고 특히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에 눈을 떴으며, ‘질풍노도 운동’의 계기를 마련했다. 1772년 베츨라의 법률 사무소에서 견습 생활을 하던 중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의 체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이 소설은 당시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주인공 베르테르의 옷차림이나, 절망적인 사랑으로 인한 자살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1775년 카알 아우구스트 공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로 이주하여 그곳을 문화의 중심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행정가로 국정에 참여하고 교육, 재정, 건설, 군사, 산림 등 온갖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식물학, 해부학, 광물학, 지질학, 색채론 등 인간을 설명하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1786년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고전주의 문학관을 확립했고, 1794년 독일 문학계의 또 다른 거장 쉴러를 만나 그와 함께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를 꽃피웠다. 1796년에 쓴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대표적인 교양소설이다. 1805년 쉴러의 죽음으로 “존재의 절반을 잃은 것 같다.”라고 말할 만큼 큰 충격에 빠지지만 이후에도 창작 활동과 연구는 끊임이 없었고, 『색채론』(1810),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1821), 『이탈리아 기행』(1829) 등을 완성했다. 스물네 살에 구상하기 시작하여 생을 마감하기 바로 한 해 전에 완성한 역작 『파우스트』를 마지막으로 1832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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