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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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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조선의 근대와 공론장의 지각 변동

송호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3년 11월 22일

ISBN: 978-89-374-8863-4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48쪽

가격: 30,000원

분야 논픽션, 인문/역사/문화, 정치/사회/경제, 학술 단행본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2일 | 최종 업데이트 2013년 11월 22일 | ISBN 978-89-374-8864-1 | 가격 21,000원


책소개

근대 한국인은 어떻게 출현했는가?
20세기 한국인의 기원을 밝히는 사회학적 탐구

정치와 경제, 사회를 넘나드는 넓은 안목과 정치한 분석으로 한국 사회의 현안과 주요 쟁점을 끊임없이 짚어 온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의 신작 『시민의 탄생-조선의 근대와 공론장의 지각 변동』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근대적 개인, 근대 사회, 그리고 근대 국가는 과연 태동했는가? 식민 통치하에서 실제 시민과 시민 사회는 과연 태어났는가? 그랬다면 그 출현과 형성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19세기 후반 더 이상 기존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주체 의식과 함께 존재론적 자각을 하며 등장한 조선의 인민이 근대적 개인을 거쳐 시민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시적, 목적론적 연구를 추구하는 기존 학계의 경향에서 벗어나 ‘거시 구조의 전환’에 주목하며 ‘공론장’ 분석을 통해 조선의 근대와 그 전개 양상을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한국인과 한국 사회의 기원을 밝히는 그 과정에서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격동하는 한국 사회를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목차

머리말_근대 한국인은 어떻게 출현했는가?

1부 말안장 시대의 조선

1 지식 국가의 분화와 근대의 여명: 조선의 말안장 시대
말안장 시대
새로운 시간대와 천(天) 개념
문(文)의 분리
문(文)의 분화
종교의 분화
문예의 분화
향촌 질서의 분화
문해인민과 개인의 출현

2 동학: 개인과 사회의 원형
득도와 창도
조선 초유의 종교 개혁: 천의 인격화
생활 세계로의 파급과 평민 공론장
자각인민과 사회의 출현
자각인민: ‘개인적인 것’의 출현
도소(都所)와 자치(自治): ‘사회적인 것’의 출현

3 문명 충돌과 양반 공론장의 붕괴
양반 공론장의 구조 변화: 분열과 쇠퇴
양반 공론장의 분열: 유림(儒林)과 조정(朝廷)
척사론과 유림 공론장의 붕괴
조정 담론의 변화: 변이의 발생
문명 충돌과 ‘새로운 역사’의 생성
심행일기(沁行日記)
새로운 역사
자강과 자주
조공 체제의 딜레마
자강의 두 길: 시무 개화 혹은 변법 개화
발아하는 근대
근대의 징후
근대의 첨병: 교양 시민과 경제 시민

2부 조선의 근대와 차단된 통로

4 근대 이행의 양식
근대의 기원
근대 기원론: 유교적 지식 국가의 해체
‘세속적 근대 국가’로의 전환
중층적 충돌의 딜레마
근대 이행의 조선적 양식
국민 국가 논쟁
개혁적 이행과 단절적 이행
계급 구조의 창출: 상공업층과 지주 계급
국가 구조 경쟁

5 호명의 시대: 국가와 사회
지식인 공론장의 태동
국민을 호명하다
국민 국가 만들기
지식인 공론장과 평민 공론장
상상적 국민 국가
사회의 출현
군집에서 사회로
결사체의 시대

6 차단된 통로: 동굴 속의 시민
자아의 발견
공명의 시대
공명 1: 청년, 영웅 담론
공명 2: 국문 공동체와 문학
차단된 통로: 동굴 속의 시민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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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_결사체 리스트


편집자 리뷰

◆ 구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꿈틀대는 ‘말안장 시대’의 조선
평민 공론장에서 싹트는 ‘시민 의식’의 맹아

조선의 인민이 세상사에 대한 다른 이치를 깨닫고 봉건 질서와 지배층에 반기를 들게 되는 19세기 후반, 이른바 ‘민란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은 조선의 지배 구조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음을 뜻한다. 더 이상 기존 체제에 안주하던 인민이 아니고 주체 의식과 함께 존재론적 자각을 하게 된 인민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글의 사용과 함께 비로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새로운 인민 즉 ‘문해인민’에서 진화한 이 ‘자각인민’은 조선의 근대 이행기에 종교, 정치, 문예의 각 영역에서 이미 취약해진 양반 공론장을 대체해 평민 공론장을 형성해 나간 주체였다.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은 무너지기 시작한 봉건 질서 속에서 평민들이 양반의 전유물이던 하늘을 자신들의 것으로 인격화하고 스스로 천도를 깨닫고 실행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존재론적 자각을 품게 했다. 동학에는 이처럼 조선 지배층의 천(天) 사상을 뒤엎는 혁명적 요소가 들어 있었다. 이 동학의 확산에 힘입어 평민 공론장은 날로 그 영향력이 커졌으며,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한글이 국문의 지위로 격상되면서 국문 공동체 즉 평민 공동체가 역사의 주체로 인정받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공식적으로 인정된 이 언문일치의 세계에서 인쇄 매체의 발달과 함께 각종 신문과 잡지가 발행되었으며 서민을 대상으로 한 문예가 쏟아져 나왔다. 근대 문학의 본격적 출범과 더불어 평민 공론장에서 이루어진 ‘개인의 발견’, 새롭게 싹튼 ‘시민 의식’의 맹아를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연구가 밝히려는 중요한 가설이다.

◆ 국가가 사라진 자리, 문학의 영역에서 태어난 시민

1904년 프랑스 철도 기술자 부르다레가 목격한 장면은 외양적 변화를 훨씬 뛰어넘어 ‘시민적 원형’의 발아까지를 짐작하게 한다. “(……) 이곳에서 동대문까지 대로가 똑바로 뚫렸다. 상업과 조합의 거리다. 북남으로 뻗은 커다란 간선로는 육조거리(현 세종로)라고 부른다. 60미터 폭에 600여 미터 길이로 양쪽에 행정부가 들어서 있다. 체신, 사법, 치안, 국방, 외무 등을 담당하는 관청들이다. (……) 전차는 남쪽 길과 교차하는 다리를 건너 도심의 종로로 접어든다. (……) 수도의 주요 조합들이 종로 주변 정부 소유의 건물에 입주해 있다. 이 건물 층마다 특이한 진열대로 모든 직종과 상회가 들어서 있다. 종로는 불만 세력이 시위하러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요즈음 아침에 이 큰 공간은 (……) 장사꾼들로 북적댄다.” 조합과 상회가 운집한 곳, 그곳은 불만 세력의 시위 장소였다. 불만 세력도 근대적일 뿐 아니라 ‘시위’는 더욱 그러하다. 시위는 특정 조직이나 집단이 자신의 사적 이익이나 공익을 관철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행하는 저항 행위로 근대적 의미를 상당히 함축한 용어로서 요즘으로 치면 시민운동인 셈이다. 이러한 근대적 사회와 개인의 탄생은 오래전 발아된 근대적 계기의 결과적 현상이자 향후 시민 사회로 진화하는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1910년 일제의 강점으로 조선의 근대는 갑작스럽게 차단되었고, ‘시민의 탄생’은 식민 통치하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상상력의 공간인 문학의 영역에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광수가 연 사상과 감정의 자유, 이상향의 소요를 통해 ‘상상적 시민’의 리허설을 이어 가야 했던 것이다. 그 절망적 꿈을 상상의 세계, 문자의 세계에서 회복하려는 몸부림, 그것이 식민지 현실이었다. ‘상상적 시민’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 현실 속에서 그것을 구현해 내는 것이 식민 지식인과 개인의 시대적 과제였다. 식민 통치의 탄압으로 왜곡과 변형이 불가피했다 할지라도 현실 세계에서 그것을 현현하려는 시도는 조심씩 결실을 맺었고, 동토 위에 시민의 존재가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렸다.

◆ 극단적 경쟁과 균열로 갈가리 찢긴 사회
대화, 토론, 합의에 기반 한 ‘공론장’을 회복해야 할 때

『시민의 탄생』에서 저자 송호근 교수는 하버마스가 부르주아 계급의 상승과 근대 국가의 건설 과정을 설명하는 데 적용한 공론장의 분석적 유용성을 아예 통시적으로 확장하여 조선의 전반적 역사 변동의 추동력을 캐는 거시적 분석틀로 삼으며, 단적으로 조선의 역사 변동은 공론장 구조 변동의 역사라고 주장한다. 갑오 정권에서 대한제국에 이르는 근대 이행기에 조선에서는 공론장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발생했다. 조정 담론장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양반 공론장을 계승한 ‘지식인 공론장’이 형성되었으며, 동학이 기여했던 종교적 평민 공론장이 ‘세속적 평민 공론장’으로 부활했고, 지식인 공론장과 평민 공론장이 상호 연대하고 공명한 것이다.
이러한 공론장은 “특정 계급이 자신의 계급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활용하는 정보와 상품의 유통 영역이자 수단으로서 인쇄 매체, 모임, 토론 단체, 교통망, 그 밖의 유통 기제들을 동원하여 계급적 합의를 창출하고 확장해 나가는 공적 기제의 총체적 네트워크를 지칭한다.” 사적 영역과 대비되는 공공 영역으로서의 공론장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독일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공론장을 국가와 시민 사회를 매개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결집되는 영역이라 정의한다. 그에 따른면 근대 민주주의는 국가와 사회, 개인 간 갈등이 이 공론장에서 진행되는 토론과 그에 따른 합의를 통해 해결되는 정치 체제로, 이런 점에서 공론장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거점이라 할 수 있다. 유신 정치와 광주 사태, 민주화, 압축적 경제 성장, 외환 위기 등 격동의 세월을 거친 한국 사회는 고령화와 최저 출산율, 높은 자살률,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양극화 현상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많은 쟁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뒤엉키는 현실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론 형성 과정이 차단된 채 우리 사회는 갈가리 찢기고 있다. 의사소통의 장을 형성하는 것은 한 개인이 개인적 삶의 영역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의사, 정서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교환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제, 타인의 낯선 생각을 접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은 사회 변혁에서 매우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대화와 토론, 합의를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공론장과 그것에 의해 시민의 출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극단적 경쟁과 갈등으로 소통이 불가능해진 한국 사회에 유효한 시사를 던진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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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역서 『철학과 예술사회학』(1983), 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칼 만하임의 지식사회학 연구』(1983)를 출간한 후, 1984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89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한림대학교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로 재임했고, 199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조교수로 임용되어 학과장과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1998년 스탠퍼드 대학교 방문교수, 2005년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1998년 이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8년부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에 민주화와 노동 문제를 분석한 『한국의 노동 정치와 시장』(1991), 『열린 시장, 닫힌 정치』(1994), 『시장과 복지 정치』(1997), 『한국의 노동 복지』(1996) 등을 펴냈으며, 이후 IMF 초기 외환 위기를 맞은 사회학자의 비통한 심정을 담은 『또 하나의 기적을 향한 짧은 시련』(1998), 한국의 의료 분쟁과 제도적 모순을 분석한 『의사들도 할 말 있었다』(2001)를 출간했고, 노무현 정부의 등장 배경과 통치 양식을 분석한 『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2003)와 『한국,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2006)를 썼다. 한국의 복지 체계를 비교 분석한 『세계화와 복지 국가』(2001)를 편집했고, 복지 정책의 구조적 특성과 결정 요인을 조명한 『복지 국가의 태동: 세계화, 민주화, 그리고 한국의 복지 정치』(2006)를 출간했다. 20세기 한국인의 기원을 밝힌 탄생 3부작 『인민의 탄생』(2011), 『시민의 탄생』(2013), 『국민의 탄생』(2020)을 펴냈다. 그 외 주요 저서로 『나타샤와 자작나무』(2005), 『다시 광장에서』(2006), 『독 안에서 별을 헤다』(2009), 『이분법의 사회를 넘어서』(2012),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2013), 『가 보지 않은 길』(2017), 『혁신의 용광로』(2018) 등과 소설 『강화도』(2017), 『다시, 빛 속으로』(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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