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지는가? 왜 세계의 불평등과 격차는 사라지지 않는가? 지그문트 바우만이 밝히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진실

[계약종료]부수적 피해

지구화 시대의 사회 불평등

원제 Collateral Damage (Social Inequalities in a Global Age)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 옮김 정일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3년 10월 25일 | ISBN 978-89-374-5451-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5x205 · 296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왜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지는가?
왜 세계의 불평등과 격차는 사라지지 않는가?
지그문트 바우만이 밝히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진실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신간 『부수적 피해-지구화 시대의 사회 불평등』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최근 만들어진 미국 군사 용어 ‘부수적 피해’는 군사 활동 시 불가피하게 따르는 민간인 피해를 이르는 말로, 바우만은 이 용어를 확장해 현대 사회 전반을 진단한다. ‘부수적’이라는 말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고의는 아니다’라는 무책임함은 사회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며, 권리와 기회에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을 암묵적으로 가정한다.
오늘날 불평등이라는 사다리의 밑바닥에 자리 잡는 것과, 인간 행동이나 자연재해의 부수적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위험 자체는 중립적이며 그 결과 또한 무작위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위험을 다루는 게임의 주사위는 던지기도 전에 조작된다. 정책 입안자들이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피해자들이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간주해 결과를 단순히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는 ‘부수적’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국가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정보와 자본이 국경을 넘나드는 지구화 시대에 모든 개인은 언제든 부수적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회 불평등의 증가와 부수적 피해 간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그 파괴적인 영향과 대가에 대해 고찰한다.

편집자 리뷰

◆ 65만 이라크 민간인 사상은 불가피한 희생인가?
비정규직 확산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인가?
급증하는 청년 실업은 개인 능력의 문제인가?
현대 사회 불평등의 본질과 참상을 가리는 기만의 용어 ‘부수적 피해’

‘고형성’과 ‘유동성’으로 현대성(modernity)을 개념화하여 현대 사회와 인간의 조건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라는 군사 용어를 빌려 와 오늘날 사회 전반을 직관적이면서도 명쾌하게 분석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공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다. 부수적 피해는 정당한 군사 목표가 아닌 민간의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비의도적 또는 우발적으로 입힌 상해나 손해를 가리킨다.
한국 전쟁 시 노근리 등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이나,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발생한 18만 명의 사상자, 최근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된 65만 명의 민간인 사상자들에 대해 미국은 부수적 피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러한 부수적 피해라는 관점은 오늘날 무력 개입의 세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실업, 비정규직, 해고, 이주 노동자, 빈곤 문제 등을 다룰 때 정치 계급은 이를 개인의 문제로 여긴다. 일반 시민들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부수적 문제 정도로 치부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공동체 및 생태계 파괴와 개인 안전의 위협도 역시 대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부수적 피해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의 각종 활동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의 결과도 공평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을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완전히 쓸려 나간 뉴올리언스 시 제9 구역은 주민의 98퍼센트가 흑인이었고 3분의 1이 빈곤층이었다. “자연재해의 최대 희생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하기 한참 전부터 이미 기성 질서에서 배제된 사람들이었고 현대화의 쓰레기”였다고 바우만은 지적한다. 우리는 자연재해가 무작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회 불평등 구조에서 밑바닥에 위치할수록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연재해가 이들을 찾아다녀서가 아니라, 정치 계급이 사회 정책을 입안할 때 이들 ‘밑바닥 계급’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수적 피해라는 표현은 참으로 일방적이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부수적일지 몰라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삶과 죽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 불평등과 인간 고통의 증가는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부수적 피해는 오늘날 사회 불평등에 관한 가장 핵심적이고 뚜렷한 관점을 제공한다. 불평등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사회적, 문화적 질서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으로서 갖는 가능성, 정체성, 건강 등 우리가 세상에 참여할 수 있는 자산을 한정한다. 이 책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은 점증하는 사회 불평등과 인류의 고통이 ‘부수적’이라는 기만적 용어에 가려져 그 참상과 본질이 희석되지만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파괴력이 큰 문제임을 밝힌다.

◆ 모든 것이 유동적인 불확실한 시대의 진실을 밝히는 사회학적 탐구

이 책의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재까지 6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세계적인 사회학자로, 그의 사회학적 상상력과 탁월한 통찰력은 이미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대한 가장 유력한 사회학적 통찰로서 바우만이 지적하는 현대의 ‘유동성’은 삶의 기준이 소멸하고, 개인 안전을 보장해 주던 국가 기능이 축소되고, 시장의 장악력이 강해지며 개인의 삶이 파편화되는 일련의 현상을 의미한다. 소비 사회와 신자유주의 체제가 도래하면서 여러 사회적 영역에서 인간관계, 조직, 경제, 문화 등을 지탱하던 ‘단단한’ 규범, 자원, 이해관계, 감정 등의 토대가 허물어졌다.
이런 유동하는 현대 세계에서 개인은 온갖 구속과 한계로부터 해방되어 무한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우만은 이런 자유란 차라리 저주에 가깝다고 말한다. 모든 선택에 불가피하게 수반하는 막대한 위험과 고통스러운 불확실성을 이제는 전적으로 개인이 짊어지게 된 것이다. 사회적으로 생산된 문제들에 맞서 싸워야 하는 벅찬 과제도 모두 개인들의 어깨 위에 올려졌다. 게다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 고속 도로’의 네트워크는 개인화 경향을 더욱 강화하며, 사람과 사람을 묶어 주는 유대 관계 자체를 유동적인 것으로 만든다.
바우만은 이 책에서 민주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현대성에서부터 소비주의, 테크놀로지, 프라이버시, 실업, 빈곤, 인종, 도시, 이주, 도덕성, 유대, 악, 그리고 사회학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유동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처한 곤경이라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폭넓은 쟁점들을 해석하는 바우만은 이 책에서 특히 불평등과 부수적 피해 사이의 긴밀한 친화성 및 상호 작용에 접근한다. 빈곤이나 범죄, 실업 등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는 것은 불평등의 사회적 근원을 모호하게 한다. 불평등의 사회적 근원은 오늘날 널리 퍼지고 주입된 소비 지상주의 인생철학과, 가난한 자들에게 열려 있는 삶의 기회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 속에 내재해 있다. 유동적 현대 세계에서, 가난한 자들은 소비주의 사회의 부수적 피해자, 사회 체제의 다른 구성원들이 누리는 권리를 박탈당한 내부의 소외자인 것이다.

◆ 우리는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발명할 수 있을까?
“작은 물 한 방울에서 우주를 보라!”

이 책에는 수많은 통계 지표가 등장한다. 세계 인구의 11퍼센트가 거주하는 49개 최빈국은 전 지구적 생산의 0.5퍼센트만을 가져가며, 이 0.5퍼센트라는 수치는 세계 3대 부자의 소득 합계와 대략 일치한다. 유럽과 미국은 매년 170억 달러를 동물 사료 구입에 사용하는데, 세계 인구를 기아에서 구제하기 위해서는 단지 190억 달러가 필요할 뿐이다. 전 세계 부의 90퍼센트는 세계 인구의 겨우 1퍼센트의 손에 쥐여 있다. 이처럼 통계 자료는 합계, 평균 등으로 제시될 뿐 그 배후의 인과관계는 거의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바우만은 이러한 통계 지표가 상상에는 도움이 되며, 경고를 발하는 구실도 한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우리의 만연한 윤리적 무감각과 도덕적 무관심에 도전할 뿐 아니라, 건전한 삶과 행복은 개인이 자기 힘으로 추구하고 수행해야 하는 자기 지시적 행위라는 생각이 대단히 잘못된 것임을 의심의 여지 없이 보여 준다. ‘이것을 홀로 행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자기 관리와 자기 보호의 목적에 위배되는 치명적 실수다. 타인의 불행과 거리를 두는 한 우리는 이러한 목적에 다가갈 수 없다.”
바우만은 구체적 현실, 사소한 것, 파편에서 세계의 질서, 보편적 문제의식, 총체성을 읽어 내려 한다. 그는 낭만주의 예술가들이 물 한 방울에서 전 우주의 진리를 발견하길 원했듯, 우리가 노력한다면 물방울 속에서 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생활 세계’를 확실히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생활 세계란 개개인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겪는 진짜 세상을 말한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 바우만은 이를 사회학자의 사명으로 설명한다. 영국 작가 E. M. 포스터가 “오직 연결하라.”라고 말했듯, 사회학자에겐 심하게 분열되고 단절된 생활 세계의 이미지들을 다시 연결하고 원상 복구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화는 의견 일치를 목표로 하지 않으며, 다양한 주장들이 좀 더 확장된 규모로 함께 공존하는 형식이다. 상대방을 이기려 하지 않으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대화는 결론이 나서 종결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대화 기예를 숙달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며, 현실에서 실습할 때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숙달과 실습 과정을 진행한다 해도, 대화가 우리 삶을 더 편하게 만든다고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가 더 재미있는 삶을 살고 더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회학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하다.

목차

서문-사회 불평등의 부수적 피해
1 광장에서 시장으로
2 공산주의를 위한 진혼곡
3 유동적 현대에 사회 불평등이 처한 운명
4 이방인은 위험한 존재다?
5 소비주의와 도덕성
6 프라이버시의 위기와 인간 유대
7 운과 개인화된 해결책
8 현대 아테네에서 고대 예루살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다
9 악의 자연사(自然史)
10 우리 가난한 사람들
11 사회학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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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1925년 폴란드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폴란드 사회과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54년부터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나, 1960년대 말 폴란드 정부 주도로 시작된 반유대 캠페인의 여파로 국적을 박탈당한다. 이후 리즈 대학교 사회학 교수로 임용되면서 영국에 정착한다. 1990년 정년퇴직 후 리즈 대학교와 바르샤바 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9년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를 발표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현대 사회의 ‘유동성’을 분석하는 ‘유동하는 현대(Liquid Modern)’ 시리즈를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1992년 유럽 아말피 상, 1998년 아도르노 상을 수상했다. 그 외 저작으로 『근대화의 양면성』, 『탈근대 윤리』,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 『쓰레기가 되는 삶들』, 『모두스 비벤디』,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 등이 있다.

정일준 옮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하버드 대학교 옌칭연구소 방문연구원, 워싱턴 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다. 아주대학교 국제학부 대우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한국 공공사회학의 전망』(공저), 『1960년대 한국의 근대화와 지식인』(공저), 『아메리카나이제이션』(공저), 『탈현대 사회사상의 궤적』(공저), 『갈등하는 동맹』(공저), 『한미관계론』(공저), 『4월 혁명과 한국 민주주의』(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쓰레기가 되는 삶들』, 『미셀 푸코의 권력 이론』, 『자유를 향한 참을 수 없는 열망: 푸코-하버마스 논쟁 재론』, 『상징폭력과 문화재생산』,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자본가 없이 자본주의 만들기』(공역), 『성찰적 근대화』(공역), 『열린 사회주의, 닫힌 사회주의』(공역), 『극단의 예언가들』(공역) 등이 있다.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25일 | 최종 업데이트 2013년 10월 25일

ISBN 978-89-374-5452-3 | 가격 12,600원

왜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지는가?
왜 세계의 불평등과 격차는 사라지지 않는가?
지그문트 바우만이 밝히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진실
‘부수적 피해’는 최근 만들어진 미국 군사 용어로, 군사 활동 시 불가피하게 따르는 민간인 피해를 이른다.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 용어를 확장해 현대 사회 전반을 진단한다. ‘부수적’이라는 말 속에는 도사리고 있는 ‘고의는 아니다’라는 무책임함은 사회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며, 권리와 기회에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을 암묵적으로 가정한다. 위험 자체는 중립적이며 그 결과 또한 무작위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위험을 다루는 게임의 주사위는 던지기도 전에 조작된다. 정책 입안자들이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피해자들이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간주해 결과를 단순히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는 ‘부수적’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국가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정보와 자본이 국경을 넘나드는 지구화 시대에 모든 개인은 언제든 부수적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이 책은 점증하는 사회 불평등과 부수적 피해 간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그 파괴적인 영향과 대가에 대해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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