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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아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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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신현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4년 7월 10일

ISBN: 978-89-374-0724-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4x210 · 120쪽

가격: 10,000원

시리즈: 민음의 시 120

분야 민음의 시 120


책소개

아무것도 아닌 것의 힘을 아는 그의 시편들은, 여성은 존재의 이면이라는 말을 곱씹게 한 다. 이 시들은 그의 인생론이 바로 시론인 것처럼 생생하고, 태아를 넣고 다니는 어미처럼 진 정하다. 참으로 존재의 고통이란 것이 다 써버린 생약 같고 참으로 절실한 것이 끝장난 것 같은 이 무통분만의 시대에 그는 밥 속에 헝그리 정신을 비벼 넣고 싱글 맘으로 희망의 폭동 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의 슬픈 등에 꽃을 피운 이 시집을 우울한 육체 위에 한 땀 한 땀 새 긴 영혼의 자서전이라 말하고 싶다. -천양희(시인)‘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진 지 딱 십 년, 이제 신현림의 시는 쓸쓸함, 외로움, 가난, 아픔, 그런 일상들을 영토로 거느리고 있다. 모두에게 낯익은, 모든 진지한 시인들에게 특히 낯익은 이 일상의 영토는 그러나, 신현림에 의해 매우 참신한 행복으로 전복된다. 세상이 이미 ‘세기말’이 아니듯 그는 ‘세기말의 시인’이 당연히 아니지만, 그의 아님은 범상치 않다. 그는 행복한 쓸쓸함으로 세기말에서 생활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었다. –김정환(시인)


목차

1. 해질녘에 아픈 사람흐느껴라, 노래하라, 타올라라 / 우울한 로맨스 – 접촉 / 우울한 로맨스 – 휘말려다가 /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 해질녘에 아픈 사람 –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나를 더 아프게 해라 / 해질녘에 아픈 사람 – 향수병 / 해질녘에 아픈 사람 – 반달 / 웰빙 아버지 / 나도 모른 너의 슬픔 / 가질 수 없는 건 상처랬죠? / 흐느끼는 키스 / 사랑 / 고맙습니다, 따뜻한 시간 되세요 / 정선의 황혼 아리랑 / 아무것도 아니었지 / 정들 네게 이 노래 띄운다 / 당신도 꿈에서 살지 않나요? / 어디에도 없는 사람 / 꿈꾸기엔 늦지 않아2. 싱글 맘혼자가 되면 / 달콤한 육체 / 헝그리 정신 / 싱글 맘 – 술 마시고 간다 / 싱글 맘 – 술이 쏟아지는 샤워기처럼 / 싱글 맘 – 엄마는 너를 업고 자전거 탄단다 / 싱글 맘 – 원더풀 마이 라이프 / 싱글 맘 – 스텝 패밀리를 생각한 아침 / 측은지심 운우지정 / 낙태 / 창 너무 신생아실 / 그해, 네 마음의 겨울 자동차 / 여자의 집으로 가는 길 / 부엌 / 순정 만화에 중독되겠네 / 사랑이 올 때3. 우울한 육체의 시굿 나잇 수음 / 우울한 육체의 시 – 생각이 많은 몸 / 우울한 육체의 시 – 고통 받는 모든 인간은 고기다 / 우울한 육체의 시 – 비누 구름 / 비디오 여자 / 디카로 찍은 거리 사진 / 아이스크림 언덕 / 젖가슴 / 해질녘에 아픈 사람 – 보행 명상 / 기꺼이 하는 일엔 행운이 따르죠4. 한잔의 서울한잔의 서울을 들이마시오 / 잠시 정전된 을지로 지하 / 눈 오는 카페 / 황사 바람 부는 날 / 청계천에서 멈춰서다 / 즐거운 지하철 / 인형 천국, 게임 천국, 취중 천굴 / 지금 하고픈 말은 죄다 인용문 속에 있었다 / 동대문이랑 서랍장 / 곳곳에 쓰레기 장송곡이 / 죽음은 양파 껍질 같아서 / 록카페의 흐린 불빛 속에서 5. 너는 약해도 강하다이사 /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서른아홉, 나는 무얼 찾지? /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 평화의 빵 나무를 위하여 / 해질녘에 아픈 사람 – 사랑의 인사 / 사랑은 변하여도 사랑이다 / 너는 약해도 강하다


편집자 리뷰

신현림의 새 시집 『해질녘에 아픈 사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96년 『세기말 블루스』 이후 8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시집이다. 그동안 번역, 칼럼, 에세이, 기행문 등 다방면에서 외도를 해 오던 작가가 시인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다. 도발적, 파격적이고 허무주의적, 비관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었던 전작과 비교할 때, 이번 시집은 여전히 세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한층 더 성숙된, 관조적인 시선을 보여 준다. 또 전작에 이은 쓸쓸함, 우울함, 헛헛함이라는 기조는 시인이 직접 찍은 스냅 사진들에 의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낯익은 일상의 전복우울함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일상이다. 그렇게 낯익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게 낯익은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쓸쓸하다’고 외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인은 이렇게 누구나가 가진 쓸쓸함이라는 일상 속에서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일상 속의 환상, 어쩌면 시인의 백일몽이라고 봐도 좋을 이미지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생경하고도 낯설게 다가온다. 창밖을 지나가는 술 취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비명 소리처럼 날카롭게 울리\”고, 매연은 “끈끈한 갈색 시럽처럼” 얼굴에 달라붙고, “무언가 내 뒤를 쫓아오는” 기분이 들어 돌아보니 그건 “내 그림자”였다. 이런 시들을 통해 시인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막연한 불안감, 고독, 소외감을 표현하고 있다. 「즐거운 지하철」에서는 즐거운 책 읽기로 시작되었던 ‘지하철 타기’라는 평범한 일상이 “피처럼 흘러가고 흘러오는 사람들”에 의해 방해 받고, 결국 아이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 시에서 시인은 흔히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닌, 마치 무생물 같은 ‘인간 군집’이라는 개체로 인해 느끼는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우울한 육체 위에 새긴 영혼의 자서전전작에서 「나의 이십대」라는 시를 통해 우리가 엿보았던 시인의 20대는 치열하고, 고통스럽고, 분노로 가득 찬 시기였다. 8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30대를 살아 낸 ‘여자’로서의 시인이다. 여자로서 30대를 살아 낸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결혼해서 가족을 이룬다는 것, 어머니가 된다는 것, 늙어 가기 시작한다는 것. 그리고 이들 모두는 육체와 관계가 있기에, 여자에게 있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육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른에서 마흔, 마흔에서 쉰 살의 몸늙어가는 몸을 추하다고 생각지 마오단지 서러울 뿐서럽게 익어가며 스러지는사람의 육체는 얼마나 아름답소(중략)여자의 몸보다 사람의 몸이길 바라는 내가 있소무서운 속도로 흘러가는 세월에 대해동전의 양면처럼 붙은 고통과 열정에 대해―「우울한 육체의 시 – 생각이 많은 몸」 중에서시인은 그래서 “우울한 육체”에 관해 노래한다. 육체가 늙는다는 것은 슬프긴 하지만 결코 추한 것은 아니라고. 이젠 여자의 몸이기보다 사람의 몸이고 싶다고. “지겨운 고통은 어서 꺼지라”고 외쳤던 전작과 달리 고통도 감싸 안을 정도로 성숙해진 시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싱글 맘,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다시인은 성숙해졌다. 그리고 삶의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그러나 시인은 지루한 일상에 압사되어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헤어지는 게 힘들어서/ 계속 살다 남은 생의 실타래가 엉키는 건 싫”어서 “인연의 종이배를 강에 띄워버”리고 혼자가 되면 “내일을 제대로 클릭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가혹한 세월에 축배잊어도 기억나도 서글픈 옛 시절에 축배지루하고 위험한 별거 생활에 건배지치게 하는 것과 끊지 못하는어정쩡한 자신이 몹시 싫은 날할 수 있는 건 갈 데까지 가보는 거피 토하듯 붉게 울어보는 거또 다른 삶을 그리워하다거미처럼 새까맣게 타서 죽어가는 거―「어디에도 없는 사람」 중에서시인은 어머니가 되었다고 세상과 타협할 생각은 없다. ‘싱글 맘’이라는 힘든 길을 택한 이상 시인은 더욱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 때문만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더더욱. 그래서 시인은 “배터리가 다 될 때까지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기로 한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생존의 알람 시계가 절박하게 울어도 꿰뚫고 갈 것”이다. *신현림 경기도 의왕에서 태어나 아주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상명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사진학과 순수 사진을 전공했다. 시집으로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와 『세기말 블루스』가 있다. 그밖에 영상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과 『희망의 누드』, 『슬픔도 오리지널이 있다』, 사진 에세이 『빵은 유쾌하다』와 『신현림의 굿모닝 레터』, 현대 미술 에세이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박물관 기행 산문집 『시간창고로 가는 길』, 시 모음집 『당신이라는 시』 등이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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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

경기도 의왕에서 태어나 아주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상명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사진학과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치유 성장 에세이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사진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  미술 에세이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박물관 기행 산문집 『시간 창고로 가는 길』,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역서 『러브 댓 독』, 『비밀 엽서』 , 『포스트잇 라이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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