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10시에 배달되는 햇살

원희석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2월 20일 | ISBN 978-89-374-0675-1

패키지 반양장 · 124쪽 | 가격 4,500원

책소개

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뒤 98년 타계한 저자의 시집. 별이 꽃이 되거나 사랑이 나비가 되는 것은 너에 게 하지 못한 말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노래한 그리움의 싹 외 위험한 측근 인간만 자라지 않는다 등 60여 편의 시를 묶었다. 월월붕붕이라는 집 달 월자 여섯 개만 쓰면 집 이름이 된다고 낄낄거리던….. 월롱산 아래 달이 뜨면 달이 여덟 개나 된다고…… 문학 청년의 객기와 열정이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영원히 유지되는 특별한 정서를 가진 이가 원희석이었다 그가 벌써 <스스로 잊혀지는 길>로 건너갔다 그가 사는 것이 월롱이었나 싶다 명복이라, 적멸이라, 모든 언표가 월롱이다 어찌 지워지지 않아서 담아둘 것인가 모두 사라지자.

편집자 리뷰

어떻게 잊는가? 하는 것은 풍찬노숙 삶의 지뢰밭을 어떻게 지나가 버릴 수 있는가?와 마찬가지로 난해하다. 아예 잊어버릴 거리조차 만들지 않는 것이 상책일 터이지만 맺히는 것이 인연인데 그 결정의 밭을 피해갈 수는 없다. 피해 가기는커녕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기어이 사람을 찾아간다. 사연을 만들고 드디어는 도저히 피해 나갈 수 없는 인연의 갈고리를 만들고야 만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매일 만나는 것이 사람이지만, 일생일대의 실수들은 모두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어떻게 잊을 것인가? 그 법원리 길가의 아가씨집들과 금촌 읍내의 지하 술집들과 탁구장, 인사동의 밤거리를, 월월붕붕의 난장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월월붕붕이라는 집. 달 월(月)자 여섯 개만 쓰면 집 이름이 된다고 낄낄거리던…… 월롱산 아래 달이 뜨면 달이 여덟 개나 된다고…… 원희석 시인이 금촌 월롱산 아래 폐허가 된 자그마한 집을 얻어 손수 고친 집이다. 집 앞에 제법 너른 과수원을 끼고 있고, 오래된 모과나무들이 집을 둘러싸고 있어서 집 아래까지 다가가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세상의 시선에서 잘 가려져 있는 집니다. 금촌으로 건너오라는 (우리집에서 금촌까지는 정말 건너갈 만한 거리다) 전갈을 받자옵고, 그 폐허의 집으로 갔었다. 척 보기에도 산자락 한가운데 자리잡은 풍광 좋은 한처였다. 그 겨울 내내 그는 우물을 판다, 지붕을 고친다, 보일러를 놓는다며 수선을 떨더니 다음해 그리로 이사해 들어갔다. 월롱산 아래 그 <요사채>는 일당들의 파난처요, 양산박의 득음처, 최소한 70년대적 정서가 주류를 이루는 <복고의 모임처>가 되었다. 특별히 달이라도 뜬다면 그 풍월은 주인장의 풍류와 함께 가히 <임자의 뜻에 따르는 처소>가 되기도 했다. 그는 그곳을 만들어놓고 <월월붕붕>일대를 <외롭고 힘든 문인들을 위한 피난처>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발표했다. 우하하하…… 원희석…… 어찌 됐건 그의 이런 풍은 그곳이 <월롱>이어서 충분히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 그는 최소한 내가 확신키로는 정말 그 일을 벌이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그것뿐이랴, 그의 계획은 어디까지 뻗치는지…… 문학 청년의 객기와 열정이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영원히 유지되는 특별한 정서를 가진 이가 원희석 시인이었다.

목차

그리움의 싹 | 위험한 측근 | 하늘 편지 | 서울 묘지 | 화살나무는 왜 새가 되려 하는가? | 임진강 | 인간만 자라지 않는다 | 대나무는 단풍이 들지 않는다 | 인도로 가는 길 | 산머루꽃 | 24명의 도적 | 쇠기러기는 울며서 그쪽으로 날아간다 | 바늘구멍 앞의 타조 | 진흙의 집 | 원숭이는 자꾸 기어오른다 | 낮게 나는 새가 자세히 본다 | 하얀 땀, 검은 타르의 길 | 오전 10시에 배달되는 햇살 | 낡은 구두 | 한 짝 | 검은 악보 | 나무 전봇대야, 울지 마 | 놀이터 그늘에서 그네를 타는 어른들 | 널빤지들은 톱질을 기다린다 | 가을 섬 | 늙은 자전거도 체인을 감고 산다 | 비둘기 발목은 빨갛다 | 콩 | 들꽃들은 즐겁게 꽃을 피운다 | 신기료장수 | 바다는 너무 넓지만 돌멍게들의 체온으로 데울 수 있다 | 달빛 어둠에 앉아 | 금촌 아구탕집 | 주머니 | 수박씨와 파리 | 소방차가 없는 유리 도시 | 닭은 쉴새없이 머리 흔든다 | 한 근의 무게 | 모두 죽었다 | 숲은 청년의 가슴에 있다 | 길 | 별 | 다리 | 지렁이와 등뼈동물 | 들어라 정치인들아 | 메 | 우리 집 굴뚝 | 가을 여자 | 상지석리로 가는 길 | 느낌의 살(肉) | 부적 | 껌정뿐인 나라 | 구멍 속의 나라 | 장의사와 복덕방 | 아파치 요새의 추장을 어항 속에 가두면 죽는다 | 명사수의 비껴 쏘기 | 무혈점령 | 나무못 ▧ 발문 ▧ 잊는 법 / 배문성

작가 소개

원희석

시인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파주에서 성장했다. 가정 형편상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1979년 한국일보사 편집부에 입사하게 된다. 신문사에 자리를 잡으면서 방송통신대에 입학하여 학업을 ㅇ어갔다. 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기부터이다. 그리고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한 1987년, 「문학사상」에 등단함으로써 시단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등단한 해에 첫 시집 <물이 옷 벗는 로리>를 출간하고, 1990년에는 대한민국문학상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1990년 신문사를 그만두고 파주로 내려와 「파주저널」을 창간했다. 1995년에는 지방의회 선거에 출마하여 낙선했고, 1996년에는 파주예총 지부장으로 선임되었다. 그 즈음 파주 월롱산 아래 ‘월월붕붕’이라는 모임처를 만들어 시인 묵객이면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하였다. 1998년 파주를 강타한 수마로 며칠 동안 취재를 하느라 밤을 새우다 갑자기 쓰러졌다.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 1999년 배문성 시인이 주관하여 유고시집 <오전 10시에 배달되는 햇살>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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