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신세대 문학

1990년 이후 독일 문학계의 지형 변화

노영돈, 류신, 박희경, 배기정, 이영기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3년 4월 26일 | ISBN 978-89-374-8728-6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20쪽 | 가격 20,000원

책소개

‘독일 문학’ 하면 괴테, 실러,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귄터 그라스 등 몇몇 이름들이 떠오른다. 이때 우리는 어둡고 관념적이며 인간과 세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무거운’ 독일 문학을 생각한다. 하지만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대 작가들은 이러한 독일 문학의 전통에 반기를 들고 경쾌하고 ‘가벼운’ 글쓰기를 실험하며 독일 문학의 지형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문학성과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적, 상업적 성공을 구가하는 이들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사례는 문학의 위기가 거론되는 현시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학을 추구하는가? 이들의 문학이 기존 독일 문학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들의 문학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독일 신세대 문학』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면서 독일 문학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더 나아가 21세기 문학이 나아갈 길을 밝힌다.

편집자 리뷰

▶ 독일 신세대 문학, 무엇이 새로운가?

1945 년 이후 독일 문학은 과거사의 족쇄에 매여 있었다. 나치 독재와 유대인 학살이라는 어두운 과거 때문에 독일 작가들은 과거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글을 써야 했다. 또한 2차 세계 대전 후 수십 년간 이어 온 동서독 분단은 독일 작가들이 작품에서 정치적, 역사적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괴테 시대 이래로 독일 문학을 지배했던 계몽주의적 교양의 전통, 작가라면 지식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며 대중을 계몽하고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는 독일의 전통적인 작가상 등도 독일 문학의 무겁고 진중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1990년 독일 통일 후 등장한 독일 신세대 작가들은 자신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와 달리 과거사에서 자유로우며, 문학이 계몽과 교양에서 벗어나 재미와 대중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대중문화와 대중 매체의 요소를 문학에 받아들이고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학적 엄숙함에서 거리를 둔다.

"세계의 독자들은 독일 문학 하면 무거움과 진지함이란 단어만 떠올려 왔다. 나는 그런 독일 문학이 지겹다. (……) 나는 새로운 문학을 할 권리가 있다."
- 다니엘 켈만

독일 신세대 작가들은 다양한 글쓰기 실험으로 새로운 문학의 모습을 보여 준다. 신화, 전설, 동화 등 전통적 장르뿐 아니라 영화, 텔레비전, 만화, 게임 등 현대 매체의 모티프와 구조를 문학에 차용하고 서로 혼합하여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현실 세계와 꿈과 환상의 세계를 뒤섞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작품에 희화와 유머를 끌어들여 동서독 분단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기도 한다.

21세기 '젊은' 독일 문학이 '가볍게' 질주하고 있다. 관념적이고 난해하며 근엄했던 독일 문학의 전통과 결별한 신세대 작가들이 재미있고 가벼우며 쿨한 문학으로 독일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성공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이들의 문학은 현시대가 안고 있는 ‘무거운’ 문제의식을 ‘가벼운’ 글쓰기 전략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난해하고 지루한 독일 문학 전통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이해된다. 또한 본격 문학과 대중 문학의 이분법을 파기하는 신세대 작가들의 문학은 독일 문학의 지형을 급격히 바꾸고 있으며, 독일 문예학계에서 도발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목을 요한다.
- 본문 중에서

관념적이고 엄숙한 문학 전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적 기법을 보여 주는 문학, 경쾌하게 질주하면서도 무거운 문제의식과 성찰을 담은 문학,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시대에 발맞춰 미래의 길을 모색하는 문학. 이것이 바로 독일 신세대 문학이다.

 

▶ 개성 있는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각인각색 문학 세계

이 책은 1부 ‘형세와 동향’, 2부 ‘소설과 전위’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독일 신세대 문학의 경향을 조망한 글 네 편을 묶었다. 각기 다른 문학 세계를 보여 주는 작가들을 몇 그룹으로 묶어 분석하고 이들의 문학에 나타나는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동독 시절을 다시 돌아보고 독일 통일 후 옛 동독 주민의 삶을 그리는 포스트 동독 문학, 자본주의가 낳은 물질적 풍요와 대중문화 속에서 삶의 스타일 또한 문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팝문학, 섬세한 감수성과 대담한 상상력으로 독일 문단에 새바람을 일으킨 여성 작가들의 문학, 이주민 2, 3세대 작가들의 낯설고 신선한 시각이 두드러지는 이주자 문학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학이 모여 오늘날 독일 문학의 풍경을 이룬다.

2부에서는 잉고 슐체, 다니엘 켈만, 유디트 헤르만,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토마스 브루시히 등 독일 신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문제작 총 열 편을 모아 분석함으로써 1990년 이후 독일 문학의 시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양상을 살펴본다. 1부에서 독일 신세대 문학의 전체적인 지형을 조망할 수 있다면, 2부에서는 개별 작품들을 사례로 문학의 새로운  경향들이 실제 어떻게 나타나는지 하나하나 짚어 보는 가운데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독특한 개성과 문학관을 엿볼 수 있다.

 

▶ 독일 문학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21세기 문학의 미래를 밝힌다

독일 신세대 작가들에 대한 독일 비평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에 문학적 진정성이 없으며 이들이 대중적, 상업적 성공에 매몰되었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신세대 문학이 변화한 시대와 독자에 맞춰 진화한 문학이며 전통적 규범과 기준을 넘어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항변한다. 분명한 점은, 이들 작가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사례는 문학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대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문학계에도 여러 가지를 시사해 준다.

지금까지 1990년대, 2000년대 독일 문학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수업이나 강의에서는 이른바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관념적이고 진중한 독일 문학 작품들이 주로 다루어졌다. 『독일 신세대 문학』을 통해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지닌, 최전선의 독일 문학을 살펴보고 21세기 문학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5

 

 

1부 형세와 동향   23

 

무질서하게 융기한 고원의 풍경 – 통일 이후 독일 문학계의 지형변화 (류신)   25

 

독일 신세대 문학의 글쓰기 전략 (노영돈 ․ 류신)  57

 

트라반트 세대의 멜랑콜리 – 동독에 대한 문학적 기억의 방식들 (박희경)   71

 

키비 보이의 팝문학과 문화상품화 전략 (노영돈)   93

 

 

2부 소설과 전위   119

 

카렌 두베   121

물의 제국 – 카렌 두베, 『폭우』 (류신)   123

혼종과 변용의 서사 – 카렌 두베, 『납치된 공주』 (배기정)   156

 

유디트 헤르만   179

현실과 몽환의 경계 – 유디트 헤르만, 『여름 별장, 그 후』 (이영기)   181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199

팝모던 댄디의 스타일링 –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파저란트』(박희경)   201

 

벤야민 폰 슈투크라트바레   223

Cool & Dry – 벤야민 폰 슈투크라트바레, 『솔로 앨범』 (노영돈)   225

 

마르셀 바이어   251

소리의 제국 – 마르셀 바이어, 『박쥐』 (류신)   253

 

다니엘 켈만   281

독일 문명 비판 – 다니엘 켈만, 『세계를 재다』 (배기정)   283

 

토마스 브루시히   305

카니발적 웃음 – 토마스 브루시히, 『우리 같은 영웅들』 (박희경)   307

 

예니 에르펜베크   329

역사에 대한 알레고리로서의 몸 – 예니 에르펜베크, 『늙은 아이 이야기』 (노영돈)   331

 

잉고 슐체   351

물방울 속 역사 – 잉고 슐체, 『심플 스토리』 (류신)   353

 

 

주  371

작가 소개

노영돈

독일 카셀 대학교에서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자연주의 희곡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독일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독일 문제작 탐구』, 『문학, 사이의 존재』, 『현대문화 이해의 키워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루이제 린저 단편선』, 크리스토프 하인의 『아큐정전』이 있다.

류신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브레멘 대학교에서 현대 독일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문학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독일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다성의 시학』(2002), 『수집가의 멜랑콜리』(2010), 『장벽 위의 음유시인 볼프 비어만』(2011),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2013), 공저로 『통일 독일의 문화 변동』(2009), 『독일 신세대 문학』(2013)이 있다.

박희경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18세기 여성문학 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국문학번역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여성의 몸 – 시각, 쟁점, 역사』, 『나의 통일 이야기』, 『머릿속의 장벽』, 『통일 독일의 문화 변동』, 옮긴 책으로 『문학은 아직도 고혹한 피의 작업, 『세대연구』(근간)가 있다.

배기정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머릿속의 장벽』(공저), 『변화를 통한 접근』(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망가진 시대 – 에리히 케스트너의 삶과 문학』, 『미학연습』(공역) 등이 있다.

이영기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에서 독일 낭만주의 문학과 프리드리히 횔덜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3년 5월 3일 | 최종 업데이트 2013년 5월 3일

ISBN 978-89-374-8729-3 | 가격 14,000원

한국 독문학계의 최전선에 선 학자들,

연구실과 강의실의 울타리를 넘어 오늘날 젊은 독일 문학을 해부하고

21세기 우리 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독일 문학’ 하면 괴테, 실러,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귄터 그라스 등 몇몇 이름들이 떠오른다. 이때 우리는 어둡고 관념적이며 인간과 세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무거운’ 독일 문학을 생각한다. 하지만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대 작가들은 이러한 독일 문학의 전통에 반기를 들고 경쾌하고 ‘가벼운’ 글쓰기를 실험하며 독일 문학의 지형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문학성과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적, 상업적 성공을 구가하는 이들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사례는 문학의 위기가 거론되는 현시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학을 추구하는가? 이들의 문학이 기존 독일 문학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들의 문학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독일 신세대 문학』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면서 독일 문학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더 나아가 21세기 문학이 나아갈 길을 밝힌다.

독자 리뷰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