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소나타 1987

강유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5년 10월 15일 | ISBN 89-374-8075-1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5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6 우수문학도서 선정“그래도 유토피아는 단검(短劍)처럼 인류의 가슴에 박혀 있다.”끊임없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인간의 갈망, 그리고 현실의 괴리와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개인과 한국인의 처절한 현대사를 그린 소설 <피아노 소나타 1987>은 재독(在獨) 작가 강유일이 같은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통일 이후를 지켜보며 한국의 분단 현실을 재구성한 소설로서, 독일에서 동시 출간되었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낭독되었다. 지상낙원의 문을 여는 황금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던 당은 그들의 혁명전사들에게 살육(殺戮)의 기술을 가르쳤다. 당과 혁명전사의 처절한 공범 관계는 그렇게 시작된다. 한 혁명 전사가 시한폭탄 한 덩이를 들고 섰던 바로 그 절망의 지점, 그곳에서 탄생한 것이 이 소설 <피아노 소나타 1987>이다.

편집자 리뷰

★★ 동독 멸망 현장의 목격자로 살아 온 작가 강유일의 라이프치히 삶의 소산
강유일은 라이프치히 대학교를 모교로 삼은 이후 “독일 통일과 동독 공화국의 멸망이라는, 40년의 거대한 ‘에포스(서사시)’의 목격자”로 살아간다. 그리하여 이제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모국의 현실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 곳곳에 버티고 서 있던 동독의 성자(聖者)였던 카를 마르크스 동상은 무대 세트처럼 철거되고 동독인민공화국이라는 40년의 축제극 휘장은 그렇게 내려진다. 통일 후 몇 년이 지난 거리에는 그때까지도 유명한 공산혁명가들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로자 룩셈부르크 거리, 칼립 크네히트 거리, 아우구스트 베벨 거리, 클라라 체트킨 공원…. 그래도 카를 마르크스 광장만은 너무 노골적이었는지 아우구스투스 광장이라는 순진한 이름으로 막 바뀐 후였다. 동독 건국 후 카를마르크스 대학으로 불리다가 통일 후 다시 라이프치히 대학이라는 제 이름을 되찾은 캠퍼스 본관 위에는 너무도 거대해서 그때까지도 철거하지 못한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의 부조(浮彫) 한 점이 걸려 있었다. 동독 공화국 절정 때, 600년 된 눈부신 고딕 대학 교회를 가차 없이 폭탄으로 파괴해 버린 뒤 기세등등하게 세웠던 이 마르크스 부조의 조각가 청년은 이미 늙어 중풍에 걸려 있었다. 그 조각 전면에는 마르크스와 함께 민중들을 유토피아로 인도하는 아름다운 성처녀 한 사람이 부조되어 있다. 그 성처녀의 모델은 당시 라이프치히 최고의 미녀였다는 그 조각가의 약혼자였다. 그녀는 동독의 상황에 절망하여 서독으로 탈출을 꿈꾸다 좌절하고 자살했다. 나는 그렇게 40년간 유토피아라는 광기 어린 고열을 앓았던 도시가 흘리는 식은땀을 본다. -<저자의 말> ★★ 한국의 분단 현실의 아픈 상처를 문학적ㆍ철학적으로 재구성한 소설
작가는 “독일어권 최고의 작가가 되겠다고 벼르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들과 함께 강의실과 인간 운명의 현장들(감옥, 정신병원, 법정, 검시실 등)의 문짝을 밀고 그곳을 드나들면서” 한 인간에게 유토피아는 과연 무엇인지를 묻게 된다. 저자는 이 소설을 위해, 폭약, 정신병, 범죄 심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연구하며 리얼리즘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이 소설의 모티브는 한국의 분단 현실의 부조리를 대변하는 KAL858 폭파 사건이다. 한세류는 북한의 동유럽 스파이다. 그는 자유주의 국가 국민으로서 동유럽에 최초로 초청받은 한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누항의 공연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편 88올림픽 이후 동유럽 동맹국들을 남한에 빼앗기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 북한이 한세류를 혁명 전사로 파견한다. 한세류는 시한폭탄으로 한국의 민간 여객기를 폭파하여 115명이 사망하게 된다.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세월이 흘러 한세류는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안누항이며, 그 사고로 그녀의 오른팔이 잘려 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힌 북한은 안누항을 초대하고, 그녀의 피아노 왼손협주곡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공허함이 울려 퍼진다. ★★ 유토피아라는 이름의 고열(高熱)
“지상낙원, 그 유토피아의 문을 여는 황금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던 당(黨).” 당은 그렇게 해서 동독 인민의 종교가 되었었다. 그러나 인민을 이끌고 유토피아에 도착하겠다던 당은 언제부터인가 문득 인민들의 편지를 검열했고, 전화를 도청했고, 이웃을 탐지했고, 가택을 수색했다. 공화국 말년, 동독은 국가 부채 지불 불능 상태였고 희망도, 유토피아도 지불 불능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 소설 속에서는 “억압과 살인이 없는 내일의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여기에서 살인을 해야만 하는가.”라고 묻는 카뮈의 독백, “이데올로기는 유토피아로 가는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의 종착역은 지배이다.”라고 갈파한 아도르노의 예언, “인간은 유토피아를 계획하는 동물이다. 우리는 앞뒤를 바라보며 현존하지 않는 것을 갈망한다.”라고 단언한 플라톤의 웅변, 그리고 동독 말년에 “관청에서 빌려준 집에서, 그대들처럼, 나는 배 터져라 먹고 있네, 사료(飼料)를!”이라고 외쳤던 폴커 브라운의 비명이 어깨를 부딪치며 교차한다. 중세 원탁의 기사들이 찾아 나섰던 그 황홀한 성배(聖杯), 그것이 20세기 시민에게는 유토피아였을까? 블로흐의 말대로 유토피아는 “아직 의식되지 않은 그 무엇, 아직 승차하지 않은 열차의 시간표처럼 열려 있는 경향(傾向)”일까? 정말이지 이 지상에는 도살(屠殺)이 관계되지 않은 순결한 낙원, 순결한 유토피아란 죽어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저자의 말」
【재독(在獨) 작가 강유일】
강유일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 독일문학연구소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산문, 희곡, 뉴미디어를 전공했다. 2001년부터 라이프치히 대학교 독일문학연구소에서 문학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1976년 <경향신문> 장편소설 공모에 <배우 수업>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소설 <백기>, <발프르기스의 밤>, <빈자의 나무>, <예언자의 새>, <들의 고독> 등 19권과 수필집 <날이 새면 집 지으리라>, <로뎀 나무 아래서> 등 모두 3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독일어 논문으로 <동서양 문학 속에서의 자살의 해부>, <중국 신화와 그리스 신화 속에서의 창조신화의 비교>, <유럽과 동아시아 문학 속에서의 테러리즘 비교> 등 여러 편이 있고, 옮긴 책으로 한스 울리히 트라이헬의 소설 <실종자>가 있다.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교수 낭독회”의 정규 낭독자다.

목차

피아노 소나타 1987저자의 말감사의 말

작가 소개

강유일

강유일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 독일문학연구소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산문, 희곡, 뉴미디어를 전공했다. 2001년부터 라이프치히 대학교 독일문학연구소에서 문학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1976년 <경향신문> 장편소설 공모에 <배우 수업>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소설 <백기>, <발프르기스의 밤>, <빈자의 나무>, <예언자의 새>, <들의 고독> 등 19권과 수필집 <날이 새면 집 지으리라>, <로뎀 나무 아래서> 등 모두 3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독일어 논문으로 <동서양 문학 속에서의 자살의 해부>, <중국 신화와 그리스 신화 속에서의 창조신화의 비교>, <유럽과 동아시아 문학 속에서의 테러리즘 비교> 등 여러 편이 있고, 옮긴 책으로 한스 울리히 트라이헬의 소설 <실종자>가 있다.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교수 낭독회”의 정규 낭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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