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눈 1


첨부파일


서지 정보

원제 KAR

오르한 파묵 | 옮김 이난아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5년 5월 20일

ISBN: 978-89-374-8066-9

패키지: 양장 · 국판 148x210mm · 328쪽

가격: 16,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내 이름은 빨강>의 작가 오르한 파묵의 <눈>이 출간됐다. 정치적인 이유로 독일로 망명했던 시인 ‘카’는 어머니의 부음을 받고 12년만에 고향 터키로 돌아온다. 카는 터키 동북부 국경 지역의 카르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녀들의 연쇄 자살 사건과 시장 선거를 취재하라는 임무를 받고 그곳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마을 사람들과 경찰청장, 신문사 소장, 시장 후보, 쿠르드인 교주, 이슬람 신학생, 지명 수배된 테러리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작가의 오랫동안의 관심사였던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의 충돌과 갈등이라는 주제는 <눈>에서 보다 진화한 형태로 나타난다. <눈>의 섬세한 내러티브를 이끄는 주체는 카이지만, 그가 남긴 비망록, 서신과 대화를 통해 카의 행적을 추적하고 전체 이야기를 짜 맞추는 작중 화자는 소설가이자 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오르한 파묵이다. 게다가 갈등 구조가 일관성없이 변화무쌍하다. 현재의 당면한 역사를 고민하면서 써 내려간 흔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문명 간의 갈들과 현재의 터키가 안고 있는 종교적·정치적·사회적 딜레마들을 문학적으로 완벽하게 재구성해 놓았다. 동시에 예술과 인생의 본질을 탐색한다. 2004년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목차

1.카르스를 향하여 2.외떨어진 마을들 3.가난과 역사 4.카와 이펙, 예니 하얏 제과점에서 5.살인자와 피살자 사이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 6.무흐타르의 슬픈 이야기 7.지구당 사무실, 경찰서 그리고 다시 거리에서 8.라지베르트와 뤼스템의 이야기 9.자살하고 싶지 않은 불신자 10.눈 그리고 행복 11.카, 교주 사데띤 에펜디와 함께 12.네 집의 슬픈 이야기 13.눈 속에서 카디페와의 산책 14.저녁 식탁에서 나눈, 사랑과 히잡 그리고 자살에 관한 대화 15.밀렛 극장에서 16.네집이 본 풍경과 카의 시 17.히잡을 불태운 소녀에 대한 연극 18.무대에서의 혁명 19.혁명의 밤 20.밤 그리고 아침 21.카, 춥고 끔찍한 방에서 22.수나이 자임의 군대 경력과 연극 경력 23.수나이와 함게 사령부에서 24.육각형 눈송이 25.카와 카디페, 호텔 방에서


편집자 리뷰

사흘 낮, 사흘 밤, 눈 속에 갇힌 카르스에서 일어난 일정치 사건에 얽혀 들어 독일로 망명했던 과거의 반정부 운동가이자 시인 ‘카(Ka)’는 어머니의 부음을 받고 12년만에 고향 이스탄불로 돌아온다. 터키 동북부 국경 지역의 카르스(Kars)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녀들의 연쇄 자살 사건과 시장 선거를 취재하라는 임무를 받고 폭설(Kar)을 헤치며 그곳에 도착한 카는, 마을 사람들과 경찰청장, 신문사 소장, 시장 후보, 쿠르드인 교주, 이슬람 신학고등학교 학생, 지명 수배된 테러리스트 등을 만난다. 한편 그가 카르스에 가기로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중요한 계기인 옛사랑 이펙과의 재회 이후 자신이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카의 눈앞에서, 교내 ‘히잡’ 착용을 금해 한 여학생을 자살로 몰아넣은 교육원장이 살해된다. 자신 앞에 닥쳐오는 낯선 사태들을 카가 미처 납득하기도 전, 눈 덮인 카르스 밤하늘에 총성이 울리고 쿠데타가 일어난다.망상에 빠진 저명한 연극배우 수나이 자임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쿠르드인들을 쓸어 버리려고 일으킨 군사 쿠데타는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카르스의 모두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 과정에 테러리스트 라지베르트와 정부 측 스파이 Z. 데미르콜, 경찰과 언론, 히잡을 쓴 소녀들의 리더이자 이펙의 여동생인 카디페가 끼어들어 소설은 한층 복잡하고 풍성한 결을 이룬다. 케말주의자도 이슬람 원리주의자도 아니고 카르스인도 아닌 무신론자 카는 국외자라는 그 이유 때문에 카르스에서의 쿠데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개입하게 되고, 카의 사랑과 쿠데타, 카르스 모두의 행방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이야기의 힘’―내러티브와 플롯이 주는 매혹오랫동안 파묵의 관심사였던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의 충돌과 갈등이라는 주제는 『눈』에서 보다 진화한 형태로 나타난다. 여기에는 현대화를 지향하는 케말주의자(우파)와 그에 저항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좌파)가 있고, 히잡을 벗느니 자살을 택하는 여학생들과 교칙을 고수하려는 학교가 있다. 서양의 모더니즘 시를 찬양하는 사람이 있고 그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며, 카르스의 가난한 현지인들과 대도시 이스탄불의 부르주아, 신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테러리스트와 경찰, 군부와 언론, 쿠데타 세력과 민중, 사랑에 빠진 남과 여가 있다. 이처럼 『눈』의 갈등 구조는 몇 개의 수식으로 정리되지 않을 만큼 까다롭고 변화무쌍하다. 앞에서 말한 대립항들은 서로 대응하지 않으며 일관되지도 않는다. 케말주의자라고 해서 무신론자인 것은 아니고, 누구도 누구의 편이 아니다. 등장인물 각각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히잡을 쓰고 벗으며, 쿠데타를 반기거나 꺼린다. 뿐만 아니라 쿠데타의 주모자인 수나이의 본업은 (역설적이게도) 예술가이다. 파묵은 이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와 심리 묘사를 통해 인간사의 복잡한 단면을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그려 나간다.이는 남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카는 이펙을 사랑하지만 카디페에게도 매력을 느끼고, 이펙은 카에게 끌리면서도 전남편 무흐타르와 한때 애인이었던 라지베르트에게 마음이 쓰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이슬람 근본주의 투쟁 전선의 동지인 라지베르트와 카디페는 연인 사이이다. 전작들에서 입증된 바 있는 1급 연애소설가로서 파묵이 지닌 재능은 『눈』에서도 빛을 발한다. 연애(사랑이 아니라)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변덕스럽고 괴팍하며 도취적인 ‘연애 심리’는 파묵의 손끝 아래서 낱낱이 해부되어 백일하에 드러난다. 이런 섬세한 감정에 대한 통찰이야말로 『눈』에 여느 통속적인 연애소설들과는 변별되는 가치를 부여하는 대목이다.지나간 사랑과 지금의 사랑, 참말과 거짓말, 배신과 질투 속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군상들이 역사의 장강 위로 작은 점이 되어 흘러간다. ‘작가’ 파묵은 ‘화자’ 파묵의 입을 빌어 묻는다. “타인의 고통과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까? 자신보다 더 깊은 고통, 결핍, 압박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우린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2권 58쪽) 몇 겹의 층위로 단단하게 쌓아올린 불협화의 구조 위로, 인간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도,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비극이 드리운다.『눈』의 섬세한 내러티브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카이지만, 그가 남긴 시와 비망록, 서신과 대화를 통해 카의 행적을 추적하고 전체 이야기를 짜 맞추는 작중 화자는 소설가이자 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오르한 파묵이다. 소설가의 천성이 그렇듯 파묵은 신(神)처럼 이야기 중간 중간 끼어들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은 길게 설명하고 , 심지어는 시간과 공간까지도 통제한다. 이야기 안에서 카는 시를 쓰고, 이야기 밖에서 파묵은 소설을 쓴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창작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눈』의 진짜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창작과, 작품 속 여러 인물들이 차례로 들려주는 이야기들(네집과 파즐이 쓰는 공상과학소설, 라지베르트가 들려주는 「뤼스템과 수흐랍」이야기 등)에까지 이르면, 이 책은 더 이상 카와 카르스, 눈에 관한 한 편의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한 소설가의 자기 증명 내지는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작가의 내밀한 애정 고백이 되어버린다.


작가 소개

--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5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은 데 이어,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최근 국내 출간 도서로 에세이 『다른 색들』(2006)이 있다.

"오르한 파묵"의 다른 책들

--

이난아 옮김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현재 한국외대에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오르한 파묵의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고요한 집』, 『하얀 성』, 『검은 책』, 『새로운 인생』, 『내 이름은 빨강』, 『눈』,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소설과 소설가』를 비롯해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감정의 모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제이넵의 비밀 편지』, 『생사불명 야샤르』,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닐라 향기가 나는 편지』, 『안개 낀 대륙의 아틀라스』, 『에프라시압 이야기』 등 다수의 터키 문학을 번역했고,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 전집』,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천상병의 『귀천』 등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했다. 2011년 터키 문광부 장관으로부터 터키 문학을 한국에 소개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중심으로』, 『터키 문학의 이해』,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세계』(터키 출간), 『한국어-터키어, 터키어-한국어 회화』(터키 출간) 등이 있다.

"이난아"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