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삶

원제 PURA VITA

안드레아 데 카를로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3년 5월 6일 | ISBN 89-374-8017-4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0x215 · 372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퍼즐 조각처럼 일상 속에 숨겨진 삶의 순수를 찾아가는 여정. 세계 18개 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탈리아의 젊은 작가 카를로의 밀크 셰이크 같은, 에스프레소 같은 소설.

편집자 리뷰


현대 이탈리아 작가 안드레아 데 카를로의 소설 『순수한 삶』이 민음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안드레아 데 카를로의 책은 이탈리아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러시아어를 포함한 전 세계 18개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소설들은 흥미롭고 가볍고 열려 있으며, 한편으로는 코믹한 터치로 권력을 풍자하며, 빠르고 밝은 스타일로 현대 이탈리아의 풍속에 대한 관찰자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아버지와 딸의 대화를 통해 삶의 순수를 찾아가는 여정

《그들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여행하는 동안 그들은 머릿속에 스치는 모든 생각을 얘기한다. 단점과 장점의 기원, 남자와 여자의 관계, 역할, 가정,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과 찾아내는 것, 인간이라는 종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삶의 다른 두 지점에 있지만, 아주 비슷한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삶을 하나의 과정으로, 또 확정된 것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인다. 정보의 교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끝없는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순수한 삶이다. – 작가의 말》 『순수한 삶』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남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자 주인공 조반니는 유명한 역사학자다. 그는 아내와 헤어진 후 한 여인과 힘든 사랑 이야기를 엮어 간다. 이 여인은 책에서 M이라는 이니셜로 휴대 전화와 문자 메시지, 이메일로만 나타난다. 여행 동반자는 열일곱 살의 소녀고 독서광이며 음악을 좋아하고, 개 한 마리를 몹시 갖고 싶어한다. 여행 중에 이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에 대해 서로 묻고 대답한다. 각자의 단점을 열거하는 놀이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장점과 단점, 남녀 관계, 전통적인 가족과 이혼 가정, 적자생존의 논리와 이성의 과잉이 가져온 현대사회의 모습, 그리고 인간의 실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행을 통해, 여행지에서의 대화를 통해, 이들은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나가고, 나아가 세상을 발견하려 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작가는 가공할 만한 내면적 직관, 섬세한 감정과 풍경 묘사, 날카로운 비판의식, 꿈과 추상에 대한 열정 등을 묘사해 내면서 작가로서의 독특한 자질을 완벽하게 보여 주고 있다. 남녀의 관계에 대해서 초반에는 언급되지 않고 궁금증을 자아내다가 결국 소설 중반에 부녀지간임이 밝혀진다. 『순수한 삶』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소설 속에는 순수한 삶이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조각조각 삶의 모든 상황을 형상화하려는 듯한 이들의 대화는, 오히려 무기력과 인간 내면의 허약함, 삶의 무능력,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부조리가 지배적인 삶의 우울한 단편들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반듯하게 정형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방랑’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달리, 우리의 내면은 점점 더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지도 모른다. 유명한 역사학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조반니는 세심하고 열정적이며 날카로운 직관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냉소적이고 인간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며 우유부단하고 불안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그가 딸과 함께 짧은 여행길에 오르고 딸과 직접 맞부딪치며 갈등을 해결해나가고, 정신적 방황을 해결해 나가며, 점차 그가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순수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는 방랑자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으며 실제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메일과 휴대 전화 문자메시지까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과연 우리는 진정한 대화를 하고 있는가.
이들이 엮어 가는 대화가 소설의 주가 되면서, 이 이야기 속에 독특한 구성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한다. 남자 주인공이 그의 애인 M과 주고받는 이메일, 휴대 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가 그것이다. 이는 신세대 취향이 물씬 풍기는 색다른 구조를 이루며 소설의 흥미를 더하면서, 동시에 직접적인 대화가 아닌 첨단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대화로 인해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갈등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인터넷과 핸드폰 등의 발달로 인해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갖고 있지만 정작 진정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오히려 이 때문에 불안과 오해가 되풀이되고 통신 장애로 인해 대화가 중단되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려 하지만 인간 각자의 정신적 주파수의 차이와 지나친 이성의 과잉으로 점점 인간관계가 얼어붙고 있고, 진실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먼저 사물의 의미를 통해 가면서 얼어붙은 감정을 깰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또한 이러한 기술의 놀라운 발전이 개개인의 삶에 어떻게 끼어들어 삶을 희석시키고 삶을 인식할 수 없게 하는 소음으로 채울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생각을 실제 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종종 내면의 사고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올가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놀라운 소설이다. 즉, 이것 역시 주된 서술과 함께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탈리아의 대작가 이탈로 칼비노가 추천한 안드레아 데 카를로
안드레아 데 카를로는 이탈리아의 대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이미 유명 작가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는 발간하는 소설마다 연이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묘사하여 이 시대 젊은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보여주려 하였고, 최근에 오면서 장년에 접어든 사람이 세대 차와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과 불안한 심리를 그리고 있다. 이는『순수한 삶』에서도 주인공 역사학자의 대화 속에 잘 드러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안드레아 데 카를로는 한때 블루스 기타 연주자였고, 사진 작가였으며, 그의 소설의 모든 책 표지를 소설을 쓴 자신의 감각을 담아 직접 디자인했다. 소설을 쓰는 일 이외에도 발레극을 썼고, 그의 소설의 열성 팬이라는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와 함께 영화 작업을 했으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 시나리오를 맡기도 했다.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인 안드레아 데 카를로는 이처럼 음악, 그림, 영화 등의 분야에서도 예술적 재능과 감각을 두루 갖추었고, 그 재능을 인정받아 문화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이탈리아 현대사를 공부한 만큼 현대사회와 인간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형성하고 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흔히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소재로도 뛰어난 직관력과 철학적 깊이로 담는다. 흥미롭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가벼움을 지니며 동시에 인간과 사회의 부조리함을 예리하게 집어 낼 수 있는 무거움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카를로의 소설은 깊이 있으면서 열려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젊은 작가들
민음사에서는 카를로의 『순수한 삶』의 출간을 필두로, <세계의 젊은 작가들> 시리즈를 발간할 예정이다. 세계 속의 젊은 작가들이라는 기준은, <보편성>을 견지하고 있되 기존의 권위에 갇혀 있지 않고 <새로운 상상력과 다양한 문학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가들에 대해서 작용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선보일 작가들은 모두 자국 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획득한 <젊은> 작가들이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문학의 고전에 대한 독자의 갈급증을 해소해 주었듯, <세계의 젊은 작가들> 시리즈를 통해 이제 문학의 다양성과 참신함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문학 영역의 확장을 꾀할 것이다. 문학, 영화, 극 예술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의 『순수한 삶』에 이어서 출간될 <세계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현대 사회에서의 성 정체성을 흥미롭게 탐구한 제프리 에우게니데스의 『미들 섹스』(퓰리처 상 문학 부문 수상작, 미국). 섬세한 필치로 젊은이의 감성을 담아낸 유디트 헤르만의 『여름별장, 그후』(독일). 미스터리 소설 기법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흥미로운 일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세 카를로스 소모사의 『이데아의 동굴』(스페인). 이외에 프랑스, 영국, 터키, 멕시코 등의 작가의 작품들이 이어서 출간될 것이다. ♥ 역자소개
이승수 1966년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비교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외대, 서울대, 중앙대에 출강하고 있다. 역서로는 『잭 푸르시안테가 그룹을 탈퇴하다』, 『하늘을 나는 케이크』, 『시티』, 『천사의 간지럼』 등이 있다.

작가 소개

안드레아 데 카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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