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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소설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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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한국 소설의 현대성을 창조한 불우의 천재, 이상 한국 현대 문학사를 개척한 이상 소설 전 작품 수록

이상 | 엮음 권영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2년 11월 5일

ISBN: 978-89-374-6300-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428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00

분야 세계문학전집 300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5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11월 5일 | ISBN 978-89-374-9600-4 | 가격 13,000원


책소개

출간 15년을 맞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번으로 이상의 소설을 엮은 『이상 소설 전집』이 출간되었다. 이상(본명 김해경, 1910~1937)은 난해하고도 강렬한 작품으로 한국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 문학의 현대성을 연 한 시대의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다.

실험성과 전위성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다양한 비평 담론과 논쟁을 야기하는 이상의 소설은 그 문학적 존재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현실에 대한 엄청난 충격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동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된 한국 작품 『춘향전』, 『홍길동전』, 『금오신화』, 『무정』 등에 이어 『이상 소설 전집』이 300번으로 출간된 것은, 이상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남다른 애정과 이상의 신화와도 같은 상징성, 그리고 작품의 독창성과 현대성으로 볼 때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학계의 중심에서 오롯이 교육과 연구에 몰두해 온 서울대 국문과 명예교수이자 단국대 석좌교수인 원로 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당시 문학잡지에 수록된 이상의 작품 원전을 한 자 한 자 대조해 이상만의 독특한 서술법을 생생하게 살리되 오늘날 독자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도록 남다른 노고와 애정을 담아 편집한 책으로서, 국내 이상 소설 판본의 정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독자들이 여전히 이상을 사랑하고 이상 소설을 읽는 것은, 권영민 교수의 말처럼 무엇보다도 “이상 문학은 새로운 것을 찾는 독자들의 호명에 의해” 매시대마다 끊임없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일 것이다.


목차

「지도(地圖)의 암실」, 「휴업과 사정(事情)」, 「지팡이 역사(轢死)」, 「지주회시(鼅鼄會豕)」, 「날개」, 「봉별기(逢別記)」, 「동해(童骸)」, 「종생기(終生記)」,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단발(斷髮)」, 「김유정(金裕貞)」, 「십이월 십이 일」


편집자 리뷰

■ 불우의 천재 이상, 한국 소설의 현대성을 창조해 내다

‘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라고 불리우는 이상은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식민지 근대 한국과 그 시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상이 시도했던 여러 방식의 글쓰기 가운데에서도 소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조선총독부 건축 기사 시절 ‘의주통 공사장’ 공사 감독관실에서 쓴 최초의 소설 「십이월 십이 일」에는 이런 구절이 담겨 있다.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1930년, 스무 살 청년 이상의 이 말은 듣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이상이 말하는 “무서운 기록”이 바로 소설이다. “최후의 칼”을 들고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의 싸움에서 얻어 낸 것이 소설이다. 결국 소설이야말로 이상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글쓰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은 사회 존재 기반, 삶의 배경 없이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뿌리 뽑힌 도시인과 소외된 지식인의 억압된 충동, 그리고 감추어진 욕구를 폭로하며 그들의 무의식을 처절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어떤 특정 이념에 기대지 않은 채 단지 자신만의 특이한 시각과 생각에 충실한 ‘소설 쓰기’는 이상의 모더니스트적 면모와 더불어 시대의 예술 철학에 도전한 천재적 재능을 거침없이 보여 준다.
실험성과 전위성으로 인하여 오늘날에도 다양한 비평 담론과 논쟁을 야기하는 이상의 소설은 그 문학적 존재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현실에 대한 엄청난 충격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현대 문학사를 개척한 실험적 소설
― “이상 문학은 새로운 것을 찾는 독자들의 호명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이상이 남긴 소설은 13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작품들조차도 일반적인 ‘소설’에 비해 낯설게 느껴진다. 이상의 소설에는 어떤 사건, 행동, 혹은 하나의 줄거리조차 없다. 소설 속 인물들은 말과 행동을 통해 성격화되기보다는 의식과 사고를 통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잘 짜인 스토리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이상의 소설은 혼란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상의 소설에는 어떤 특정한 이념이나 가치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법이 없다. 이야기 내용도 해체되고, 줄거리라는 것도 뚜렷하지 않다. 소설가로서 이상은 어떤 특정 서술법이나 관점에 기대거나 기존 권위를 따르는 가치와 이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자신만의 특수한 시각, 사물에 대한 지각에 충실하다. 이러한 점이 바로 모더니스트 이상의 면모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이상의 소설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언제나 이 현실이라는 영역을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준비하며 이상은 자신의 소설을 통해 시간과 공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일상과 현실이라는 틀을 파괴한다. 이상 문학에서 시간은 마치 생각의 흐름처럼 느려지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이동하거나 도약하기도 한다. 이상 소설 속에서 일반적인 시간 개념은 뒤집어지고, 주인공의 행동이나 사건 대신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사념이 이어지며 등장인물의 대화는 모두 생략되거나 간접화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기억과 욕망은 무의식의 세계와 서로 겹치면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 등장인물들, 이들은 바로 식민지 근대 한국이라는 위기와 격동의 시대를 살아 내야 했던 소외된 지식인, 뿌리 뽑힌 도시인이자 바로 지금 불안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식민지 근대 한국의 위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
― 뿌리 뽑힌 도시인, 소외된 지식인의 불안, 공포, 절망에 대한 치열한 탐구

일본 식민지 지배 당시 한국 사회가 직면했던 현실의 위기는 이미 사회 내부에 확산되어 있던 전쟁에 대한 불안뿐만이 아니라 현실 자체에 대한 회의에서도 드러난다. 현실에 대한 불안이 역사와 사회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키고 삶에 대한 신념조차 무너진 상황, 그러한 한계에서 공포와 절망을 느껴야 했던 이들은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행동, ‘나’와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모색해야만 했다.

이상 소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인물의 추상성이다.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에서부터 「실화」에 이르기까지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사회적 존재 기반을 전혀 보여 주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 배경의 제거는 인물의 성격 자체를 추상화한다. 이상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뿌리 뽑힌 도회인으로 거리를 배회하고 소외된 지식으로서 자의식에 칩거하기도 하며 때로는 사물의 본질에 대해 깊이 사고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상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구체적인 의도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상념들은 몽환적이고 단편적인 사고들과 함께 끝도 없이 전개된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거의 없고 자신의 입으로 어떤 말도 늘어놓지 않는다. 대화 없이 진행되는 서사에서 그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주인공의 내면 의식, 내적 독백이다.

이상은 이러한 내적 독백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 내야만 했던 이들의 억압된 충동이나 감추어진 욕구, 억눌린 무의식을 치열하게 드러내고자 했으며 이는 불안정한 현실, 불확실한 미래에 짓눌려 진정한 자신의 욕망과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들이 여전히 이상을 읽는 또 하나의 절실한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원로 국문학자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의 새로운 편집, 이상 소설의 정본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이자 단국대 석좌교수, 그리고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권영민 교수는 오랜 세월 학계의 중심에서 오롯이 교육과 연구를 계속해 왔으며 『이상 텍스트 연구』, 『이상 문학의 비밀 13』 등 이상에 대한 수많은 연구서를 집필하고 2012년 4월 이상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이상 연구에 있어서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권영민 교수는 이상의 첫 장편소설을 비롯해 단편소설들이 발간되었을 당시 문학잡지에 수록된 작품 원전을 한 자 한 자 대조해 그동안 누락, 변형되었던 부분들을 모두 복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이상만의 독특한 서술법(파격적인 띄어쓰기, 외래어 사용, 의도적인 어휘 및 한자 획 변경 등)을 생생하게 살려 냈다. 반면 오늘날 독자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도록 지나친 한자 병기는 지양하고 텍스트와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침표, 줄표 같은 문장 부호 사용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남다른 노고와 애정을 담아 이번 『이상 소설 전집』을 편집했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독자들이 여전히 이상을 사랑하고 이상 소설을 읽는 것은, 권영민 교수의 말처럼 무엇보다도 “이상 문학은 새로운 것을 찾는 독자들의 호명에 의해” 매시대마다 끊임없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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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1910년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김해경, 본관은 강릉이다. 8살 되던 해 신명학교에 입학하여 화가 구본웅과 만나 오랜 친구로 지낸다. 학창 시절, 미술에 관심이 많아 화가를 꿈꾸다가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한다. 학교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발령받아 근무한다.

1930년, 잡지 《조선》 국문판에 첫 작품이자 유일한 장편 소설 「십이 월 십이 일」을 ‘이상(李箱)’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한다.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서양화 「자상」이 입선하고,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쓴 시 「이상한 가역 반응」 등 20여 편을 발표한다. 폐결핵으로 조선총독부 건축기사를 그만둔 후, 1933년 서울 종로 1가에 다방 ‘제비’를 개업한다. 1934년 박태원, 정지용, 이태준 등의 도움으로 연작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발표하고 ‘구인회’ 회원이 된다. 1936년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 창간호를 발간하고 단편 소설 「지주회시」, 「날개」를 발표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는다. 1936년 가을, 일본 도쿄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37년 2월에 ‘사상 혐의’로 일본 경찰에 피검되어 조사를 받던 중 폐결핵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옮겼으나 같은 해 4월, 2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이상"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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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엮음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객원 교수, 캘리포니아 대학교(버클리) 한국 문학 초빙 교수 및 겸임 교수, 일본 도쿄 대학교 한국 문학 객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 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정지용 시 126편 다시 읽기』, 『문학사와 문학비평』, 『이상 문학의 비밀 13』, 『문학, 시대를 말하다』,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탄생』, 『이상 연구』, 『한국현대문학사』,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김환태평론문학상, 만해대상(학술부문), 서울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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