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원제 Der Campus

디트리히 슈바니츠 | 옮김 조경식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2년 7월 22일 | ISBN 89-374-0395-1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12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한 대학에서 일어난 교수와 여대생의 섹스 스캔들을지적인 유머 감각으로 풀어낸 ‘캠퍼스 소설’출간 즉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캠퍼스』는 『교양』과 『남자』의 작가이기도 한 슈바니츠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이다.

편집자 리뷰

학구적인 교수와 순진한 여대생의 짧은 연애가 우연치 않게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 함부르크 도시 전체가 술렁이고 기자들은 가차 없이 펜대를 놀린다. \’저명한 사회학과 교수, 여대생을 강간하다.\’ 여대생의 사소한 말실수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하크만 교수를 쫓는 사냥이 시작된다. 대학 총장 선거를 둘러싼 전략과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술책, 진보의 탈을 쓴 도덕주의자들의 테러리즘, 센세이션을 향한 언론의 욕망이 뒤섞여 한 교수를 나락으로 몰고 간다.
▶ 슈바니츠의 글쓰기는 눈이 부실 정도다. 재기발랄하고 능란한 언변을 구사하는 그는, 대부분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때로는 매우 깊이 있는 시각을 보여준다. – 디 차이트
▶ 나는 슈바니츠가 보여주는 \’대학\’의 진짜 모습에 찬성한다. 이 책을 읽게 되어 무척 기쁘다. –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문학평론가)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장편 소설 『캠퍼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캠퍼스』는 최근 『교양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자 ― 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슈바니츠의 대표작으로, 출간 당시 독일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작품이다.
이 소설은 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적인 오락 소설\’로, 영미권에서는 오랜 전통을 지닌 캠퍼스 소설campus novel 류에 속한다. 그 동안 독일에서는 이런 장르의 소설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독자적인 사회, 문화 공간으로서의 \’캠퍼스\’가 독일에는 존재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캠퍼스』는 캠퍼스 소설이라 명명할 수 있는 독일 최초의 작품인 셈이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작가 슈바니츠는 대학을 배경으로 벌어진 교수와 여대생의 스캔들을 중심으로 온갖 복마전이 난무하는 학계의 양상을 노골적인 조소와 풍자를 통해 독자의 눈앞에 펼쳐 보인다. 『캠퍼스』에서 대학은 욕망을 좇는 여러 가지 유형의 인간들의 일그러진 삶이 교차하고 채워지는 공간으로서 그 정체성을 갖는다.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이 상업주의와 권력의식으로 망가지는 실상이 극명히 드러난다는 데서 『캠퍼스』는 대학 붕괴의 묵시록이라 할 만하다. 이는 우리 대학의 현재 위상과도 연결시켜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 소설이 독일에서 관심의 초점이 된 원인은 실제로 존재하는 함부르크 대학을 배경으로 하여 그 사실성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데 있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모두 허구이며 주위 사람들의 성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는 작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로 누구를 암시하는지가 독일에서는 공공연한 관심사가 되었다. 저자 자신이 1997년까지 함부르크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사실이 이러한 의혹에 더욱 불을 붙였다. 이에 발 맞춰 일간지《디 벨트》지에서는 마치 수수께끼 풀이를 하듯이 소설 속의 \’대추장(샤흐트 총장의 별명)\’이 함부르크 대학의 전임 총장인 피셔 아펠트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슈바니츠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는 한편으로는 \’자기가 소설 속에 등장한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이기도 했다(《포쿠스》지).

줄거리 
함부르크 대학의 저명한 사회학과 교수인 한노 하크만은 제자 밥시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가정과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서 그녀와 관계를 끝내려던 한노는 연구실에서 마지막으로 정사를 갖게 되는데 이것을 우연히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목격하게 된다. 때마침 교수에게 강간당하는 여대생을 소재로 한 연극에서 주연을 맡게 된 밥시는 자신의 배역을 보다 확실히 하려는 마음에서 자신도 실제로 그런 일을 경험했다고 폭탄 선언을 해버린다. 그러나 연극학과의 쉘 교수는 그렇게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연기를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 오히려 배역을 빼앗아 버리자 밥시는 그 자리에서 실신하여 병원으로 이송된다. 이 사건을 들은 함부르크 대학의 여성 담당관(여성의 권익을 대표하고 수호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독일 대학의 직책)인 바그너 교수는 이를 어느 마초 교수가 저지른 강간으로 단정 짓는다. 비슷한 시기에 쉐퍼 교수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주르날》지의 좀머 기자가 특종감으로 노리고 대대적으로 기사를 뽑아 내보내면서 이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대학 징계위원회의 의장 베르니는 처음에는 새로 일이 생길까 봐 귀찮아하다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총장이 주목하기 시작하자 야심이 발동하여, 자신을 부총장 후보로 지명해 주는 것을 대가로 이 사건의 범인을 붙잡아 여성의 수호자로서의 총장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것을 약속한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뒤 자신이 했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밥시의 변명은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 착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치부되고, 단순히 제자와 내연의 관계였음을 숨기려 하던 하크만 교수는 이를 눈치 챈 베르니에 의해 강간범으로 몰린다. 결국 저명한 하크만 교수가 여대생을 강간한 범인이라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하크만 교수는 나락에 빠져들지만 이를 센세이셔널리즘을 추종하는《주르날》지의 음모로 본《아벤트포스트》지의 편집장 히르쉬베르크가 하크만의 편에서 사건이 해결될 수 있게 도와주자 하크만 교수는 다시 한 번 적으나마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나 청문회가 열리던 날, 하크만 교수와 밥시의 마지막 정사를 목격했던 공사 인부들이 증인으로 나타나면서 하크만 교수는 직위 해제를 당하고 동시에 몸담고 있던 각종 학회와 단체에서 쫓겨나게 된다. 자신이 여러 사람들의 이해 관계에 따른 음모의 희생자임을 알게 된 하크만 교수는 딸의 낙하 사고를 겪고서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진정한 진실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실을 밝힌 뒤 청문회장을 걸어나온다. 그후 하크만 교수는 함부르크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하는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인기를 모으는 한편, 총장이 등장하는 자리마다 나타나 그에게 질문을 던져 당혹스럽게 만든다. 사실은 강간이 아니었음이 알려지면서《주르날》지의 좀머 기자는 우스꽝스럽게도《아벤트포스트》지로 옮겨가 당시 공사 인부들의 뒤를 봐주었던《주르날》지를 고발하는 데 앞장선다. 여론의 방향에 따라 한노를 복직시킬지 고민하던 샤흐트 총장은 결국 부총장으로 뽑힌 베르니를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사건을 마무리한다.

욕망과 선정주의로 얼룩 진 \’캠퍼스\’의 실상
이처럼 하크만 교수와 여대생 밥시가 맺은 성관계라는 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사건이 어떻게 해서 \’단순하지만 엄청난\’ 거짓으로 변질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라 할 수 있다. 진실이 거짓으로 채색되어 가는 과정에는 문제의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기적인 관심이 뒤얽혀 작용한다. 여성 담당관인 바그너는 대학에서의 여성 할당 비율을 늘리려는 의도에서, 징계위 의장인 베르니는 부총장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망에서, 총장 샤흐트는 여성 교직원의 표를 몰아 총장으로 재선임되려는 욕구 때문에 이 사건을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은 발행 부수를 늘리려는《주르날》지의 기자 좀머에 의해서, 곧 발간하게 될 리츨러 기록으로부터 언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함부르크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 쉐퍼에 의해서, 그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 법무부 장관과 부하 직원 레베카의 계획적인 야망으로, 그리고 재정 지원을 삭감하려 하는 함부르크 시 당국에 대항해서 시위를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학과의 쿠르츠의 과욕 등으로 끝없이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간다.

진보의 탈을 쓴 도덕지상주의자들 VS 상업주의에 물든 보수주의자들
이 작품에서 슈바니츠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의 편을 들기보다는 각각의 신념과 행동들을 빼어난 유머 감각으로 풍자하는 한편 이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등장하는 장면부터 고양이에게 할큄을 당해 스타일을 구기는 주인공 하크만 교수를 비롯해, 실력이 아닌 운으로 교수가 된 베르니와, 졸업 논문을 포기하고 우연찮게 기자의 길로 들어선 좀머 등에 대한,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묘사에서 독자는 최고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TV에도 출연한 바 있으며 강의와 연구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케케묵은 학자로 표현되는 하크만 교수를 강간범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보면 마치 이 소설이 좌파 지식인들과 여성해방론자들을 비판하기 위해 씌어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68세대의 좌파 운동 시절 반(反)보수 이데올로기 투쟁을 통해 총장이 된 샤흐트는 \’출세욕에 굶주린 돼지\’로 묘사되고 있고, 여성 담당관 바그너 교수로 대표되는 페미니스트들이 남자들의 희생만을 갈구하는 단세포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 점 등이 그러하다. 이는 특히 보수적인 편집인 히르쉬베르크의 입을 통해서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늘 자유와 평등을 외치던 좌파 운동으로 인해 모든 사회 영역이 도덕이라는 기준만에 의해 평가받으면서 결국 도덕이 인플레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보다는 단지《주르날》지를 공격하고, \’교수가 여대생을 강간한 사건\’을 \’대학과 신문사 간의 암거래\’로 확대 재생산하여 히르쉬베르크마저 자사의 발행 부수를 늘리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에필로그」에서 하크만 교수의 명예가 회복되는 것이 대학 사회에 대한 비판의 승리이자 \’진실의 승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대학 내에서 최고 결정권자인 샤흐트는 모든 책임을 베르니에게 돌리고 그를 희생시켜 자기 권력의 안정을 도모하게 되는데, 이는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일 뿐인 것이다. 어느 한쪽의 편도 들지 않음으로써 슈바니츠는 도덕주의나 보수주의의 양편 모두의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 올바른 대학 사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독자에게 맡겨둠으로써 열린 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 디트리히 슈바니츠 Dietrich Schwanitz
슈바니츠는 1940년 4월 23일 독일의 베르네에서 태어났고 스위스의 광산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뮌스터, 런던, 필라델피아, 프라이부르크에서 영문학과 역사학, 철학을 공부한 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1997년까지 20여 년 동안 함부르크 대학에서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퇴직 이후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교양』,『남자』,『영국문화사』,『샤일록 신드롬』,『서클』등이 있다

옮긴이: 조경식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1983년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부터 독일 쾰른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같은 대학에서 1993년 석사학위, 1995년에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논문으로「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노벨레 『미하엘 콜하스』에 대한 체계 이론적 소고」,「니클라스 루만 체계 이론의 문예학적 수용」이 있고, 저서로『유럽의 파시즘』, 역서로『남성의 역사』등이 있다.

작가 소개

디트리히 슈바니츠

슈바니츠는 1940년 4월 23일 독일의 베르네에서 태어났고 스위스의 광산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뮌스터, 런던, 필라델피아, 프라이부르크에서 영문학과 역사학, 철학을 공부한 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1997년까지 20여 년 동안 함부르크 대학에서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퇴직 이후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교양』,『남자』,『영국문화사』,『샤일록 신드롬』,『서클』등이 있다

조경식 옮김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1983년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부터 독일 쾰른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같은 대학에서 1993년 석사학위, 1995년에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논문으로「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노벨레 『미하엘 콜하스』에 대한 체계 이론적 소고」,「니클라스 루만 체계 이론의 문예학적 수용」이 있고, 저서로『유럽의 파시즘』, 역서로『남성의 역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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