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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춤을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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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진짜 위기는,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변화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거기서 유래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두려움은 한중 관계의 악화와 우리 국익의 손해로 이어진다. 이를 극복하는 첫 걸음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또한 중국의 현재 상황과 생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부제: 한국의 눈으로 중국 읽기

조영남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2년 6월 25일

ISBN: 978-89-374-8484-1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변형 145x215 · 416쪽

가격: 25,000원

분야 논픽션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6월 30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6월 30일 | ISBN 978-89-374-8485-8 | 가격 17,500원


책소개

중국은 어떻게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면서 매년 10퍼센트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민주화 운동과 소수민족들의 동요, 빈부격차와 강대국의 견제 등 수많은 난관 앞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번영할 것인가, 아니면 소련처럼 망할 것인가?
지금 한국 사회에는 중국이 주변국을 조공국으로 만들 것이라는 신중화질서론, 막연한 소망을 담은 중국붕괴론, 근거 없는 자신감에 기초한 중국기회론 등 수많은 오해들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에 대한 편견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중국공산당의 성공 비결과 중국의 전략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정치 권위자 조영남 교수와 함께 10년 후, 20년 후 중국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목차

1부 한국을 덮고 있는 거대한 비룡(飛龍)
1 난무하는 가설과 보기 드문 진실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3가지 시선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인가?
2 중국에 대해 던져야 할 4가지 질문
 
2부 ‘불완전한’ 세계 강대국
3 지역 강대국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 투자자, 규칙 제정자로
중국의 경제성장은 계속될 것인가?
아시아의 군사 강국
제3세계의 ‘모범 국가’
중국의 부상이 다른 강대국과 다른 3가지 특징
4 세계는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미국, 중국의 부상을 막아라!
자국 문제만으로도 벅찬 일본
아세안 국가들의 3대 대응 전략
5 ‘신중화질서’가 등장할 것인가?
동아시아 지역 질서를 좌우하는 4가지 요소
10년 뒤 동아시아의 모습
20-30년 뒤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
꼭 알아야 할 3가지 시사점
 
3부 ‘2020 프로젝트’의 실체
중국의 부상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6 중국의 현실 진단
중국은 전략적으로 어떻게 사고하는가?
7 중국의 국가 발전 전략
정치 개혁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조화사회’로
외교 전략: ‘평화 발전’의 목적은 무엇인가?
8 10년 뒤 중국
중국 발전 전략의 성과와 한계
중국은 소련처럼 망할 것인가, 계속 번영할 것인가?

4부 공산당 일당독재, 지속할 수 있을까?
9 중국이 정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정치: 안정된 엘리트 정치와 굳건한 지배 연합
행정: 통치 체제의 강화와 제도화
통치 이념의 변형
무엇이 중국의 정치 안정을 위협하는가?
10 중국은 정치 후진국인가?
전체주의에서 권위주의로
동아시아 정치 발전의 두 가지 길
중국 정치,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중국의 정치 발전 전략, 무엇이 문제인가?
중국의 민주화는 가능할까?
중국 정치의 4가지 시나리오
11 중국공산당의 성공 비결
유능한 통치 엘리트
안정적인 권력 교체, 어떻게 가능한가?
공산당의 당내 민주화

5부 바람직한 중국 정책 ‘3중주’
12 한중 관계의 특징
교류의 주체와 영역의 급속한 확대
영역별 불균등한 발전의 심화
공식 규정과 실제 관계의 괴리
국력 격차와 비대칭성 확대
13 한중 관계의 3가지 주요 쟁점
북한과 중국의 관계
한미동맹, 어떻게 끌고 가야 하나?
가치관의 충돌
14 중국 정책, 어떻게 세워야 하나?
중국 정책의 출발점
바람직한 중국 정책
잘못된 ‘상식’부터 버려야 한다


편집자 리뷰

★ 국내 최고 중국 정치 권위자가 말하는 중국
 
국내 최고 중국 정치 권위자로 손꼽히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는 국내파 학자로는 보기 드물게 탁월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2008년 부교수 승진과 함께 종신교수(tenure)가 된 재원이다. 저자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1997년 베이징대학교 객원연구원으로 있을 때 어느 교수로부터 “중국의 부상이 시작되었다. 이제 한국은 중국의 그늘 아래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에는 그 말을 실감하지 못했지만, 이후 2001년 다시 중국에서 의회와 지방정부를 면밀히 연구하고 나서 중국 공산당이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낙후된 정치 체제가 아니며 체제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과 중국이 매년 10퍼센트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결코 유리한 국제환경 같은 우연에 의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후 저자는 한국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중국의 부상과 그에 따라 재편되는 세계 질서에서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첫째로 중국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둘째로 중국을 제대로 알고 세계의 시각이 아닌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을 파악하고, 셋째로 올바른 대중국 전략을 제안하고자 하는 취지로 쓰였다. 저자는 그동안 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GLP), 인문대학 미래지도자과정(IFP), 사범대 교육행정지도자과정, 한국은행 교사직무연수 강좌 등에서 대중을 상대로 중국 정치에 대해 강의해 온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많은 시민 강좌에서 저자가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중국은 민주화가 될 것인가?” “중국이 소련처럼 망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을 제치고 슈퍼파워가 될 것인가?” “중국은 경제성장만 했지 낙후된 공산당은 일당 독재의 정치 후진국이 아닌가?”
 
올해는 한중수교 2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지만 ‘동북공정’ 등을 계기로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에 출간된 중국에 대한 교양서적들도 거의 모두 비전문가들의 편향된 시각만 반영되어 있으며,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도 중국에 대한 막연한 편견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때에 『용과 춤을 추자』는 한국 독자에게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을 제대로 알려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1부에서는 먼저 잘못된 편견과 타당하지 않은 주장들을 짚고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하여, 2부에서는 중국의 변모한 현실과 이에 대한 각 나라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본론으로 들어가 중국의 강대국 부상 전략을 들여다보고, 4부에서는 중국의 권력 구조를 통해 공산당이 독재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정치 안정을 이루어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한국이 취해야 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이 책은 철저히 ‘우리의 관점’에서 우리의 문제의식과 대안 제시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새롭다. 둘째, 이 책은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현대 중국의 문제를 조명함으로써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국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혼란스런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셋째, 이 책은 흔치 않게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는 전문 학자가 일반 독자를 겨냥해 집필한 교양 도서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이다. 국내 각계각층의 엘리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 만연된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여기서 유래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두려움”이 대중국 관계의 필수 선결과제라는 필자의 문제의식에서 나온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반 독자 외에 소위 ‘중국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한번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준 높은 지침서이다.“ ―전성흥 교수(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 변화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을 이루었지만 그러한 경제력에 상응하는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한 번도 수행한 적이 없다. “단적으로 일본은 자국의 기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시장은 개방하지 않으면서 외국시장에는 적극 진출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일방통행 식의 수출 주도형 발전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처음부터 적극 개방 정책을 통해 개발도상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시장이 된 것이다. 이것이 정치적으로 갖는 중요한 의미를 단적인 예로 들자면, 일본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에 대해 적대 정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이다. 중국에 대해 강경 정책을 추진했던 일본 정부는 2006년 아베 신조 이후 유화 정책으로 돌아섰는데,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국 내에서 활동하던 일본의 대기업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연합회(經團聯)가 일본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세계의 투자자’와 ‘세계의 규칙 제정자’로도 성장하여, 국제사회에서 점점 그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저자는 중국이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거듭한 것은 단순히 국제 환경이 유리해져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 문제를 중국공산당의 집권 능력 측면에서 설명한다.
 
★ 아시아의 군사 강국 중국의 속셈은 무엇인가?
 
저자는 최소한 당분간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이 군사적 팽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에 매진하는 방침을 확정하여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군사 전략도 이에 맞추어 공격적이 아니라 방어적으로 운영한다. 그리하여 미국과의 군사 대립과 충돌은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주권과 영토 등 중국의 핵심 국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따라서 중국의 군 현대화의 세 가지 측면 가운데 하나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영토 분쟁 지역에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접근 및 지역 거부’ 전략이다.
 
한편 ‘제3세계 모범 국가’로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소프트파워’의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서 INF와 세계은행 등에서 발언권을 넓히고 있는 반면 1인당 국민소득 면에서는 세계 99위로 여전히 자국을 개발도상국으로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자기 규정의 모순”에 빠져 있다.
 
중국은 경제력만 놓고 보면 2020년경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될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부상은 다른 강대국의 부상과 다른 점을 짚고, 중국의 부상에 대해 각국의 전략, 즉 오바마 정부의 TPP 전략, 러시아와 인도의 관계 및 아세안 국가들의 대응 방식을 소개한다. 그리고 10년 뒤 동아시아 질서 및 20-30년 뒤 중국의 역할을 그려 보인다. 또한 저자는 중국이냐, 미국이냐 하는 양국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면서, 중국 외교의 핵심에 자리한 북한 문제를 고려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 중국의 3단계 부상 전략
 
1989년 톈안먼 사태와 1991년 소련의 붕괴는 중국에 최대 위기였다. “이런 위기 앞에서 덩샤오핑은 한편으로는 톈안먼 사건을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공산당의 권력을 지켰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파에 맞서 개혁·개방 정책을 지키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직접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 88세의 병든 몸을 이끌고 1992년 1월부터 2월까지 상하이를 시작으로 광둥성 선전까지 기차로 여행하면서 개혁·개방에 대한 새로운 방침을 천명한 ‘남순강화(南巡講話)’가 바로 그것이다. 이후 개혁의 동력은 다시 살아났고, 이를 배경으로 1992년 가을에 개최된 공산당 14차 당대회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이 당 노선으로 채택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에서 사영기업과 외국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했고, 해외 수출 증대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제1의 부상에 성공했다.
 
제2의 부상은 1997-1998년 아시아 경제 위기를 계기로 이루어졌는데, 미국와 일본과는 달리 어려운 이웃 국가들을 도우는 등 ‘책임 있는 강대국’을 자처함으로써 세계에 아시아의 강대국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제3의 부상은 2008년 하반기 세계 금융 위기를 계기로 시작되어 중국이 세계 강대국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2002년부터 중국이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한 결과이다.
 
“중국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지역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세계 강대국으로의 부상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우연이 아니었다. 이것은 철저한 준비와 올바른 정책 판단, 그리고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 추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부상은 무엇보다 정치적 지도력, 즉 올바른 정세 판단, 타당한 정책 결정, 국민에 대한 설득과 지도, 일관되고 안정된 정책 추진의 산물이다.” 따라서 저자는 중국의 미래를 알려면 먼저 현재, 즉 후진타오 체제의 목표, 즉 리커창과 시진핑이 주도하는 ‘5세대’가 이끌 국가 발전 전략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중국은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하는가?
 
중국은 2020년까지의 시기를 ‘전략적 기회기’로 인식하고 있다. 경제 발전과 더불어 정치 및 사회 발전을 통해 전면적인 ‘소강사회’ 건설이 최고 목표인데, 이것은 “국민이 의식주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발전 상태를 지칭한다.” 이것이 정치에서는 민주화가 아니라 ‘의법치국’ 전략을 뜻하고, 경제에서는 ‘과학적 발전관’에 따른 경제 체질 변화, 사회에서는 ‘조화사회론’에 기초한 균등 발전 추구, 외교에서는 이러한 국가 발전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평화 조성을 목표로 한다.
 
저자는 특히 정치 개혁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즉 중국공산당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정치학 교과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 다음 단계는 정치 민주화다. 하지만 중국은 소련처럼 망하지도 않으면서 당분간은 민주화 될 가능성도 없다. 그렇다면 중국은 가장 먼저 개혁·개방을 이루고도 소련의 길을 피하면서 공산당 독재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중국공산당의 독재 정당화 논리, 즉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안정이 모든 것에 우선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산당 일당 독재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항임을 지적하면서 지식인들의 비판은 대부분의 합의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산당은 이런 논리를 제시하면서 실제로 경제성장에 총 매진했다. 동시에 지난 30여 년 동안 연평균 9.9퍼센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놀라운 경제 발전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공산당의 논리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것이 바로 중국 국민이 아직까지 정치 민주화를 광범위하게 요구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것을 ‘업적 정당성’이라고 하는데, 그리하여 중국에서는 6-7퍼센트 경제성장률을 공산당의 ‘생명선’이라고 한다. 공산당의 경제 및 기타 모든 정책은 이 생명선 달성에 매진하고 있으며, 따라서 정치 개혁의 목표는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할 능력 있는 집권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정치 발전이 민주화가 아닌 제도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이유다.
 
사회주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이런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 “개혁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이나, 실패해도 국가 전체에 큰 피해가 없는 곳에서” 개혁을 먼저 시작하는 전략이었다. “소련이 시장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충격요법’으로 큰 혼란을 겪은 것과는 달리, 중국은 ‘계획으로부터의 성장’을 채택한 것이다. 이것은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채택한 전략이다. 이렇게 시작한 ‘개방 도시’는 이후 상하이, 톈진, 다롄, 칭다오 같은 대도시로 확대하여 1990년대 초에는 수백 개가 되었다. 소위 ‘점에서 선으로, 다시 선에서 면으로의 확장’이 완성된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중국의 국가 발전 전략과 그 의미를 설명하면서 그 성과와 한계를 함께 조망해 본다.
 

★ 중국이 정치 안정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 공산당이 지난 30여 년 동안 일당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첫째, 유능한 통치 엘리트들의 충원을 통해 가능했다. 공산당이 개혁·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덩사오핑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의 등장을 포함하여 능력 있는 기술관료 양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둘째, 공산당이 당 운영을 정상화하고 제도화하여 ‘혁명당’에서 ‘집권당’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셋째, 당내 민주화를 통해 마오쩌둥 시대의 문혁 같은 권력 독점과 권력 남용을 피할 수 있었다.
 
중국의 통치 엘리트는 혁명가→노동자/농민 간부→기술관료→사회 관리인으로 그 성격이 변화했다. 중국에서 선거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유능한 지도자들이 배출되었고 1990년대 들어서는 권력 승계도 매우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 들어 중국의 엘리트 정치는 제도화되고 안정화되면서, 특정 개인이나 파벌이 권력을 독점하는 현상이 사라지고 복수의 통치 엘리트 또는 파벌이 권력을 나누어 갖는 집단지도 체제가 형성되었다. 장쩌민 정부 1기(1998-1996년)에는 장쩌민-챠오스-리펑의 삼두체제, 2기(1997-2001년)에는 장쩌민-리펑의 이원체제가 형성되었다. 후진타오 시대에 들어와서는 공청단 출신을 중심으로 하는 후진타오 세력과 상하이파와 태자당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이 중앙과 지방에서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치 엘리트들이 협의와 타협을 통해 국가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는 엘리트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또한 파벌과 파벌 투쟁의 성격도 변했다. 마오쩌둥 시대에 파벌은 주로 이념과 노선 대립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승자독식의 원리에 따라 생사를 건 투쟁으로 격화되었다. 그러나 장쩌민 시대에는 파벌이 칭화대학파와 같은 학연, 상하이파 같은 지연, 공청단파처럼 업무, 태자당처럼 혈연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되었다. 1992년 ‘사회주의 시장경제 건설’ 방침이 확정되면서 공산당 지도부 내에 개혁·개방 정책에 일종의 합의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파벌 투쟁은 주로 소수파에게도 일정한 몫을 배정하는 타협과 거래의 성격으로 변한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과연 ‘정치 후진국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중국공산당의 성공 비결과 권력 구조 분석을 통해 향후 중국 정치의 미래를 예측한다.
 

★ 한국의 바람직한 대중국 외교: ‘정책 3중주’
 
저자의 진단에 의하면, 중국은 당분간 공산당 일당체를 유지하면서 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불완전한’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력, 군사력, 소프트파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향후 10-20년 이후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런데 영국이나 미국 등 기존 강대국의 부상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불균등성, 지역성, 취약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불완전한’ 세계 강대국이 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등 기존 강대국은 견제와 협력의 이중 정책을 쓰고 있다. 동시에 군사·안보 분야에서는 중국의 부상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불확정적인 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반(反)중국’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향후 동아시아에서는 기존의 미국 주도의 지역 질서가 해체되고 중층적인 영역에서 복합적인 주체들이 상호 교류하는 혼합 체제(저자는 이를 ‘무지개색 시루떡’이라고 부른다.)가 등장할 것이다. 중국 주도의 ‘신중화질서’는 등장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새로운 지역 질서에서는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지역 강대국,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 아세안 등 국제기구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또한 경제 영역에서는 수많은 다국적기업, 사회·문화 영역에서는 국제 비정부조직(INGOs)이나 특정 개인도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저자는 향후 북중동맹, 한미동맹, 규범과 가치관의 충돌 등 세 가지 쟁점이 한중 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관여(engagement), 위험분산(hedging), 다자주의(multilateralism)로 구성된 ‘정책 3중주(policy trio)’를 추진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세 가지 정책 모두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고 각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무게중심으로 매우 중요하다.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중국은 복잡하고(complex), 혼돈되고(confusing), 상호 모순적인(contradictory) 당-국가이자 문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매우 빨리 변화하고(changing)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다가온 중국이라는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중국의 부상, 중국의 국가 전략, 중국 정치, 그리고 한중 관계는 개별적이고도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여(협력), 위험분산, 다자주의라는 ‘정책 3중주’는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한국의 전략이다. 명화와 같이 다시 보아도 새롭고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역작이다.” ―김태호 교수(한림국제대학원)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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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2002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1989년)하고 정치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1999년)를 받았다.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學) 현대중국연구센터 객원연구원(1997∼1998년), 난카이대학(南開大學) 정치학과 방문학자(2001∼2002년), 미국 하버드-옌칭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방문학자(2006∼2007년)를 역임했다. 연구 성과로는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2016) 3부작(『개혁과 개방』, 『파벌과 투쟁』, 『톈안먼 사건』), 『중국의 꿈』(2013), 『중국의 법치와 민주주의』(2012), 『용과 춤을 추자』(2012), 『중국의 법원 개혁』(2012), 『Local People’s Congress in China』(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21세기 중국이 가는 길』(2009),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 정치』(2006), 『중국 정치개혁과 전국인대』(2000) 등 모두 열다섯 권의 저서와 많은 학술 논문이 있다. 현재는 중국의 통치체제, 중국 현대 정치사,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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