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2

원제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옮김 김연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2년 3월 30일 | ISBN 978-89-374-6285-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536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8년간의 유형 후 발표한 대작이성의 광기 속으로 침잠하는 자폐적 인간, 고뇌하는 청춘의 전형 ‘라스콜니코프’를 창조해 냄으로써 20세기 문학, 철학, 심리학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 소설 ▶ 도스토예프스키는 근대 작가 그 누구보다 위대하다. ―제임스 조이스▶ 그의 소설은 오직 순수하게 영혼의 재료로만 빚어낸 작품들이다. ―버지니아 울프▶ 도스토예프스키는 근대적 서사의 틀을 넘어섰다.―루카치▶ 어떤 과학자보다도 많은 것을 나에게 준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전 2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84, 285)으로 출간되었다. 『죄와 벌』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사형선고에 이은 8년간의 유형 생활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작품이다. 전작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싹튼 새로운 ‘인물 유형’과 소설 기법이 바로 이 소설에서 만개하여,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심리가 낱낱이 파헤쳐진다. 작가 스스로 『죄와 벌』은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라고 밝혔듯, 죄와 속죄에 대한 다양한 인식들이 팽팽하게 갈등하고 교차한다. 이 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작가로서의 성숙기에 정점을 찍을 수 있게 했고, 또한 조이스, 헤밍웨이, 고리키, 버지니아 울프, 토마스 만, 헨리 밀러, D. H. 로렌스를 비롯한 위대한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편집자 리뷰


세상을 향한 외로운 외침, 젊음의 고뇌와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 ‘라스콜니코프’의 탄생“나는 그저 이[蝨]를 죽였을 뿐이야, 아무 쓸모도 없고 더럽고 해롭기만 한 이[蝨]를.”

『죄와 벌』은 1860년대 후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초,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23세로, 법학도였으나 형편이 어려뤄 학업을 중단한 상태다. 어머니와 누이동생은 고향 소도시에서 그를 뒷바라지하며 그가 출세하여 집안을 일으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학교를 그만둔 후 마치 ‘관’ 같은 방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완벽한 계획을 짜고, 어느 날 저녁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전당포 노파와 그녀의 이복여동생 리자베타를 도끼로 내리쳐 살해한 것이다. 그런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며칠 동안 열병에 시달린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완전 범죄, 그러나 예심판사 포르피리는 구체적 증거가 없음에도 라스콜니코프의 심리를 꿰뚫으며 그를 압박해 온다. “그저 이[蝨]를 죽였을 뿐이야, 아무 쓸모도 없고 더럽고 해롭기만 한 이[蝨]를.”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성과 관념만이 가득했던 그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예상하지 못한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몸을 파는, 그러나 그 누구보다 ‘순결한’ 소냐를 만나면서 그는 점점 더 혼란을 느낀다.

소냐는 재혼한 아버지 마르멜라도프와 함께 새어머니 카체리나, 그리고 그녀의 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마르멜라도프는 실직한 관리로 아내의 양말까지 팔아 술을 마시는 인물이고, 카체리나는 심각한 폐병을 앓고 있다. 열여덟 살인 소냐는 “뭘 그리 애지중지하니? 그게 무슨 보물이라고!”라는 카체리나의 말에 몸을 팔게 되고 그렇게 번 돈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런 소냐에게 라스콜니코프는 성경을 읽어 달라고 부탁한 후 처음으로, 오직 그녀에게만 살인을 고백한다.

“결국 당신도 똑같은 짓을 한 셈이잖아? 당신도 역시 넘어섰으니까…… 넘어설 수 있었으니까. 당신은 자살을 한 거나 다름없어, 삶을…… 당신 자신의 삶을 파멸시켰으니까.(이거나 저거나 매한가지야!) 맑은 정신과 이성으로 살아갈 수도 있었으련만, 결국 센나야 광장에서 끝장을 보게 되겠지……. 하지만 당신은 견딜 수 없을 테고, 혼자 남게 되면 나처럼 미쳐 버리고 말 거야. 당신은 지금도 정신이 나간 여자 같아. 그러니까 우리는 함께 가야 해, 같은 길을! 가자!”(본문 중에서)


사형선고와 감옥 생활, 유형 생활 이후 변화된 사상과 철학을 소설로 완성한 기념비적 작품―“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페트라셰프스키 모임’에서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명으로 28세에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 집행은 극적으로 취소되었으나, 이후 4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다시 4년 동안을 시베리아에서 복무했다. 감옥 생활 중에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책은 ‘성경’이었다. 이 시절을 보낸 후 자유의 몸이 되었을 때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야말로 극우 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또한 초기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신과 구원의 문제가 이후 작품들에서 화두로 등장한다.

죄와 벌』은 그가 자유의 몸이 된 후에 발표한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중편소설에 가까웠던 반면, 『죄와 벌』은 도스토예프스 작품 세계가 절정에 이른 대작이다. 또한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새로운 인물 유형과 이야기 전개 방식을 선보이면서 미학적, 시학적 실험을 했다면, 『죄와 벌』에서는 그 소설 기법이 만개하여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심리가 낱낱이 파헤쳐진다. 번역자인 김연경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가 인생을 조망할 때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가 변태와 탈각(脫殼)의 순간을 보여 준다면 『죄와 벌』(1866)은 그 이후의 모습이 진면목을 드러낸 첫 소설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전체 6부와 에필로그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 이미 라스콜니코프는 살인을 저지르고, 그 이후에는 그가 왜 그런 범죄를 감행했는지를 밝히는 과정이 이어진다. 특히 다른 누구보다 라스콜니코프 자신이 범죄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주로 그려진다. 그는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다, 원칙을 죽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때문에 사람을 죽였어…….” “내가 과연 노파를 죽인 걸까? 나는 나 자신을 죽인 거야, 노파가 아니라!” “나는 그냥 죽였어. 나 자신을 위해, 나 하나만을 위해 죽인 거야.”라고 되뇌이며, 실제로 끝까지 자신의 범죄를 뉘우치지 않는다. 그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론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 판단 착오를 했다는 것, 그것이다.

이 “고매한 살인자” 라스콜니코프는 “성스러운 매춘부” 소냐를 만나면서 고해성사에 가까운 고백을 하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없던 ‘삶’을, ‘이론’이 아닌 삶을 가져다준다.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그는 성경을 펼치지 못했고(않았고),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속죄 혹은 구원을 얻었는지는 모호하다. 그러나 『죄와 벌』이 “한 청춘이 겪는 ‘환멸과 좌절’의 기록”이라면, 소설이 끝난 후 두 청춘, 라스콜니코프와 소냐에게는 환멸과 좌절을 넘어선 ‘삶’이 남아 있을 것이다.

『죄와 벌』이 매력적인 것은 인물이든 작가든 그들 스스로 설정한 특정한 ‘선’(혹은 ‘벽’)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의지 사이의 긴장 때문이다. 작가는 “스비드리가일로프 — 절망, 가장 냉소적인 /소냐 — 희망, 가장 실현 불가능한”(『죄와 벌』 작가 노트)이라는 메모를 남겼다. 라스콜니코프의 몽상과 환멸은 이 양극단의 팽팽한 줄다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강렬한 소설에 싱거운 사족처럼 붙은 에필로그와 영원히 쓰이지 못한 후속편도 마찬가지이다. 근대의 미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의 광기’를 ‘영성’으로 극복하려 는 의지야말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이끌고 가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인 것이다.(「작품 해설」 중에서)

보다 젊고 감각적인, 그리고 정확한 번역으로 다시 읽는 도스토예프스키

이 책의 번역자인 김연경은 서울대학교와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젊은 학자이다. 또한 21세에 등단해 소설집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내 아내의 모든 것』, 장편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  등의 작품을 발표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젊은 학자이자 소설가로서 김연경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과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이어 『죄와 벌』을 감각적으로 번역해 냈다.

특히 이번 번역에서는 그동안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을 일컬었던 ‘초인 사상’이라는 개념을 재정립했다. 이것은 라스콜니코프가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일컬으면서 사용했던 용어였다. 그러나 김연경은 “‘초인’도, ‘초인 사상’도 『죄와 벌』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단어이다. ‘비범인(非凡人) 사상’ 역시 포르피리와 라스콜니코프가 후자의 논문 「범죄론」을 논하며 사용하는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진 조어이다. (중략) 원어 자체도 극히 평범한 것이거니와 라스콜니코프의 사상 역시 진부할 정도로 평범한 것이라는 사실, 바로 이것이 그의 절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고민의 결과로, 기존의 국역본에서 ‘범인(凡人)’과 ‘비범인’으로 옮겨진 러시아어 단어는 각각 ‘평범한 사람(들)’과 ‘비범한 사람(들)’으로 옮기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와 등장인물의 사유를 깊이 고민하고 반영한 결과이다.

또한 기존에 흔히 잘못 번역돼 오던 오류도 바로잡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비범한 사람’의 예로 나폴레옹, 마호메트, 리쿠르고스와 함께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솔론’을 꼽았는데, 기존 번역에서는 거의 ‘솔로몬’으로 잘못 옮겨 왔던 것이다.

일본어에서 중역하면서 이어져 오던 여러 용어들도 우리 실정에 맞게 바꾸는 시도를 했다. 예를 들면 19세기 러시아 행정구역 단위 중 하나를 그동안은 일본어 번역을 참조했던 습관대로 ‘현(縣)’으로 옮겨 왔는데, 이것을 ‘도(道)’로 바꾸었다. 또한 라스콜니코프의 이미지를 완성했던 ‘짙은 아마(亞麻) 색 머리카락’에서 ‘아마 색’을 ‘황갈색’으로 바꾸어 이해를 보다 쉽게 했다.

작가 소개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821년 10월 30일 모스크바 마린스키 빈민 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페테르부르크 공병학교를 졸업했지만 문학의 길을 택한 뒤,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로 당시 러시아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1849년부터 공상적 사회주의의 경향을 띤 페트라셰프스키 모임에 출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지만 극적인 순간에 사형 집행이 취소되어 유형을 떠나게 된다. 4년간의 감옥 생활과 4년간의 복무 이후, 잡지 《시대》를 창간함과 동시에 그의 작품 세계에서 이정표가 된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를 발표했다. 이어, 지병인 간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죄와 벌』(1866), 『백치』(1868), 『악령』(1872),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1880) 등 심리적, 철학적, 윤리적, 종교적 문제의식으로 점철된 걸작들을 남겼다. 1881년 1월 28일, 폐동맥 파열로 사망했으며 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르 네프스카야 대수도원 묘지에 안치되었다. 

김연경 옮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분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악령』과 『우리 시대의 영웅』 등이 있으며, 소설집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내 아내의 모든 것』, 장편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 등을 발표했다.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6월 30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6월 30일

ISBN 978-89-374-9585-4 | 가격 7,000원

이성의 광기 속으로 침잠하는 자폐적 인간, 고뇌하는 청춘의 전형 ‘라스콜니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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