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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탄생-공론장의 구조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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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조선의 백성은 현대의 시민으로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서양의 근현대를 돌아 우리의 심층을 탐구하는 사회학자 송호근의 35년의 여정

송호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1년 11월 18일

ISBN: 978-89-374-8398-1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36쪽

가격: 25,000원

분야 학술 단행본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8일 | ISBN 978-89-374-8857-3 | 가격 17,500원


책소개

조선의 백성은 현대의 시민으로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한국 사회의 현안과 주요 쟁점을 끊임없이 짚어 온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의 신작 『인민의 탄생-공론장의 구조 변동』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한국 사회를 재단해 온 ‘서양산 사회과학’을 과감히 벗어 버리고,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격동하는 한국 사회를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 사회의 기원을 찾아 개화기 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사회과학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쏟아져 들어온 외국산 이론의 홍수 속에서 한국은 부정되고 극복의 대상으로 개념화되었으며, “역사의 갈피에 접힌 필연적 이유를 묻기 전에 서양산 사회과학으로 한국 사회를 분해”했음을 고백하는 저자는 이제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의 돌파구를 찾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미시적 연구와 목적론적 연구를 추구하는 기존 학계의 경향에서 벗어나 ‘거시 구조의 전환’에 주목하며 조선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한글의 사용과 함께 비로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새로운 인민’은 조선의 통치 축인 지식, 종교, 정치 분야에서 ‘평민 공론장’의 출현을 촉발하였으며, 이것에 의한 ‘시민으로 전환한 인민의 탄생’에 개화기 근대의 요체가 숨어 있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인민, 담론장, 그리고 근대

I 부 조선의 통치 질서와 인민

개화기 인민
적자(赤子)로서의 인민
새로운 인민
통치 질서의 와해와 근대 인민의 탄생
인민의 진화
개념의 불변성
인민의 진화: 세 가지 통로
문해인민의 탄생과 의미
근대 인민의 형성과 분화
근대 인민과 자발적 결사체
개화기 자발적 결사체: 자료 분석
인민의 초상: 민족과 근대 만들기
민족과 근대
언문일치와 내면 의식
지식인과 문해인민: 조선, 일본, 베트남의 비교
문해인민의 결정 요인
지식인의 사회적 위치와 문(文)의 전통
서민 문학의 태동
훈민정음과 문해인민의 탄생
훈민정음의 철학과 정치학
문해인민의 형성
한문과 언문의 정치학
언문의 진화와 기능
조선의 문과 언문
조선의 통치 질서와 국문 담론
통치 질서: 삼중 구조
국문 담론의 의미

II 부 담론장의 형성과 전개

종교 담론장: 유교의 균열
조선, 천주교와 조우하다
서학(西學)에서 서교(西敎)로
천주교의 확산과 의미
담론: 인식과 관심
담론장의 형성과 확산
문예 담론장: 언문의 사회적 상상
평민 담론장의 출현
언문의 사회적 상상
왜 문예 담론장은 공론장을 형성하지 못했는가?
정치 담론장: 향중공론의 균열과 저항
저항 인민의 탄생
향중공론의 분열과 저항

결론: 지식과 권력의 분리와 지체된 근대

참고 문헌

찾아보기


편집자 리뷰

◆ 한반도에서 발아된 근대의 기원을 찾아서
서양의 근현대를 돌아 우리의 심층을 탐구하는
사회학자 송호근의 35년의 여정

유신 정치와 광주 사태, 민주화, 압축적 경제 성장, 외환 위기 등 격동의 세월을 거친 한국 사회는 고령화와 최저 출산율, 높은 자살률,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양극화 현상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많은 쟁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뒤엉키는 현실 가운데 한국 사회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주시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하는 사회학자로서의 책무는 무겁기만 하다. 산업화와 더불어 오직 현재만을 바라보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야 했던 1970년대, 저자를 비롯한 한국의 사회과학도들은 외국산 이론의 세례를 받고 성장했으며, 전문적 지식 체계를 갖춘 현대적 대학의 출범과 함께 한국의 학계에서는 학문의 분화 및 특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적 맥락이 고려되지 않은 서양산 지식의 잣대는 한국 사회의 심층을 가늠하지 못하고 그 본질을 왜곡하기 십상이며, 지식의 전문화는 영역 간 담론의 교류와 소통의 결핍을 초래해 거시적 안목을 차단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저자는 그동안 한국 사회를 재단하는 데 절대적으로 의지해 온 ‘서양산 사회과학’을 과감히 벗어 버리고 한국 사회의 역사적 심층에 다가가고자 하며, 또한 학계의 세분화되고 목적론적인 기존 연구 경향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우리의 조선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테면 ‘부르주아지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라는 마르크스 이론의 유명한 명제가 한국에도 그대로 대입될 수 있는가?, 박정희 정권에서 정책적으로 배양된 재벌이 부르주아지인가?, 외국 학자들의 눈에 낯선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들이 한국만의 역사적 진화 경로와 그 특징을 살펴보지 않고는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부정하고 과감히 잘라내어 버렸던 기원을 찾고, 우리의 지적 전통과의 소통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한 한 사회학자의 35년 여정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세대가 자부심을 갖고 행했던 과거와의 단절, 못난 아비 죽이기의 대가는 혹독했다. 역사의 내력들은 나를 통해 새로이 현현되고, 나를 통해 미래로 뻗어 나간다. 그렇다면 ‘이단의 자식’은 일찍이 아버지를 죽였지만 다시 아버지를 찾아야 하는 이율배반적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어쨌든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인류학적 아버지든, 사상적 아버지든 현대적 지식으로 무장한 천애의 고아에겐 아버지가 절실했다. 나의 기원, 1970년대 세대의 기원,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아야 했다. 우선 가장 가까운 근대, 개화기로부터 그 기원에의 탐색 여행을 출발하기로 했다. 이 책은 그런 탐색 여행의 사회학적 보고서다. -「책머리에」중에서

◆ 극단적 경쟁과 균열, 소통 불능의 시대
토론과 합의에 기반한 ‘공론장’을 만들어야 할 때

조선 사회는 성리학 기반의 강력한 통치 체계로 500여 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다. 조선의 성리학은 그 자체가 종교이자 정치요 지식이었으며, 이러한 지식·종교·정치의 삼위일체가 조선을 단단하게 떠받쳐 준 세 개의 축이었다. 그러나 이토록 공고한 조선도 결국엔 무너지고 마는데, 저자는 그 원인으로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새로운 인민’의 출현과 그로 촉발된 ‘지배 계급의 것과는 전혀 다른 인식 공간’, 즉 국문 담론에 주목한다. 통치와 교화의 대상이던 일반 평민은 한문을 기반으로 하는 양반 공론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성리학 경전을 백성들에게 보급하여 통치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에서 창제된 한글로 인해, 인민은 그들만의 문자 수단을 갖게 되었고 이른바 새로운 문헌 공동체가 느슨하게 형성되어 갔던 것이다. 지배 계급은 물론 인민들도 새로운 문자 수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언문은 한문과 구별되는 사회적 상상을 인민에게 제공한다. 그 속에는 지배 권력의 허를 찌르고, 지배 이념의 논리를 뒤집고, 심지어는 지배 체제의 전복까지를 꿈꾸는 혁명적 이상이 싹트고 있었다.” 저자는 이 평민 담론장이 동학을 계기로 공론장으로 확대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의사소통의 장의 형성은 한 개인이 개인적 삶의 영역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의사, 정서를 타인과 공유하게 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교환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제, 타인의 낯선 생각을 접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은 사회 변혁에서 매우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이런 의사소통의 장, 공론장과 그것에 의해 시민으로 전환한 인민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경쟁과 균열이 심화되고 소통이 막힌 한국 사회에 유효한 시사를 던진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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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역서 『철학과 예술사회학』(1983), 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칼 만하임의 지식사회학 연구』(1983)를 출간한 후, 1984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89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한림대학교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로 재임했고, 199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조교수로 임용되어 학과장과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1998년 스탠퍼드 대학교 방문교수, 2005년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1998년 이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8년부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에 민주화와 노동 문제를 분석한 『한국의 노동 정치와 시장』(1991), 『열린 시장, 닫힌 정치』(1994), 『시장과 복지 정치』(1997), 『한국의 노동 복지』(1996) 등을 펴냈으며, 이후 IMF 초기 외환 위기를 맞은 사회학자의 비통한 심정을 담은 『또 하나의 기적을 향한 짧은 시련』(1998), 한국의 의료 분쟁과 제도적 모순을 분석한 『의사들도 할 말 있었다』(2001)를 출간했고, 노무현 정부의 등장 배경과 통치 양식을 분석한 『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2003)와 『한국,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2006)를 썼다. 한국의 복지 체계를 비교 분석한 『세계화와 복지 국가』(2001)를 편집했고, 복지 정책의 구조적 특성과 결정 요인을 조명한 『복지 국가의 태동: 세계화, 민주화, 그리고 한국의 복지 정치』(2006)를 출간했다. 20세기 한국인의 기원을 밝힌 탄생 3부작 『인민의 탄생』(2011), 『시민의 탄생』(2013), 『국민의 탄생』(2020)을 펴냈다. 그 외 주요 저서로 『나타샤와 자작나무』(2005), 『다시 광장에서』(2006), 『독 안에서 별을 헤다』(2009), 『이분법의 사회를 넘어서』(2012),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2013), 『가 보지 않은 길』(2017), 『혁신의 용광로』(2018) 등과 소설 『강화도』(2017), 『다시, 빛 속으로』(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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