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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텔·간계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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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Wilhelm TellㆍKabale und Liebe

프리드리히 실러 | 옮김 홍성광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1년 11월 14일

ISBN: 978-89-374-6277-1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 132x225 · 512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277

분야 세계문학전집 277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16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10월 16일 | ISBN 978-89-374-9577-9 | 가격 9,100원


책소개

괴테와 함께 독일 문학을 절정으로 이끈 고전주의 문학의 거장 실러영웅 전설에서 민중극으로 승화한 대작 「빌헬름 텔」, 격정적인 시민 비극 「간계와 사랑」진보적 휴머니즘과 인간의 내적 자유에 대한 미학적 고찰이 담긴 작품
▶ 실러가 발전하며 다른 사람이 되어 감에 따라 자유의 이념도 달라졌다. 젊었을 때는 육체적 자유가 그를 사로잡아 이를 작품에 반영했고 말년에는 정신적 자유에 몰입했다. — 괴테▶ 실러의 작품은 음악가에게 극히 어렵다. 작곡가는 시인을 뛰어넘을 줄 알아야 하는데 누가 실러의 작품을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 — 베토벤▶ 분단된 독일은 정치적인 부자연스러움과는 다르게 실러라는 이름에서 하나가 됨을 느낀다.— 토마스 만(1955년 연설에서)


목차

빌헬름 텔·7
간계와 사랑·223

작품 해설·467
작가 연보·497


편집자 리뷰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희곡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77)으로 출간되었다. 실러는 절대주의 체제에서 시민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 독일의 작가이자 문학 이론가, 역사가, 철학자로 괴테와 더불어 고전주의 문학 이론을 확립하고 독일 문학의 전성기를 주도했다. 실러 최후의 대작인 「빌헬름 텔」은 명사수 텔의 전설을 압제자의 폭정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는 스위스 민중의 투쟁기로 발전시킨 고전주의 대표 희곡이다. 초기 대표작인 「간계와 사랑」은 신분이 다른 연인이 간계로 인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이야기로 당대 귀족 사회의 타락과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한 시민 비극이다. 이들 작품에는 실러의 작가적 열정, 자유와 정의에 대한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은 섬세한 시적 대사와 긴장감 넘치는 극적 구성,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역사적, 미학적 통찰력과 비판 의식으로 시대마다 다양한 해석을 낳으며 꾸준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역사적 고증과 철학적 고찰, 문학적 감수성이 빚어낸 명작 「빌헬름 텔」13세기 말 스위스 발터슈테테의 슈비츠, 우리, 운터발덴 세 주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알브레히트가 독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임명되면서 폭정이 심해진다. 황제가 각 주에 임명한 태수들도 부역과 착취로 주민들을 괴롭힌다. 이에 세 주의 자유민들은 동맹을 맺고 봉기를 계획한다. 용감하고 신실한 궁수 텔은 목숨을 걸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지만 정작 동맹의 권유는 물리친다. 자연의 섭리를 믿는 그는 참고 침묵하면 폭정도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태수 게슬러의 덫에 걸려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화살을 쏘아 맞혀야 하는 비통한 상황을 겪고, 그 후 감옥으로 끌려가는 배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고뇌 끝에 게슬러를 처단한다. 그러는 동안 동맹자들은 평화적으로 봉기에 성공하고, 뒤이어 알브레히트가 조카의 손에 살해된 후 새 황제로 즉위한 하인리히 7세가 세 주에 자유를 허락한다.         실러는 위대한 작가인 동시에 뛰어난 역사가이자 철학가이다. 괴테의 추천으로 예나 대학에서 삼 년간 역사학 강의를 했으며, 『30년 전쟁사』 등의 역사학 명저를 저술하기도 했다. 스위스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실러는 「빌헬름 텔」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추디의 『스위스 연대기』와 뮐러의 『스위스 연방사』를 비롯해 여러 스위스 역사서를 탐독하며 명사수 텔의 전설과 발트슈테테 지역 동맹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동시대 역사가의 눈으로 검증한 스위스 독립사의 역사적 의의를 성실히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실러는 단순히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양한 극적 장치를 활용해 역사 속 짧은 영웅담을 숭고한 민중 투쟁기로 발전시켰다. 스위스 산악 지대의 목가적인 풍경과 목동의 서정적인 노래로 극을 시작해 앞으로 펼쳐질 압제와 투쟁에 대한 극적 긴장감을 높이고 등장인물 각각에게 다양한 성격과 연정, 가족애 등 개별적 갈등 요소를 부여해 극 전체에 흐르는 갈등을 심화했다. 또한 실러는 이 작품에서 평생의 철학적 과제였던 ‘자유’를 위한 인간적 투쟁을 미학적으로 승화시켰으며, 전설 속 텔의 영웅적 면모에 선량하고 용감한 소시민에서 대의를 위해 살인을 불사하는 인물로 변모하는 과정의 고뇌를 더해 극적 효과를 더하는 동시에 정의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오롯이 담아냈다.

텔    난 남을 해치지 않고 조용히 살아왔어…….               (중략) 넌 평화롭게 살아가던 나를 겁먹게 했고,        경건한 사고방식을 길러 주는 젖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독으로 바꾸어 버렸으며,            나를 끔찍한 것에 익숙하게 만들었어…….       자식의 머리를 겨누었던 자는 적의 심장도 맞힐 수 있어.         (중략) 각자 맡은 바 일을 하러 자신의 길을 간다…….       그런데 내가 할 일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중략) 이제 오두막 사람들은 자유를 얻고       죄 없는 사람들은 너에게서 안전해질 거야!       너는 더 이상 주에 해를 끼치지 못할 거야.

「빌헬름 텔」은 실러가 가난과 병마와 싸우면서 문학적 열정을 쏟아부어 완성한 마지막 희곡이자 실러를 ‘자유의 작가’로 만든 결정적 작품이다. 정의를 위해 사람을 죽인 텔의 고뇌와 민중의 숭고한 무혈 투쟁기에 담긴 평화와 비폭력의 메시지는 월가 시위, 재스민 혁명 등 정의를 위한 투쟁이 계속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닌다.
■ 통속극의 형태로 동시대를 대담하게 비판한 열정적 시민 비극 「간계와 사랑」  18세기 중엽 독일, 수상의 아들 페르디난트와 시민 악사의 딸 루이제가 사랑에 빠진다. 악사 밀러는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딸이 불행해질까 봐 걱정한다. 루이제를 짝사랑하는 비서 부름은 페르디난트와 루이제의 관계를 눈치채고 이를 페르디난트의 아버지인 수상에게 일러바친다. 수상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 아들에게 영주의 애첩과 위장 결혼을 하라고 협박한다. 한편 영주의 탐욕에 신물이 난 영국 여인 밀포드 부인은 이러한 계략 속에서 진짜 사랑을 찾으려 하지만 페르디난트는 루이제를 떠올리며 끝내 그녀를 거절한다. 이에 수상은 비서 부름과 함께 간계를 꾸며 아들을 연인과 갈라놓고 자신의 뜻을 이루려 한다. 무고죄로 악사 부부를 잡아들인 뒤 이를 빌미로 루이제에게 다른 연인이 있는 것처럼 거짓 연서를 쓰게 하고 그것을 페르디난트가 발견하게 한 것이다. 배신감에 사로잡힌 페르디난트는 루이제를 찾아가 그녀를 비난하고 자신과 그녀가 마실 레몬주스에 독을 탄다. 마지막 순간 루이제는 진실을 고백한 뒤 페르디난트와 그 아버지를 용서하며 눈을 감고, 페르디난트는 아버지를 원망하다 결국 그를 용서하고 루이제의 뒤를 따른다.     당시에는 시민 계급이 점차 하나의 계층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삶과 자의식을 반영한 문학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시대 상황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귀족 계층과 시민 계층 간의 충돌 및 갈등을 그린 희곡 갈래가 시민 비극이다. 실러가 쓴 대표적인 시민 비극인 「간계와 사랑」은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라는 통속극의 옷을 입고 있으면서 그 안에는 궁정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시종   어제 7000명의 장정이 미국으로 떠났는데…… 그들이 파병된 돈으로 모든 [보석]값이 치러졌죠.         (중략) 몇몇 건방진 녀석들이 대열 앞으로 나와 연대장에게 물었죠,         영주가 인간들에게 멍에를 씌우고 얼마에 팔아 치우느냐고요…….         하지만 자비로우신 우리 영주께서는 모든 연대를 사열식장에 집합시키고,         멍하니 바라보던 얼간이 녀석들을 쏘아 죽이라고 명하셨죠.         우린 요란한 총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두개골이 포장도로에 튀는 것도 봤습니다.         그러고는 전군이 소리쳤죠……. “야호, 미국으로!”

당시 사회 비판적인 성격의 작품들이 대개 검열과 탄압을 피하기 위해 과거를 무대로 삼았던 것과 달리 실러는 이 작품에서 동시대를 배경으로 영주의 폭정과 귀족의 타락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특히 병사 판매에 관한 일화는 당시 시민들이 실제로 목격한 사건으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를 때는 사회적 파장 때문에 해당 장면이 삭제된 채 공연되기도 했다. 멜로드라마적인 이야기 전개와 번뜩이는 대사 속에 날카로운 현실 비판이 담긴 이 작품은 당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독일 연극 무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되었고,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낳으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또한 지배 계층의 타락에 대비되는 시민 계급의 도덕성, 사회적 약자이지만 부패한 권력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유와 사랑을 찾거나(밀포드 부인) 끝내 양심을 지키며 죽음 앞에서 의연하게 자비를 베푸는(루이제) 여성들의 덕성을 높이 사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실러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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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실러

1759년 11월 독일 뷔르템베르크의 마르바흐에서 태어났다. 사관학교의 엄격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견디며 질풍노도 시인들과 괴테, 루소, 볼테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탐독했다. 열세 살이 되던 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1781년 익명으로 출간한 희곡 『도적들』이 1782년 1월 만하임에서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통렬한 비판이 담긴 이 작품으로 인해 구금과 집필 금지 명령을 받고 고향을 탈출해 도피 생활을 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질병에 시달리던 중 괴테의 주선으로 1789년 예나 대학의 철학 교수로 부임했다. 1805년 5월 폐렴이 악화되어 마지막 희곡 「데메트리우스」를 완성하지 못하고 생을 마쳤다. 괴테와 더불어 독일의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 실러는 고전주의 예술 이론을 확립하고 뛰어난 역사적, 철학적 식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희곡과 시를 창작하며 독일 문학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 1784년에 초연된 「간계와 사랑」은 대표적인 시민 비극으로, 신분이 다른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 날카로운 현실 비판을 담아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다른 대표작 「빌헬름 텔」은 1804년에 초연된 고전주의 운문극으로 실러 최후의 작품이자 최대 걸작으로 평가된다. 스위스의 전설적인 영웅 빌헬름 텔의 이야기를 민중들이 압제자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투쟁기로 발전시킨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 밖에도 『돈 카를로스』, 『발렌슈타인』, 『오를레앙의 처녀』 등 걸출한 희곡을 남겼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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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광 옮김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과 『마의 산』,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카프카의 『변신』, 『소송』, 『성』, 실러의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 등이 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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