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천년 벗과의 대화


첨부파일


서지 정보

카피: 우리 옛글에서 ‘진짜’ 인생을 만나다치열한 삶에 지친 당신에게 들려주는안대회 교수의 아름다운 인생론

안대회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1년 7월 29일

ISBN: 978-89-374-8375-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0x195 · 252쪽

가격: 14,000원

분야 논픽션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8일 | ISBN 978-89-374-8856-6 | 가격 9,800원


책소개

우리 옛글에서 ‘진짜’ 인생을 만나다
치열한 삶에 지친 당신에게 들려주는
안대회 교수의 아름다운 인생론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 개성적 문체를 바탕으로 옛글을 고증, 분석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의 신작 『천년 벗과의 대화』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읽은 옛 책들에서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치열한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진정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명문가의 후예임에도 적극적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든 심대윤, 치졸한 좀도둑의 행각을 구구절절 글로 남긴 가난한 선비 남종현, 자신의 진면을 표현하고자 낯부끄러운 비행까지 조목조목 기록한 심노숭, 벼루에 심취한 나머지 친구의 명품 벼루를 들고 무작정 내뺀 유득공, 자기 인생을 배반하지 않겠다며 육십이 넘은 나이에 홀로 3년간의 여행을 떠난 정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노라면 옛사람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무릎을 치기도 하고, 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적인 모습에 웃음을 짓기도 하며, 오늘의 우리처럼 ‘어떻게 살아야 하나?’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그저 고매하기만 한 화석화된 존재가 아닌, 뜨거운 심장으로 펄펄 살아 움직이는 천년 벗을 만나고 공감하고 삶을 반추하는 경험이야말로, 그 어떤 교훈보다도 값진 고전을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목차

누가 내 꿈을 이루어 줄까
한가로움에 대하여-이용휴의 충고
소반을 만들며-심대윤과 노동의 즐거움
공부한다는 것-왕태와 박돌몽의 작은 성공
누가 내 꿈을 이루어 줄까-홍길주가 상상한 세계
고집쟁이-원칙주의자 황순승
방황의 끝-삽교에 정착한 안석경
장애를 딛고 이룬 성공-황윤석과 이옥의 청도 검공
친구의 인연-박지원의 교우론
사람의 등급-청렴한 선비 김창흡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부처의 삶과 가르침
죽음의 준비-이학규의 마지막 순간

내가 그린 내 모습
꽃병 속의 인생철학-원굉도의 취미 예찬
좀도둑과 선비-남종현의 도둑맞은 내력
내가 그린 내 모습-심노숭의 글로 쓴 초상화
책 둥지-육유의 공부방
횡재-노극청과 현덕수의 청렴 대결
이슬 맺힌 아욱과 누런 기장밥-황상의 고결한 삶
병든 자가 지혜롭다-남극관의 죽음을 재촉한 독서
생의 의미를 간직한 이름-옛 선비들의 개명 문화
먼 옛날의 방학 풍경-계곡물에 발 담그고 시를 짓다
서오생의 책사랑-장서가 이명오
콩 요리 성찬-이익이 실천한 선비의 자세
나무꾼 시인-월계의 명사 정초부
벼루를 노래한 시인-벼루광 유득공
홍씨 집안의 독서-홍인모의 가정 교육

아침은 언제 오는가
진달래꽃-이광사의 처절한 한
눈물로 완성한 책-서유구와 『임원십육지』
한 여인의 우울한 죽음-박향랑의 원한
어머니가 드신 소라-귀유광의 가족 사랑
우물에 떨어진 빗방울-여자의 일생
아침은 언제 오는가-이학규와 윤이 엄마
가을의 노래-정학연의 슬픈 가을
불우한 사연을 간직한 책-임춘의 『서하집』

오늘 내가 밟고 간 발자국
독수리와 꿀벌-우화가 들려주는 세상살이의 본질
오늘 내가 밟고 간 발자국-이양연과 눈길
미치광이 나라-심익운과 청렴한 선비의 비극
아버지의 시 한 편-지덕구의 효성
시를 말하는 정치가-시인 이항복
잡학의 발견-실학의 선구자 이수광
풀뿌리의 맛-체험 없는 지식의 공허
튼튼한 선박-변방의 학자 이강회
붓을 잡는 올바른 정신-이서와 이광사의 서예 이론서
구한말의 세계 일주-김득련이 만난 새로운 세상
고려의 서울 옮기기-최자와 「삼도부」

가던 길 멈추고
길고 느린 여행-정시한의 전국 사찰 여행기
사물과의 대화-옛 선비와 기물명
베개 맡에서 엮은 수필-세이쇼나곤의 담담한 인생 미학
골목에 있는 내 집-혁신적 시인 이언진
가던 길 멈추고-조귀명과 그림 속 인생
취중 타임머신-남종현과 월암동
개구리 울음 소리-이옥의「후와명부」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심노숭이 쓴 병상 일지
살구나무 아래 작은 정자-이유신과 이용휴의 어느 가을날


편집자 리뷰

◆ “친구와 무료한 대화로 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천년 벗과를 대화를 나누리”
고전에서 길어 올린 천년의 지혜

공교롭고도 오묘하지요. 이다지도 인연이 딱 들어맞다니! (중략) 그대가 무인이 아니요 내가 농사꾼이 아니라서 함께 선비가 되었으니, 이야말로 크나큰 인연이요 크나큰 만남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주고받는 대화가 구차하게 같거나 행하는 일이 구차하게 맞아떨어진다면, 차라리 천년 전 옛사람과 벗하고, 백 세대 뒤의 사람을 미혹시키지 않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연암 박지원은 기묘한 인연으로 만난 벗이라 할지라도 그와 더불어 나누는 대화가 무료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구차하다면 차라리 홀로 책 속에서 벗을 찾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진정한 친구란 그저 만나서 무료한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라면 함께하는 시간에 나누는 대화가 천박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함께하는 행동이 더럽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짧은 고전 글귀에 맑은 기운이 불쑥 찾아오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때, 수백 년 전 선인들과 만나는 순간이다. 직접 대면한다면 말도 뜻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과거의 사람들이지만, 저마다 자신만의 책 둥지를 틀고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벗할 수 있다.
이 책은 안대회 교수가 그동안 읽은 옛 책들에서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것으로, 모두 5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려 사람, 조선 사람을 비롯해 당나라, 베트남, 일본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는 그 한 편 한 편이 우리 사는 모습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그저 한가로운 삶을 살았을 것만 같은 옛 선인들도 “인생의 만족을 꾀한들 어느 때나 충족되랴./ 늙기 전에 한가로움을 얻어야 그게 진정 한가로움이지.” 하며 욕망으로 가득한 인생의 바쁜 질주에서 한숨 돌리고픈 소망을 노래했다. 무더위에 부채질도 하지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성균관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스스로를 “썩은 선비 신세”라고 자탄하기도 하고, 아들을 부잣집 딸에게 장가보내 덕을 보겠다는 익살스러운 시를 짓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현재 우리의 모습과 놀랄 만큼 비슷해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사는 근본은 바뀌지 않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런가 하면 유득공은 벼루에 심취한 나머지 친구의 명품 벼루를 무작정 들고 내빼고는 그런 취미 생활을 전문적인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려 빼어난 문예 작품을 남기기도 하고, 원굉도는 객지에서의 적막감을 꽃병에 꽃을 꽂아 두고 보는 취미 생활로 극복하면서 “내뱉는 말이 무미건조하고 면목이 가증스러운 세상 사람은 모두가 벽(癖)이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서와 이광사는 모두 벼슬을 하지 않은 채 학문과 서법에 전념하여 탁월한 경지에 오름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확립했다. 이들은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출세에 도움이 되든 되지 않든, 자신을 사로잡은 일에 전심을 다해 몰두한 사람들이다. 수백 년 지식인들 중에도 오늘날 \’마니아\’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흥미롭다.

◆ 현대인이 잃어버린,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서

한편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세숫대야를 비롯해 베개, 담배통, 거울, 신발, 문갑, 필통 등 온갖 일용 잡기를 만들 때 그저 아름다운 모양과 품질만을 따지지 않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해야 할 의무를 기물명(器物銘)으로 새겨 넣은 선비들, 화급할수록 기지 넘치는 말을 구사하고 시를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자 했던 정치가, 개구리 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쳐 가며 개인의 소외와 고독에 대해 생각한 학자들의 모습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온다.
또한 심대윤 삼형제는 증조부가 이조판서를 지낸 혁혁한 명문가의 후예임에도 먹고살기 위해 소반을 만들어 파는 생활에 대해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직업의 귀천은 때에 따라 다릅니다. 장인을 지금 사람은 천하게 여기지만 훗날에는 귀하게 여길지 어찌 압니까?”라고 말했고, 황순승은 ‘황고집’이라 불리며 편협한 고집쟁이라는 빈정거림을 들었지만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기고 원칙을 지켰다. 고려 때 노극청이란 사람은 아내가 현덕수라는 사람에게서 이문을 남기고 집을 팔자 아내를 나무라고는 이득 본 만큼을 현덕수에게 돌려주었다. 이들의 삶은 여전히 노동을 천시하는 잔재가 남아 있고, 현실주의라는 명목 하에 불의와 타협하고, 이익의 추구가 시대정신의 하나가 된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와 삶이 곤고해질 때마다 우리가 고전을 들추어 보는 이유일 것이다.


작가 소개

--

안대회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대동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34회 두계학술상, 2016년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옛글을 분석함으로써 선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궁극의 시학』, 『벽광나치오』, 『천년 벗과의 대화』, 『조선의 명문장가들』,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선비답게 산다는 것』, 『정조의 비밀편지』, 『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녹파잡기』, 『산수간에 집을 짓고』, 『한서열전』, 『북학의』 등이 있다.

"안대회"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