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구라

원제 忠臣藏(충신장)

나미키 소스케, 미요시 쇼라쿠, 다케다 이즈모 | 옮김 최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1년 11월 25일 | ISBN 89-374-0375-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4x206 · 228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한국의 춘향전에 비견되는 일본 최고의 국민 문학. 사무라이의 복수 이야기, 서민의 사랑 이야기.가부키, 조루리, 영화, 드라마 등으로 매년 재해석되고 있는 작품. 국내 최초 완역.</SPAN

편집자 리뷰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가부키 작가 다케다 이즈모의 1748년 작품 『가나데혼 주신구라』원작을 고려대 일문학과 최관 교수가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한다
▶ 『주신구라』는 의(義)와 충(忠)에 대한 일본인의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근세부터 지금까지 가부키, 조루리, 영화, 드라마, 연극 등으로 매년 재해석되면서 일본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 수많은 아류작과 풍자 작품을 낳은 살아 있는 일본 최고의 고전이다.
본 작품은 1701년에 에도 성안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과 1702년에 있었던 아코 지방의 사무라이들이 주군을 위해 복수한 실제 사건을 작품화한 것이다. 아코의 영주인 아사노의 할복에서 시작되어 주군을 따르던 로닌들의 와신상담, 주군의 복수 결행 등으로 이어진 아코 사건은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으며 에도 시대를 뒤흔드는 대화제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 사건은 곧 가부키로 상연되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일본 국민들의 사랑 속에서 성장해 왔다. 특히 『가나데혼 주신구라』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최고의 극작가 지카마쓰 몬자에몬의 작품을 원형으로 하였으며, 그전까지 아코 사건을 다룬 여러 작품을 집대성한 것으로, 내용의 완성도와 그 인기에 있어서 ‘주신구라 작품군’의 원류로 평가받고 있다.

● 작품의 특징
① 복수의 문학 주군인 엔야 한간이 억울하게 할복하자 떠돌이 사무라이가 된 유라노스케와 그 동지들은 견디기 어려운 고난을 겪으면서도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낸다. 간페이는 아내 오카루를 유곽에 팔아넘기는 일까지 감내하고, 고나미는 복수를 위해 떠나는 리키야와 하룻밤뿐인 부부의 연을 맺으며, 기헤이는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이혼장을 쓰고 어린 자식의 목숨까지 내놓는다. 이처럼 주인공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오직 하나, 주군의 복수에 있다. 따라서 『주신구라』는 주군의 복수라는 대명제에 모든 문제가 수렴되는 ‘복수의 문학’이다. 이 작품은 주군의 복수가 성공함으로써 그동안의 모든 원한과 고난이 승화되는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
② 죽음의 문학무사들의 복수를 그린 작품답게 총 열한 장 중에서 다섯 장에 걸쳐 여덟 명의 죽음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제4장에는 엔야 한간의 할복이, 제5장에는 간페이의 장인 요이치베의 죽음이, 제6장에는 간페이의 할복이 각 장의 말미를 비장하게 장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본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이에 비해 제5장에서 착한 요이치베를 죽인 사다쿠로의 죽음, 제7장에서 모로나오의 개 노릇을 하던 구다유의 죽음은 악인의 말로를 보여주는 통쾌한 결말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원수 모로나오와 그 일당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함으로써 엔야 한간의 사건과 관련된 악인은 모두 멸망해 버리는 권선징악적인 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어느 장면에서나 사건의 해결 방법은 항상 죽음이다. 제9장에서 딸 고나미의 혼사를 위해 죽음을 택한 혼조도 결국 죽음으로 현실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복수를 마친 유라노스케의 일행도 모두 죽음으로 끝났다는 사실은, 선인도 악인도 모두 죽음으로써 무(無)로 돌아간다는 현실 인식과 더불어 억울한 영혼의 명복을 비는 진혼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③ 서민의 문학엔야 한간과 유라노스케 일행은 바쿠후의 불공정한 판결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시련을 겪는다. 당시 일본 근세 사회의 도시 서민은 신분상의 차별과 부당한 억눌림 속에 있었는데, 그들은 억울하게 당한 약자인 유라노스케 일행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화를 극화한 것인 만큼 『주신구라』의 기본 뼈대는 무사들의 복수담이지만,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기 때문에 서민의 입장을 반영하거나 서민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각색되었다. 따라서 『주신구라』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애환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모로나오가 엔야의 아내 가오요 고젠에 대한 연모가 한간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사건은 물론, 리키야와 고나미의 애절한 이별과 상봉, 간페이와 오카루의 농염한 연애와 도피, 복수를 위해 생이별을 하는 기헤이와 오소노 부부, 이처럼 남녀간의 사랑이 작품 곳곳에 수놓아져 있다. 이들의 사랑은 주군의 복수를 위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기에 더욱 애절한 느낌을 주며, 복수라는 의리와 대비되어 극적 갈등을 고조시켜 주고 있다. 의리와 인정의 갈등 속에서 결국은 의리를 위해 인정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 <주신구라> 작품군
『주신구라』는 중국은 물론 서양에도 빠른 시기에 알려졌다. 쑨원은 《민보(民報)》에 이 작품을 연재하여 혁명 동지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19세기 초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포츠머스 회담에서 일본측에 호의를 보인 이유를 이 『주신구라』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일본의 외교에도 영향을 끼친 『주신구라』는 가부키를 비롯하여, 채색판화인 우키요에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학 장르와 예술 장르의 소재가 되었다. 영화의 경우 『주신구라』와 관련하여 100여 편이 제작되었고, 매년 소설 장르가 새롭게 창작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니메이션 『주신구라』도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997년에 소조 마키노 감독의 『주신구라』가 소개된 바 있다. 일본 근현대 작가 중에서 『주신구라』를 새롭게 쓴 작가들 중에는 무샤네코지 사네아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분게이슌주사>를 세운 기쿠치 간, 요시카와 에이지, 모리무라 세이이치 등이 있다. 이처럼 일본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주신구라』는 일본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 <주신구라>의 뜻
원제 『가나데혼 주신구라(『名手本忠臣』)』라는 독특한 제목에서 <가나(假名)>는 일본 문자 이로하(いろは) 순의 47자로, 아코 의사 47명을 나타낸다. <데혼(手本)>이란 <모범>이란 뜻으로 무사들의 귀감이 되는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또한 <가나데혼>은 에도 시대 서당에서 글자를 배우기 위하여 사용한 교과서와 같은 것으로, 어려운 한문체로 쓴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라도 알기 쉬운 ‘가나’로 쓴 것이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구라(藏)’는 소중한 것을 담아두는 창고를 뜻하므로 ‘주신구라’는 충성스런 사무라이가 많이 들어 있는 창고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가나데혼 주신구라』는 ‘귀감이 되는 충신들을 모아놓은 창고’ 혹은 ‘그들의 행동을 알기 쉽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저자: 다케다 이즈모(竹田出雲), 미요시 쇼라쿠(三好松洛), 나미키 소스케(『木宗輔)
근세 일본을 대표하는 극단인 ‘다케모토 좌’를 이끈 작가들이다. 특히 중심인물인 다케다 이즈모는 인형극인 ‘닌교조루리’와 ‘가부키’ 작가로 「주신구라」를 포함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주신구라」는 실제로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아코 사건’을 토대로 만든 작품으로서, 오늘날까지도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수많은 관련 작품을 낳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민문학이다.

옮긴이: 최관
1958년 출생. 고려대학교 일문학과 졸업. 일본 동경대 대학원 비교문학 비교문화 전공(학술박사). 중앙대학교 일어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일문학과 부교수이다. 저서로『文祿ㆍ慶長の役(壬辰ㆍ丁酉倭亂)』, 『일본문화의 이해』및 공저 『중앙일본어』, 『江戶の文事』, 『신일본문학의 이해』등이 있다.

작가 소개

나미키 소스케

미요시 쇼라쿠

다케다 이즈모

인형극인 <닌교조루리>와 <가부키> 작가로 「주신구라」를 포함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최관 옮김

고려대학교 일문학과 졸업. 일본 동경대 대학원 비교문학 비교문화 전공(학술박사). 중앙대학교 일어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일문학과 부교수이다.
저서로{文祿·慶長の役(壬辰·丁酉倭亂)}, {일본문화의 이해} 및 공저 {중앙일본어}, {江戶の文事}, {신일본문학의 이해} 등이 있다.

독자 리뷰(1)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주신구라
베스 2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