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물건에 대한 탐닉은 21세기 모든 위기의 근원이다

가격 파괴의 저주

원제 The Price of a Bargain (The Quest for Cheap and the Death of Globalization)

고든 레어드 | 옮김 박병수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1년 5월 31일 | ISBN 978-89-374-8368-4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68쪽 | 가격 22,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값싼 물건에 대한 탐닉은
21세기 모든 위기의 근원이다
과연 우리는 할인의 시대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현대 상거래의 핵심이 된 할인 상품 뒤에 숨겨진 글로벌 네트워크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는 『가격 파괴의 저주』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발히 활동 중인 고든 레어드는 수많은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대형 할인점 임원에서부터, 노숙자, 불법 이주 노동자까지 다양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즐기는 값싼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끼치는 파괴적 영향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다각도로 추적한다. 그리하여 쓰레기로 채워진 봉제 인형과 납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구슬, 항구와 공장 주변 사람들의 암과 천식, 불안정한 일자리, 엄청난 소비자 부채 등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모든 문제들이 할인에 대한 끝없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폭로한다. 통큰○○, 착한 □□ 등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값싼 물건들이 가져올 재앙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편집자 리뷰

성장 없는 소비 경제의 종말
우리는 할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천원숍부터 최저가 인터넷 쇼핑몰, 대형 할인마트에 이어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는 소셜 커머스까지 대성업 중이다. 언제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가격 인하는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경제적 힘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파괴적 결과가 잠재되어 있다. 20세기 말 할인점 경쟁에서 본격적으로 촉발된 끝없는 가격 인하는 소비자들이 같은 주머닛돈으로도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했고, 주택 가격 상승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는 소비를 더욱 부추겼다. 소비자들은 값싼 물건이 가져다주는 지갑의 여유를 만끽했고 점점 더 값싼 물건에 미혹되었지만 그 황금시대는 짧았다. 생산보다는 소비에 의존하는 이른바 서비스 경제(소비 경제)가 도래하면서 개인들의 저축은 사라지고 빚만 쌓여 갔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는 이렇듯 감당 불가능한 소비자 부채가 서구 경제의 핵심에 놓여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서비스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가계의 부가 침식되고 개인 빚이 막대하게 쌓이는 것이 단지 경제 위기의 징후인 것이 아니라 서비스 경제 자체의 본질이라는 점이다. 위기는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와 국가, 지역 사회의 위태로운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서비스 경제를 지탱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생각보다 훨씬 취약한 세계화 시스템을 재검토해 보아야 한다.
 

값싼 물건의 진정한 비용
값싼 물건은 극도로 최적화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지해 생겨난다. 즉 이 턱없이 낮은 물건 가격은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값싼 해외 노동력, 값싼 에너지, 값싼 운송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던 중국의 노동자들은 더는 무리한 저임금과 건강을 위협하는 공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일 시위와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비용 상승을 억누르려는 압력으로 인해 불량품과 유독 물질 함유 제품 파동이 주기적으로 생겨났다. 2006년 중국에서 만들어진 유해 치약이 세계로 퍼져 나가 소동이 일어났으며, 2008년에는 멜라민 분유 위기가 터졌다. 유독 물질이 들어간 싸구려 장난감을 삼킨 아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또한 값싼 에너지도 더는 유지되기 힘들다.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기업들은 ‘비전통적’ 원유 생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가고 있는데, 이 원유는 너무 외진 곳에 있거나 불순물이 많아 추출해 내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수입한 기계와 트럭, 노동자뿐 아니라 천연가스와 물, 공기 같은 귀중한 투입 자원을 태워서 석유를 공산품 생산하듯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 소비 세계를 지탱하는 석유는 갈수록 비싸지고 환경을 점점 더 훼손한다. 운송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순간 몇만 대의 엔진이 분주히 움직여 상품을 배달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운송 부문은 기술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바다 위의 선박들은 여전히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값싼 벙커유의 동력으로 움직이며 고속도로 위의 낡은 트럭들은 시커먼 매연을 뿜으며 질주한다. 항만 근처의 사람들은 천식과 암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검역 체계는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해외 생산품들을 소화하지 못해 유독 물질이 든 장난감부터 테러용 무기까지 위험한 물건들을 국내로 들여보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미래의 비용, 미래의 위험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경제
값싼 물건에 중독된 소비 경제는 값싼 노동력, 값싼 에너지, 값싼 운송 시스템 같은 지속될 수 없는 성장의 기초를 지렛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 상호 의존적인 세계적 연결망은 어느 한 부분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지면 모든 부분이 점진적으로 멈춰 버릴 수 있다. 기후 변화나 만성적 빈곤 같은 문제들도 값싼 물건의 공급망에 위협이 된다. 글로벌 교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이지 허리케인이나 폭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더는 이러한 문제들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무차별한 세계화보다 대책 없는 탈세계화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저자는 세계 경제와 공급망의 올바른 회복을 위해 필요한 정책 분야를 제안한다. ①물류와 교통 기반 시설에 대한 공공 투자나 비전통적 원유 개발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명백한 보조금 혜택뿐 아니라 값싼 물과 탄소, 깨끗한 공기 같은 다양한 공공재를 이용하는 데 대한 암묵적 혜택을 탄소세 등을 통해 거둬들여야 한다. ②무분별한 금융 서비스 규제, 에너지 효율성 제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인센티브 등 장기적인 정책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지출 재원을 보존해야 한다. ③이제 무역은 공공의 안전과 인권, 환경, 국가 정책과 떨어질 수 없음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정책들을 시행해야 한다. ④전자 제품과 가구 따위의 값은 내려가는데, 교육과 건강 비용, 주택 가격은 점점 더 비싸지는 세계화의 역설적 상황을 지역화 해법을 통해 해소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해야 한다. ⑤세계화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값싼 물건의 진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야말로 성장 없는 소비 경제에서 벗어나 생산과 소비의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길일 것이다.
 

『가격 파괴의 저주』에 쏟아진 찬사들
▶ 고든 레어드는 이 책에서 대형 할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일회용품 쇼핑의 진짜 가격을 분명하게 밝힌다. 그것은 바로 엄청나게 삭감된 저임금이며, 오염된 환경이며, 유독 물질이 든 장난감이고 불안한 시장이다. 소비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도덕적 심판을 아웃소싱하려는 도박사 경제를 만들어 왔다. ― 앤드루 니키포룩, 『타르 샌드(Tar Sands)』의 저자
▶ 고든 레어드는 이제 막 시작된, 혼란스러운 세기의 매우 결정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지금 존재하는 것들의 진정한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우리 능력 안에서, 그리고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본질적인 첫걸음이다. 『가격 파괴의 저주』는 정확하게 셈하는 법에 대한 매우 가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 크리스 터너, 『희망의 지리학(The Geography of Hope)』의 저자
▶ 중요하고도 시기적절한 이 책은 할인에 대한 전 지구의 무모한 열망을 들추어낸다. 사실과 은유가 훌륭하게 조화된 글 속에서 레어드는 자기의 권익에만 관심을 두는 할인 소매업의 세계를 보여 주며, 매우 상세한 설명으로 값싼 물건들의 진정한 비용을 폭로한다. ― 《글로브 앤드 메일》

목차

들어가는 글 2008년 블랙 프라이데이
 
1부 풍요의 왕국
 
1 할인업자: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가정용품
달러 스토어의 나라 | 값싼 물건을 찾아서 | 월마트보다 낫다 | 내일의 나라 | 카지노 아래에서 | 라스베이거스의 대결 | 항구적인 할인 기계
 
2 엄청난 할인: 가격 파괴는 진화한다
월마트의 흥망성쇠 | 가격 독재 | 몰의 붕괴 | 가격 파괴는 발전이다 | 새로운 종류의 변화 | 가치의 문제 | 소매업 경제(생존 편)
 
2부 할인 매장 밖의 세계
 
3 중국의 위기: 값싼 노동력의 종말
귀향 | 값싼 물건을 만들어 내는 기계 속으로 | 합작 투자 | 마오쩌둥의불운한 심장부 | 미묘한 균형 | 케이에프시는 어떻게 혁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나 | 종말의 시작
 
4 컨테이너 교역: 21세기의 화물 숭배 의식
독(dock)의 경제 | 컨테이너 도시 | 글로벌 파이프라인 | 로스앤젤레스의 심장 | 교착 상태 | 발전의 전체 비용 | 언덕과 항구
 
5 플라스틱 세계: 탄화수소의 작은 왕국
석유의 월마트 | 원유 쟁탈전 | 플라스틱은 파워다 | 사막을 가로질러 | 강은 북쪽으로 흐른다 | 석유 왕국
 
6 인적 자원: 값싼 것의 종말을 향한 여행
국경 | 거대한 소비자 붕괴 | 라스베이거스 도박의 생활화 | 바닥을 치다 | 위험한 상품 | ‘복구 버튼’은 없다
 
3부 기회비용
 
7 충격 요법: 가격을 올리면 될까?
마지막 할인, 마지막 제안 | 새 보스를 만나다 | 탈세계화 | 저가 경제의 열역학 | 진짜 비용
 
참고 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작가 소개

고든 레어드

《글로브 앤드 메일(Globe and Mail)》이 “세상에서 가장 해박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고 상찬하기도 한 레어드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ar Eastern Economic Review)》, 《마더 존스(Mother Jones)》, 《매클린스(Macleans)》, 《글로브 앤드 메일》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 주었다. 탐사 보도 분야 최우수상을 포함해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National Magazine Award)를 여러 차례 받았으며, 2006년에는 논픽션 부문 데이브 그레버 프라이즈(Dave Grebber prize)를 수상했고, 2008년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리즘 상인 앳킨슨 펠로십(Atkinson Fellowship)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저서로는 『파워: 에너지 국가 횡단 여행(Power: Journey Across an Energy Nation)』, 『로데오에서 최소 생활비로 살아가기: 캐나다 우익 혁명의 문화적 뿌리(Slumming It at the Rodeo: The Cultural Roots of Canada’s Right-Wing Revolution)』가 있다.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태양광 설비를 갖춘 집에서 살면서, 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북미 지역 첫 유치원인 제이미스 프리스쿨(Jamie’s Preschool)의 이사 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박병수 옮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겨레》에 입사해 사회부, 체육부, 국제부, 정치부 등을 거쳐, 현재 정치부 선임기자 겸 통일외교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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