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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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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Мастер и Маргарита

미하일 불가코프 | 옮김 정보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0년 9월 10일

ISBN: 978-89-374-6254-2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판 132x225 · 696쪽

가격: 16,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254

분야 세계문학전집 254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29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10월 29일 | ISBN 978-89-374-9554-0 | 가격 9,800원


책소개

20세기 러시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설가이자 희곡 작가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54)으로 출간되었다. 환상 소설, 사회 비판 소설, 종교 소설 등 어느 범주에 넣어도 손색이 없는 이 작품은 초자연적인 대소동과 매력적인 캐릭터, 회화적인 묘사가 어우러져 독자를 환상적인 비행(飛行)의 세계로 초대한다. ‘반(反)소비에트 작가’라는 평단의 혹평과 “불가코프는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스탈린의 비난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불가코프는 자신의 삶을 투영한 ‘거장’의 삶을 통해 독자들 곁에 여전히 살아 있다.


목차

1부

1 절대로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지 마시오  13
2 본디오 빌라도     34
3 일곱 번째 증거    72
4 추격      81
5 그리보예도프에 일이 있었다   94
6 정신 분열증, 예고된 대로   115
7 좋지 못한 아파트    129
8 교수와 시인의 대결    147
9장 코로비요프의 장난    162
10 얄타에서 온 소식    177
11 분열된 이반     196
12 흑마술과 폭로    202
13 주인공의 등장    226
14 수탉이 보우하사!    257
15 니카노르 이바노비치의 꿈   271
16 처형      291
17 소란스러운 하루    310
18 불운한 방문객들    330

2부

19 마르가리타     365
20 아자젤로의 크림    387
21 비행      396
22 촛불 앞에서     418
23 사탄의 대무도회    440
24 거장의 구출     467
25 총독이 가롯의 유다를 구하려고 노력하다 506
26 매장      523
27 50호 아파트의 최후    557
28 코로비요프와 베헤모트의 마지막 모험  581
29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운명이 정해지다  602
30 때가 왔다! 때가 왔다!    610
31 참새의 언덕에서    630
32 작별과 영원한 안식처    635
에필로그     645

작품 해설     665
작가 연보     683


편집자 리뷰

■ 대도시 한복판에 나타난 악마 일당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건들
소비에트 정권 하의 모스크바. 자칭 흑마술 전문가라는 외국인 교수 볼란드과 그 일당이 나타나면서 시내에는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문학 협회 마솔리트의 회장인 베를리오즈는 볼란드의 예언대로 목이 잘려 나가고, 이 일을 목격한 젊은 시인 이반 베즈돔니는 일당을 추격하다가 난동을 부려 정신 병원에 들어가는 신세가 된다. 정신 병원, 베즈돔니의 옆방에는 자신을 ‘거장’이라고 소개하는 사내가 지내고 있다. 그는 일전에는 작가였고 내연녀 마르가리타의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예수와 본디오 빌라도에 관한 작품을 써 냈다. 그러나 시대에 맞지 않게 예수를 다룬 그의 소설은 문단의 혹평을 받고, ‘거장’은 문학적으로 매장당해 폐인처럼 지내다 마르가리타를 떠나 제 발로 정신 병원에 들어온 것이다.
한편 볼란드 일당이 벌이는 기행은 모스크바 전체를 들쑤신다. 바리에테 극장 간부들이 줄줄이 사라지고 베를리오즈가 살았던 사도바야 거리의 아파트 관계자나 문학 관련 관료들도 일당에게 봉변을 당한다. 게다가 볼란드 일당이 극장에서 흑마술을 공연하면서 가짜 돈과 옷, 구두를 뿌리는 바람에 모스크바 시민들은 대혼란에 빠진다. 그 와중에 ‘거장’의 연인 마르가리타는 ‘거장’과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사탄의 무도회에서 여주인 역할을 해 달라는 볼란드 일당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녀는 알몸으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연인을 비난한 평론가의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고, 무도회 입구에 서서 몇 시간 동안이나 죽은 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수고를 견디기도 한다. 볼란드 일당은 약속대로 ‘거장’을 빼내 마르가리타와 재회시킨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예수를 처형한 일로 괴로워하는 빌라도에게 구원을 내리고 영원한 안식을 맞이한다.

■ 소비에트 체제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희극(喜劇)
미하일 불가코프는 ‘거장’만큼이나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았다.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 공정하지 못한 평단의 독설에 매도되는 ‘거장’의 상황은 소비에트 정권 하에서 정치적 이유로 출판과 상연을 금지당하곤 했던 불가코프의 상황과 꽤 닮아 있다. 불가코프는 ‘거장’ 외에도 작가나 평론가, 극장 간부, 문학 관련 관료 들을 내세워 권력에 아첨하고 부정이 판을 치던 당시의 시대상을 신랄하면서도 재치 있게 풍자한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비에트 러시아의 현실을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1장 제목인 ‘절대로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지 마시오’는 공산당에서 시민들에게 주입하던 선전 문구이며 당대의 사회 분위기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폐쇄적이고 고도로 통제된 소비에트 러시아 사회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외국인은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스파이로 여겨졌고, 조금이라도 수상쩍다는 밀고가 들어오면 자국민들도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주택난과 물자 부족도 큰 골칫거리여서, 아파트 하나를 여러 개로 나눈 쪽방에서 사생활이랄 것도 없이 살아가는 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시대상은 외국인 등록 제도나 이유 없이 자꾸 사라지는 아파트 주민들, 외화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등장인물 등 작품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널리스트로 일하기도 했던 불가코프의 풍자 정신은 볼란드 일당이 벌이는 흑마술 공연에서 가장 돋보인다. 공짜라는 말에 홀려 무대 위로 뛰어 들어 옷과 구두를 낚아채고 가짜 돈을 잡기 위해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는 관객들의 모습에는 인간의 욕심이라는 보편적인 요소 외에도 이처럼 우울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반영된 것이다. 이 밖에도 공산당 노선에 아첨하는 형편없는 글을 쓰면서 작가 조합 회원이라는 자격을 벼슬처럼 휘두르며 특권을 만끽하는 마솔리트의 거만한 문인과 비평가들, 조카가 죽었는데도 애도의 마음은 단 한 점도 없고 오로지 그의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잔꾀를 쓰는 포플랍스키 등 볼란드 일당의 소동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나약함과 비겁함, 위선, 잔꾀, 모순,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소비에트 러시아를 무대로 속물적인 인간들이 출연해 당대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풍자극인 것이다.

■ 원고는 불타지 않고, 예술혼은 꺼지지 않는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와 같이 비판 의식이 투철한 작품이 1930년대 러시아에서 출간 허가를 받을 리는 만무했다. 결국 불가코프 사후 십칠 년이 지난 1967년에야 원문의 12퍼센트가 삭제되고 나머지 부분도 심하게 변경된 검열된 판본이 잡지 《모스크바》에 게재되었다. 그러나 일그러진 사회와 부조리한 제도, 그러한 환경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속물근성에 대한 날카롭고 풍자적인 묘사는 러시아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독자들은 파리에서 출간된 비검열판을 기준으로 검열된 판본의 변경․삭제된 부분을 보충하고 어느 부분이 변경․삭제되었는지 표시한 자가(自家) 출판본을 만들기 시작했고, 작품 속 50호 아파트가 있는 사도바야 거리 302–2번지에 찾아가 ‘볼란드, 우리는 당신을 원한다.’ 혹은 ‘모스크바로 와 주시오, 볼란드.’ 등의 낙서로 건물 벽을 뒤덮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1973년에 작품 전문이 정식으로 출간되어 이후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소설’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유명한 희곡 작가이자 연극 감독이기도 했던 불가코프는 모스크바와 고대 예루살렘을 넘나드는 이 이야기를 한 점의 회화처럼, 한 편의 영화처럼 화려하게 채색해 냈고, 일반 독자뿐 아니라 예술가들도 소설의 환상적인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롤링스톤즈의 「Sympathy for the Devil」, 프란츠 페르디난드의 「Love and Destroy」 등 여러 노래가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으며, 2005년 러시아에서 제작된 TV 영화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50%의 시청률을 기록한 ‘국민 드라마’가 되기도 했다. “원고는 불타지 않아요.”라고 단언하던 볼란드의 말처럼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결국 살아남은 것이다.
불가코프는 출간 금지, 상연 불허, 건강 악화 등 숱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그는 12년에 걸쳐, 결국은 병상에서 구술하면서까지 집필한 이 작품에서 현실 권력에 기대 예수를 처형하고 괴로워하는 빌라도와 현실이 주는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이상을 추구하는 ‘거장’을 대비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거장’의 삶이라 불러도 좋을 불가코프의 삶, 그리고 그의 문학 혼은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가장 큰 결점은 비겁함”임을 상기시키며 냉혹한 현실 속에서 보잘것없는 존재로 주저앉지 않기를 주문하고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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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불가코프

본명 미하일 아파나시예비치 불가코프. 1891년 키예프(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에서 대학 교수의 일곱 자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키예프 의과 대학을 졸업한 그는 제1차 세계대전과 우크라이나 내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으며 잠시 적십자 의사로도 일했다. 내전이 끝난 후 모스크바로 이주해 잡지에 짧은 칼럼과 기사 등을 기고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23년 전 러시아 작가 협회에 가입했고, 1926년 10월 첫 희곡 「트루빈 가족의 날들」을 성공적으로 상연한 데 이어 「조야의 아파트」도 같은 달에 상연했다. 그러나 연극의 내용이 반(反)소비에트적이라는 이유로 비평가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으며 스탈린도 “불가코프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930년부터 1936년까지 중앙 노동 청년 극장에서 감독으로, 모스크바 예술 극장에서 감독 조수로 일하는 등 희곡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1936년 그가 감독한 작품이 상연 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감독직을 사임하고 볼쇼이 극장에서 통역 겸 오페라 대본 작가로 일했다. 1939년에도 스탈린에 대한 희곡을 썼다가 출간과 상연을 모두 금지당했다. 이즈음 건강이 몹시 악화되었으며, 병상에서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최종본을 세 번째 아내인 옐레나 세르게예브나 실롭스카야에게 구술했다. 1940년 3월 10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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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옮김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지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어학연수를 받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어문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학 강사이자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하고 있으며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구덩이』, 『창백한 말』, 『모래시계 요양원』, 『계피색 가계들』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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